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미국은 승리했는가?

등록 2001.11.15 07:28수정 2001.11.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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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5개월만에 600 회복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지난 6월 19일 이후 거의 5개월만에 600선을 돌파했습니다. 거래량 9억 4371만주, 거래대금 3조 55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가격 급등,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뉴욕증시의 폭등세 등 한꺼번에 닥친 호재로 증시가 달아오른 거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7.5%나 급등했고 하이닉스반도체는 5억 647만 주나 거래됐습니다.

이 모든 장세는 외국인이 주도했습니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던 국내 분석가들은 태도를 바꿔 620선 돌파, 나아가 연말 700선대의 낙관적 전망을 뒤늦게 내놓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분명히 근거가 있는 호재입니다. 그러나 어제 요약한대로 현재의 상승세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 단기적으로 윈도XP에 대한 수요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정보기술산업의 과잉투자분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스탠다드 앤 푸어스의 등급 상향 및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제금융자본이 한국 증시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움직임 역시 호재임에 틀림없지만 외국인 손만 보고 따라가다가는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가들이 손해보기 십상입니다. 조심 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 의견을 말한다면 모험 자체를 즐기는 분이 아닌 경우 주식투자... 권하고 싶지 않군요)


미.러, 전략 핵탄두 2/3 수준으로 감축


미국과 러시아는 13일 정상회담에서 양쪽이 핵무기를 현 수준의 2/3선까지 대폭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핵심 현안인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체 구축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ABM의 폐기와 MD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푸틴이 ABM을 '유연'하게 해석해서 미국의 MD추진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15일 2차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소비세 대폭 인하

여야가 내수 진작을 위해 특별소비세를 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들은 고급소비재에 대해 현행 30%의 세율을 20%로 내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1년동안 한시적으로 세율을 낮추자고 제안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동차, 에어컨, 골프채 등은 이미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간접세를 단계적으로 인하.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소세 인하는 *사치성 소비재에 대한 과세를 통한 재분배 기능 *환경 등 외부불경제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징수를 포기하고 내수진작에 의한 경기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당수의 학자들은 현재 사치성 소비재 판매는 이미 늘고 있는 상태여서 소비세 인하가 얼마나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도 겨울잠?

북한의 태도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북한은 14일 <중앙방송> <평양방송> 등을 통해 남한이 이번 6차 장관급회담에서 "6.15 공동선언의 근본정신을 버리고 대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평양방송은 지난 8.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범민련 대표들의 기소에 대해서 정부를 '남조선 파쇼당국'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이번 회담의 결과에 관해서 남쪽 대표단은 "이번 회담을 통해 인식의 합의를 본 점은 남북대화를 계속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북쪽 단장은 "북남 공동선 이행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한 데 대해 남쪽이 역사와 민족 앞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테러 전쟁 이후 북한이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남쪽은 남쪽대로 "더 이상 끌려가지 말라"는 여론에 밀려 '게임의 룰'에 신경을 쓰다 보니 회담이 결렬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즉 상황논리로 현재의 교착상태를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신뢰를 저버리는 발언을 하는 것은 또 한번 고통스러운 우회로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사의 우회는 그렇다 쳐도 이산가족의 고통은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요?

"애끓는 실향민" (동아일보)


미국은 승리했는가?

탈레반 세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13일 카불을 저항없이 내준 탈레반은 자신들의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주와 연결되어 있는 우르간주에서도 교전없이 철수했습니다. 북부동맹은 "탈레반은 이제 아프가니스탄 영토의 20% 미만을 장악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AFP통신은 탈레반의 최후 거점인 칸다하르가 14일 오후(현지시각) 반탈레반 세력의 무장봉기에 의해 함락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부동맹군은 칸다하르에 아직 들어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CNN 방송은 현재 치열한 전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탈레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입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첫째, 미국의 대대적 공습 둘째, 파키스탄의 지원이 끊긴 점 셋째, 파슈툰족의 지지가 떨어진 점 넷째, 전략적 필요를 탈레반 파멸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세번째 요인과 관련해서 방송은, 오랜 내전을 겪은 아프간 국민이 원하는 것은 안정이고 과거에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철권통치로 내부를 평정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군사적 공격과 불안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게 국내 지지가 떨어지면 다른 외부 요인이 가세하지 않는 한 세력을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겁니다. 이제 미국과 열강들은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정권을 세우는 데 관심을 쏟게 됩니다.

