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한나라당에도 부는 개혁바람

등록 2001.12.12 06:57수정 2001.12.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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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라는 말이 있죠? 물결 하나가 번져 나가는 모양을 표현하는 말인데요. 민주당에서 일어난 물결이 한나라당으로 번져 흐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도 개혁 움직임

민주당의 쇄신 움직임과 맞물려 한나라당도 개혁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회창 총재는 11일 미래연대와 국가혁신위 정치발전분과위가 마련한 정당구조 개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총재직을 폐지하고 의원총회를 최종결정기구로 격상시키는 것입니다. 이 총재가 이런 개혁안을 전격 수용하게 된 것은 당내 소장파와 비주류가 가하고 있는 당체제 개혁 압력과 함께 민주당의 쇄신 움직임 때문입니다.

한편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선은 정당개혁을 한 뒤 치르는 게 순서이며 그렇지 않은 경선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당내 개혁을 경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는 당 안팎의 중립적 인사들로 '한나라당 개혁추진 협의회'를 구성해서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방식 *대선후보와 총재직 분리 *상향식 공천제도 *투명한 당 재정 운영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부총재는 "이런 요구는 시대정신이며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공룡과 같이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신광옥 법무차관 본격 수사

서울지검은 11일 신광옥 법무부차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8월 진승현 씨에게서 현금 1억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신광옥 씨가 현직 차관이고 청와대 비서관 시절의 일인 점을 감안해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하는대로 그동안의 수사내용을 보고한 뒤 소환일정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보고내용에 따라서는 신 차관을 해임한 뒤 검찰이 소환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지검 수사관계자는 신 차관에게 돈을 주었다는 진 씨의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며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한편 신 차관은 11일 오전 중앙일보의 보도와 관련 법무부 공보관을 통해 "진 씨를 만난 적도, 돈을 받은 적도 없는 만큼 법적 대응을 할 것이며 검찰에도 진상규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세동 씨, "수지김 가족에 깊이 사죄"

지난 1987년 '수지김 피살사건' 은폐·왜곡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나온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이 "수지김 유족에게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의 말은 부부싸움 끝에 부인을 살해한 사건을 안기부가 '여간첩사건'으로 왜곡·은폐한 잘못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장 씨는 검찰조사에서는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 위주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14일 이 사건의 전모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 직위 해제키로

동국대가 '만경대 방명록' 파문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석으로 풀려난 강정구 교수를 직위해제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직위해제가 재단이사회에서 결정되면 강 교수는 교수로서의 모든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동국대 관계자는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법 및 학교정관 규정에 따른 조처라지만 국가보안법 혐의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교수가 직위해제되는 것이 이례적인데다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의 조항 자체가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아 논란이 예상됩니다.

알카에다 항복해도 미국 "아직 멀었다"

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보라에서 반탈레반 세력과 격전을 벌여온 알 카에다군이 11일 항복의사를 밝혔습니다.

모하메드 자만 반탈레반 사령군은 이날 알카에다 대표가 항복 조건에 관해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했으며 이에 대해 자신은 12일 오전 8시(한국시간 12일 낮 12시 30분)까지 항복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자만사령관은 빈 라덴의 행방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이 지역에 있다는 것은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1일 "항복선언을 아직 확인할 수 없다"면서 "대테러 전쟁은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 지도부를 잡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밝혔습니다.

10일 워싱턴타임즈는 미국이 다수의 국가에 특수부대를 동시에 배치하는 등 군사행동 계획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규모공습·특수부대투입·반정부세력 지원'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아프가니스탄 모델'을 이라크, 소말리아 등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는 건데요. 정말 조폭이 따로 없습니다.

택시월급제 대책 마련

노동부는 11일 전국민주택시연맹쪽과 건교부 등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어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 쪽으로 임금제도를 변경하도록 지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12일 서울에서 대규모 차량시위를 벌이기로 했던 택시연맹의 차량시위도 유보됐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김대중 대통령은 11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초고속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정보화 실크로드'를 구축, 'e유라시아'를 실현하고 한국과 유럽을 육로로 직접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

- 외환위기 이후 실업난으로 가계소득이 크게 감소한 반면 일부 30대 계층은 벤처붐을 타고 엄청난 규모의 주식투자 이익을 거둬 빈부격차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유경준 연구위원의 분석인데요. 일단 기사로 보시죠.

