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4천만여평 반환 결정
미군에 공여됐던 우리 땅이 돌아옵니다. 용산의 캠프 킴 등 전국 20개 미군기지 144만 5천평과 경기도 3개 지역 미군훈련장 3900만평 등 모두 4044만 4천평이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반환됩니다.
김동신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은 15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3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주한미군기지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기 위해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렇게 4000여 만평을 돌려받는 대신 미군기지 및 훈련장의 통폐합을 위해 의정부 캠프 스탠리 부근 24만평, 오산비행장 주변 24만평 등 4곳의 땅 75만평을 매입해 미군 측에 제공하게 됩니다.
미군이 반환키로 한 기지와 훈련장은 면적 기준으로 현재 미군에 공여된 전체토지(7440만평)의 54.3%이며 기지 수로는 레이더사이트, 탄약고 등 무인기지를 제외한 전체기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환대상 중 3500여 만평이 사유지인 것으로 파악돼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해당 주민들의 민원이 해소되고 개발제한에 묶였던 지역의 발전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번 반환대상에는 그 동안 한미간에 쟁점이 됐던 매향리 사격장을 비롯해 파주의 스토리 사격장, 다그마노스 연평훈련장 등이 제외됐습니다. 또 서울도심의 78만평을 차지하고 있는 용산기지도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전비용 등 때문에 이번 협상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재벌개혁' 물건너 갔다
"이 정권도 재벌유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방송대 김기원 교수의 말입니다. 정부는 30대 기업집단 지정제도를 폐지하고 출자총액제한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등 '재벌개혁'의 뼈대를 무너뜨렸습니다.
특히 김대통령이 그 동안 밝혀 온 '5+3'원칙의 세 가지 보완원칙 가운데 '계열사간 순환출자 방지'나 '재벌의 금융지배 억제'원칙은 사실상 포기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대 기업집단에 적용돼 오던 출자총액제한제를 앞으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17개 그룹)에만 적용하고 광범위한 예외 조항을 둬서 재벌들에게 계열사끼리 순환출자나 다른 사업에 신규진출할 길을 열어줬습니다.
이런 조처는 재벌들이 출자총액제 때문에 신규투자를 못한다거나 내년 3월까지 한도초과분 해소가 어렵다며 정부를 압박, 또는 회유한 데 대한 굴복으로 보입니다. 방송대 김기원 교수는 "이 정권 역시 재벌개혁과 관련해 아무 것도 한 게 없고 사실상 재벌유착으로 마무리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의협, '소극적 안락사' 인정 논란
대한의사협회가 안락사, 낙태, 대리모 등과 관련해 '전향적'인 내용의 '의사윤리지침'을 제정-공포했습니다.
윤리지침은 제30조에서 '회복불능환자'에 대해서는 환자 또는 대리인이 문서로 요구하는 경우 진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해 소극적 안락사 허용 논란을 재연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의협은 또 뇌사를 심장사와 더불어 죽음의 기준으로 인정했습니다.
또 인공임신중절수술에 대해서는 "의학적,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합당한 경우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밝혀 중절수술을 금지한 현행법을 비껴 나갔습니다. 이밖에 '성 감별'(낙태가 불가능한 시점에서의 성감별 인정)과 '대리모'(금전이 오가지 않는 친족간 대리모 인정) 관련 조항도 관련 실정법이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협은 이런 윤리지침이 '의료현실을 전향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고 보건복지부 박경호 의료정책과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은 사법당국이 사안별로 실정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논란의 가능성은 다음 기사를 참조하십시오.
"'치료중단' 객관적 판단근거 시비 소지" (한겨레신문)
소형주택의무제 백지화와 집값
까마귀날자 배 떨어진 격일까요? 규제개혁위원회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제 부활에 제동을 건 뒤 아파트매매값과 전세값이 들먹거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15평형 전셋값은 8500만원 선에서 최근 500만원 가량 오른 9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매매값도 500만원이 올랐습니다.
