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 소프트웨어 개발원을 방문한 장쩌민연구원홈
중국 정부는 서부대개발의 성패가 동부 때와 마찬가지로 외자기업 유치에 있다고 직감하고 있다. 다만 동부의 자국기업을 개발의 균형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흡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동부개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당근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12월에는 서부대개발 관련 '포괄적 우대조치'를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권장하는 산업분야에 투자할 경우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일률적으로 15%의 소득세율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밝혔다. 소득세율 15%는 다른 지역의 외국인 투자자 세율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며 중국 국내기업의 33%에 비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일부 소수민족 지구의 경우 만약 성(省)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이보다 더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우대조치에는 세금뿐 아니라 금융, 무역, 토지사용, 자원개발 및 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개혁개발 종합시험지역, 민족경제 진흥지역, 국제상무지역, 여행지역, 가공무역지역, 경제합작시범지역, 보세지역 등을 설립해 조직적으로 외자기업을 유치한다. 또 무역관리제도 개혁으로 수출입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한다. 또 서부지역에 투자한 외상기업에게 연해지역에서 서부지역까지 운송비 등 재비용을 보상하는 조치도 마련중이다.
서부가 안고 있는 문제
중국이 중남부에 비해 서부의 개발을 늦춘 데는 중국 자체적으로 생각했을 때도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환경 문제다. 청두 지역의 경우 수자원의 오용과 남용 등 전체 생산액의 13% 가량인 1500억위안에 달하는 생태환경 파괴비용은 넘어야할 가장 큰 벽이다.
이미 중국 내부보고서가 지적했지만 엉성한 수자원 관리와 후진적 관개체제는 지금까지 서부의 사막화와 환경악화를 초래했으며 이에 따라 서부 대개발에서는 환경, 생태계, 수자원 이용과 보존에 최우선 순위가 두어져야 할 실정이다.
서부는 창지앙이나 황허의 발원지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 최대의 환경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황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잘못하면 서부는 중국인들의 물과 공기를 독으로 만들 수도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성을 알뿐만 아니라 개발이후 보호를 위해 훨씬 많은 자금이 소모되는 것을 아는 중국 정부는 환경 보호를 서부의 중요한 전제로 삼았다. 때문에 다양한 환경개선 방안을 전제하고 있다.
또 아무리 많은 개선방향이 나온다고 해도 물류비용이나 시간상의 문제는 투자기업들이 서부로 가는 것을 꺼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산업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인 인력자원이라는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청두, 시안, 충칭에 대학 등에는 많은 대학이 포진해 있지만 동부나 남부에 비해 인재풀이 넓지 않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서부는 소수민족이 넓게 분포해 민족간의 갈등이 적지 않은 곳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도 적지 않은 문제다. 또 빈부격차가 심해 갈등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진출의 가능성과 한계
그러면 우리 기업들은 서부에게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을까. 2000년 이후 장쩌민은 물론이고 주룽지 등 중국 정계의 주요지도자들은 한국기업이나 정계 인사를 만날 때마다 서부대개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99년 11월과 2000년 5월 주중한국대사관의 주도하에 민관 합동 투자, 무역 사절단이 쓰촨 등은 물론이고 깐수, 신장 등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당시 서부를 방문했던 이들의 대부분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이후에 투자 성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등 결과물은 거의 없었다.
충칭의 경우 이미 항공노선을 취항한 아시아나항공과 포스코 정도가 있는데, 두 기업 모두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우선의 소비추세에 맞춘 투자가 대부분이다. 포스코의 경우 중국 서부대개발 사업의 핵심인 서기동수(西氣東輸) 프로젝트 3차 입찰에서 외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최고급 강관용 열연코일 5만t을 수주하기도 했다.
청두는 대우, 금호나 LG가 이미 교통, 가전업으로 진출했다. 산전이나 타이어, 농신 등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생산하는 대우중공업은 서부대개발로 인한 중장비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이 서부로 가는 가장 큰 문제는 작게는 언어나 문화 차이에서 기업 형태 등 다양한 한계가 있다. 청두나 충칭 등 쓰촨 지역은 보통화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쓰촨화를 사용하고, 보통화를 사용하는 이들에 대한 반감도 있어서 쓰촨화를 구사하는 인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청두에서 공부하는 3백여명의 유학생들조차도 쓰촨화를 따로 공부하는 이가 거의 없다.
또 서부 대개발에 우리가 참여할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중국 정부는 서부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자원개발에도 적지 않은 주의를 쏟을 만큼 조심하고 있다. 또 수백 만불 수준의 투자가 아닌 최소 천만불 이상의 투자야만 서부에서 자구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투자력을 갖춘 한국기업도 적을 뿐만 아니라 투자 분야도 불명확하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불명확한 투자보다는 ‘인프라 구축’이나 ‘과학기술교육’과 같은 기반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하이테크 산업’의 진출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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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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