"'주식은 '대박' 실직자는 '쪽박'" (경향신문)

소득상승가구의 경상소득은 98년에서 2000년까지 91.8%가 증가했는데 주식배당 등 비경상소득은 같은 기간 중에 무려 4만9727.2%나 폭증했습니다. 반면 소득하락가구의 비경상소득은 33만7900원에서 6만5700원으로 오히려 80.6%가 감소했습니다.

- 부실기업 생명연장 수단의 하나인 화의제도가 내년 상반기 중에 완전히 폐지됩니다. 이에 따라 기업정리절차는 법정관리와 파산 등 두 가지로 줄어듭니다. 이와 함께 도산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도산전문법원도 설립됩니다.

- 유럽계 다국적 투자회사인 HPI가 서울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유럽계 펀드 DBCP와의 협상 결렬 이후 방향을 잡지 못하던 서울은행 처리 문제가 다시 '해외매각'으로 급선회할 전망입니다.

- 일본 엔화가 계속 절하되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원화가치는 1.5% 절상된 반면 엔화는 5.3% 절하돼서 앞으로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 대한적십자사가 혈액형이 실제와 다르게 기록된 혈액제제를 의료기관에 공급, 일부가 환자에게 수혈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한 혈액원에서 B형 혈액을 O형으로 잘못 기재해서 일어난 일인데요. 다행히 병원측이 혈액형 재확인 과정에서 발견돼서 큰 화는 없었지만 그 이전에 이미 한 단위는 수혈이 됐다고 합니다. 천운으로 환자가 B형이었는지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적, 혈액형 오기(誤記) '엉뚱한 수혈'" (한국일보)

-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서울대 경영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현행 의료수가가가 원가보다 6-8%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단재정위는 14일 전체회의에서 의료수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내년 의료수가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번의 공방이 예상됩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밀려 원칙없이 의료수가를 인상했다가 다시 낮추려고 한다니 정부가 쓸데없는 분란을 또 한번 불러들인 셈입니다.

-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한국 디지탈라인의 정현준 씨와 동방금고 이경자 전 부회장에게 징역 9-6년의 중형이 확정됐습니다.

- 도시락 전문업체인 선비외식산업의 김밥을 먹고 세균성 이질에 걸린 환자 주변의 어린이들이 무더기로 설사증세를 보여 세균성 이질 2차감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립보건원은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을 견학한 춘천의 근화초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검사한 결과 이 김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설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22명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 대한매일신문은 밤소음으로 잠 못드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환경부가 펴낸 '3·4분기 도시 환경 소음도 현황'을 근거로 전국 도시의 소음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보도했군요.

"밤소음에 잠못드는 시민들" (대한매일신문)

소음도 분명한 환경공해입니다.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이 OECD 30개 국가 중 27위에 그치는 데 이 소음도 분명 한 몫을 하고 있을 겁니다.

- 미군이 용산기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 건설비용의 2/3를 한국정부가 내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세계일보는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6월 27일 미국 하원에서 보고한 내용을 인용해서 한국이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주한 미군의 각종 시설 개선비용의 2/3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군 아파트 건설 한국, 건축비까지 낸다" (세계일보)

화제와 미담

- 인권운동사랑방의 <인권하루소식>이 오는 18일로 2000호를 맞습니다. 지난 1993년 8월에 시작해서 8년여 동안 주요 일간지에서 볼 수 없는 인권문제를 조명해온 <인권하루소식>은 인권 전문언론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강원도 태백시에서 20여 년간 축산업을 한 71세의 임우섭 씨는 폐광지역인 태백시 황지고등학교에 1억 원의 장학금을 기탁했습니다. 임 씨는, 경남대 1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뒤 50여 일만에 유격훈련을 받던 중 사망한 막내아들의 보상금으로 받은 530여만 원을 91년에도 태백장학회에 내놓는 등 후학 양성에 각별했다는군요.

- 오늘은 12.12쿠데타 1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반란군의 총탄에 숨진 김오랑 중령과 정선엽 병장 유족의 회한을 들어 보시죠.

"12.12 고통 아직 끝나지 않아" (동아일보)

- 한화그룹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점자달력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룹은 시각장애인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연말까지 추가로 점자달력을 더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그룹 홈페이지을 통해 신청하면 우편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링크가 깨져 있습니다만 http://www.hanwha.co.kr 에 접속해서 신청하세요.

우리 주위에 돈을 벌기 위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은 적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머리를 쓰고 있을까요? 한화의 점자 달력. 별 일 아닌 것 같은데도 시각장애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하죠? 장애인들이 아무 것도 아닌 생활용품의 부족에 얼마나 시달리고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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