성씨 테마공원 <뿌리공원>에 가다

공원의 정취도 느끼고 우리의 뿌리도 찾아보고

등록 2001.11.02 14:55수정 2001.11.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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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나는 대전시 중구청에서 주최하는 여성대학에 강의를 하러 갔다가 뿌리공원에 들러볼 것을 권유받았다. 뿌리공원? 나는 생소한 공원이름에 되물어 볼 수밖에 없었다. 뿌리공원은 무엇인가?

뿌리공원은 대전광역시 중구 침산동 산 34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다. 효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게 하여 경로효친 사상을 함양시키고, 한겨레의 자손임을 일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대전시 중구청이 97년 11월 1일 개장하였다. 6만 2천여 평의 부지에 세계 최초로 성씨를 상징하는 조각품 및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효'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뿌리를 뜻하는 우리나라 성씨(姓氏)는 성명의 구성과 개념이 특이하여 성(姓)과 본관(本貫)은 가문을 나타내고 이름은 가문의 대수(代數)를 나타내는 항렬(行列)과 개인을 구별하는 자(字)로 이루어지며 한 집안의 뿌리를 족보에 담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국조(國祖)는 기원전 2333년에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성(姓)은 삼국시대 왕족과 일부 귀족을 중심으로 사용되었고, 고려 초기부터 귀족은 물론 평민도 성(姓)과 본관(本貫)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성(姓)은 조선조 세종 때 세종실록지리지에 265성, 영조 때 도곡총설에 298성, 1930년 국세조사결과 250성이던 것이 1985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275성 3349본관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뿌리공원에 들어서기 위해선 라버댐을 가로지르는 모든 성씨가 한곳에 모인 곳이라는 뜻의 만성교(萬姓橋)를 건너야 한다. 맑은 물의 유등천, 각종 나무가 우거진 만성산을 낀 천혜의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성씨를 차별화하여 드러내는 조각품 72점이 공원을 수놓는다.

높이 3.5m 이내(좌대포함), 폭 가로세로 2m 이내의 화강석, 청동 등 재질을 사용하여 앞면에는 성씨의 유래를 뒷면에는 작품명, 조각가 등 참고자료가 조각돼 있다.


공원 가운데는 녹색의 양탄자를 깐 듯한 잔디광장이 마련되어 각종 행사장으로 활용되며, 잔디광장 주변의 순환도로를 이용한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은 유치원 및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미니카를 직접 타면서 현장체험을 통한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잔디광장 주변에는 한국의 꽃 및 전통생활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500여 평의 전통생활식물원에는 우리 고유의 토속성이 흠뻑 담겨져 있는 도라지꽃, 과꽃, 원추리꽃 등과 외래종으로 우리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하고 있는 봉선화, 채송화, 맨드라미, 붓꽃 등은 물론이고, 수수, 메밀, 조, 기장, 목화, 모시, 고추, 콩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2개소 100m에 조성된 수세미, 나팔꽃, 조롱박 굴(터널)을 만들어 놓았으며, 공원의 진출입로 및 잔디광장 주변 등에 각종 야생초화류 및 한국의 꽃 작품 1000여 점과 15만 본의 각종 꽃을 전시하여 아름답고, 운치 있는 공원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 매점 주변에 있는 뿌리깊은 샘물은 지하200M에서 나오는 암반수로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와 12지신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시원한 분수와 음용수로서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유등천 수변을 끼고 조성된 수변무대와 수변 스탠드에서는 야외공연, 각종 문화행사 및 야외결혼식 등 이벤트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공원 내에는 각종수목과 야생 초류를 관찰할 수 있는 자연관찰원과 장미터널, 유실수 단지 등이 있어 직접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며, 소나무 등 무성한 숲 속을 거닐거나 대화하면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피부에 접촉할 수 있는 삼림욕장도 마련되었고, 정글집 등의 운동 및 유희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종합휴식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공원은 앞으로 모든 성씨에 대한 족보 등의 자료와 자신의 뿌리를 찾아 옛 선조들의 생활 모습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하고 인근 보문산의 동물원과 연계한 출렁다리를 개설할 계획이며, 남부순환 고속도로 상단 복개지를 이용한 다목적 광장 및 등산로를 개설하는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명실상부한 '충효정신'함양의 요람이 되도록 공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으로 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의 275성 중 겨우 72성만이 소개돼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각 문중에서 모든 경비를 부담하는 까닭에 전체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문의가 쇄도하지만 모두 수용할 만한 장소가 없어 고민이라고 한다.

공원개장 시간은 하절기인 3월~9월엔 06:00~22:00까지이고, 동절기인 10월~2월엔 07:00~21:00까지 연중무휴로 개방하고 있으며, 교통편으로는 대전역에서 공원 들머리(입구)가 종점인 310번 버스를 타거나, 310-1, 320, 321번 버스는 공원 들머리를 경유하고 있다. 승용차로는 대전역에서 대둔산 방향으로 20~30분 정도 소요 되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경부, 호남고속도로와 연계된 남부순환고속도 안영나들목(IC)에서 유등천변 1KM 지점에 있다.

자세한 것은 전화 (042) 581-4445~6으로 문의하고, 인터넷 http://www.junggu.daejeon.kr (대전광역시 중구청/구정안내/뿌리공원)으로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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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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