실제로 1998년 소형주택 건설 의무제가 폐지된 이후 소형주택 건설이 급감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지역에서 승인된 전체 주택 건설물량 중 전용면적 18평 이하 주택 비율을 보면 97년 35.9%, 98년 34.9%의 비율을 보이다가 이 제도가 폐지된 직후인 99년에는 17.9%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5%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건교부의 소형주택 의무비율제 도입 방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규제개혁위원회가 다음 주 심의에서 이를 무산시킬 경우 내년 봄 또 한번 주택대란이 올지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국가전략분야' 인력 40만명 양성
정부는 2005년까지 모두 2조 2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보통신 등 6개 전략분야 인력 40만명을 양성하기로 하는 내용의 '국가전략분야 인력양성 종합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이 계획안은 이를 위해 수도권 대학의 모집정원을 늘려줄 방침도 밝히고 있습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환경공학(ET), 우주항공(ST), 문화콘텐츠(CT) 등 6개 분야에서 대학과 기업의 기존 배출인력 22만 1993명 외에 부족인력 18만 6486명을 추가로 양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정치
- 민주당의 노무현 상임고문은 김근태 후보와의 연대에 관해 당내 개혁그룹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제의를 했습니다. 사실상의 조기 후보단일화 제안에 대해 김근태 상임고문은 국민들이 권력경쟁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완곡하게 거절했습니다.
- 김홍일 민주당의원은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내년 초부터 두 달가량 외국에 나가 있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이른바 '김심'과 관련된 시비를 사전에 없애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정작 김의원은 고문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 검찰은 지난해 말 일단락지었던 이른바 '진승현게이트'를 다시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진씨의 로비창구로 알려진 MCI코리아 전회장 김재환씨가 정치권과 국정원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넨 의혹이 새롭게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 정부는 15일 김대중 대통령이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한 중산층-서민생활 향상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와 내각에 각각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습니다. 이기호 청와대수석은 "앞으로 4대 사회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내실화 등 10대 중점과제를 설정해 매주 정례적으로 추진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3일간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추진과 관련된 합의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테러 군사작전과 관련해서 최근 우리 정부에 연락장교단과 의료지원단의 파병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사회
- 서울대 박사과정 모집에 798명만 지원해서 경쟁률 0.9대1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정원 미달 사태를 빚었습니다. 특히 인문.사회.자연대의 경우 각각 0.6대1, 0.59대1, 0.61대1을 기록했습니다. 서울대 민상기 대학원장은 고학력 취업난과 국내 박사 홀대를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 동아일보는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달아난 범법자들이 위조된 중국 신분증을 이용해 중국인으로 둔갑하는 '국적세탁'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범법자 중국 도피 '국적세탁'" (동아일보)
- 사회복지법인 산하 일부 의료기관이 '무료진료'를 내걸고 60세 이상의 고령자를 유치한 다음 보험급여비를 과다 청구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96억원의 보험급여를 부당하게 받아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이들 의료기관의 법인 정관에서 '60세 이상 본인 부담금 면제''65세 이상 진료비 전액 무료'등의 조항을 삭제하도록 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제와 미담
- 여성산악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강가푸르나봉을 정복했던 남난희 씨. 이제는 자연학교의 선생님으로 변신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의 사연을 읽어 보시죠.
"산악인서 자연학교 교장으로" (동아일보)
- 개고기 시비에 대해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한마디 했군요. 국제스포츠계의 영향력을 이용해 한국 내 수천개 식당의 메뉴를 일거에 바꾸려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입니다.
-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두 나라 소주를 섞은 새 소주가 선보입니다. 일본의 깃코망은 15일 한국의 선양소주를 수입해 자사의 트라이앵글과 섞은 '트라이앵글 우정'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 기상청은 이달 중순 이후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김장을 예년보다 열흘 정도 앞당기라고 권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배추, 무값이 떨어져 김장비용이 예년에 비해 8-19%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철새도래지인 천수만 일대가 철새 보호를 위한 버드존(bird-zone)으로 조성돼 내년 2월까지 사람과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이 지역에 대한 사철 채광허가가 나지 않으며 하상정비를 위한 모래섬, 갈대밭 제거 작업도 금지됩니다.
굳이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또 굳이 남의 먹을 거리를 가지고 시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우습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관용의 태도를 가지고 있을까요?
혹시 내 생각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서 남을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또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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