즉 모든 정파와 부족을 모두 포함함으로써 안정을 도모하면서 서방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전략의 목표가 되겠죠.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곧 독립성을 추구하는 아프간의 오랜 역사, 그리고 이슬람의 원리와 상충됩니다.

안정과 독립성을 모두 추구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겁니다. 진정한 평화의 요체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미국의 승리라고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현재의 상황이 미국의 원래 전쟁 목적이었던 테러근절을 가져오지 못하리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경제

- 정부와 민주당은 30대 그룹 지정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대기업 정책 방안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 안에 따르면 30대 그룹 대신 자산 5조 원 이상을 그룹관리의 기준으로 삼고 자산이 5조 원을 넘어도 결합재무제표 상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 정부 규제를 받지 않게 됩니다.

- 지난 8월 자동차 보험료 자율화 이후 보험사들의 '고객 고르기'가 극심하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려고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보험사들에게만 선택권을 준 꼴이 됐습니다.

"고객 골라잡기 자동차 보험사들 횡포 극심"

국제

- 석유수출국기구는 국제원유가격 안정을 위해 하루평균 원유생산량을 최소한 10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국 무역위원회는 14일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냉연강판을 포함, 20개국 냉연강판 제품에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습니다. 예비판정이란 미국 행정부가 덤핑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이뤄지는 사전조치입니다.

- 미 상무부는 14일, 10월의 소매판매액이 9월에 비해 7.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이자 할부 판매를 앞세운 자동차업계의 판촉 공세등이 효과를 봤으며 이런 급격한 증가세는 현재의 경기침체를 의외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

- 서울지법은 14일 57차례의 낙태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원장 박아무개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씨가 지난 2월,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는 28주된 태아를 낙태시술로 분만시킨 뒤 염화칼륨이 든 주사기를 심장에 꽂아 숨지게 한 혐의가 인정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낙태가 일반화된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 여야는 내년 지방선거부터 1인2표제-정당명부제 도입과 당선가능권 광역의원 비례대표의 30%를 여성에게 의무 할당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개정을 각각 확정했습니다.

화제와 미담

- 미국의 가톨릭 주교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흑인인 윌튼 그레고리 주교를 신임의장을 선출했습니다. 성역이 무너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 쉬지 않고 짖어대는 통에 시끄러워 못 살겠다는 이웃 주민들의 제소로 1심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8살짜리 테리어 '샘'이 영국의 에딘버러 고등법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동물애호단체들의 환영이 열렬했다는군요.

- 수영, 옷 입고 벗기, 자기 소개하기... 이런 내용의 수업이라면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평범한 교과과정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수업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 우진학교에서 벌어진 '웃음꽃 수업'을 참관하시죠.

"웃음꽃 핀 장애학교" (한겨레신문)

- 엘리베이터 안 만큼 서먹서먹한 공간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대전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오히려 교류의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게시판을 내건 다음부터의 일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대전 '엘리베이터 나눔이'운동 20여곳 확산"

사람은 서로 뭔가를 나누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사회적 승인이 일어나는 거죠. 그런데 자본주의에서는 시장이 주로 사회적 승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나눌 수 없는 게 돈이라고, 돈의 소유는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에 사회적 승인과정 자체가 삭막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엘리베이터 안에 게시판 설치하기.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정을 나누면서 서로를 승인하게 되는 작은 계기입니다. 인터넷의 게시판 세대에게는 이런 식의 정 나누기가 정말 효과가 있을 것 같군요. 당장 실천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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