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부풀리는 KBS와 조.중.동

'한반도 위기와 언론' 토론회에서

등록 2003.02.28 15:45수정 2003.03.0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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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월25일 취임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 '한반도 평화와 번영정책'이라 이름지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월26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언론노조는 최근의 남북간, 한미간, 북미간 갈등을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방송보도분석에는 양문석 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이 2002년 12월20일부터 2003년 2월19일까지 KBS, MBC, SBS 메인 뉴스의 2개월간의 북핵 관련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보도를 분석하였고, 신문보도분석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활동가인 이송지혜씨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을 중심으로 2002년 12월23일부터 2003년 2월20일까지의 보도태도를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방송보도분석에 대한 발제에서 앙문석 박사는 언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북핵문제'라는 명칭은 올바른 명칭 사용이 아니고, 현재의 남북간, 한미간, 북미간 갈등을 표현하는 '한반도 핵위기'라 명명함이 옳다고 먼저 '북핵 문제'로 표현되는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발제자는 방송보도의 한 기사에서 한 국가의 입장만을 보도하는 '일방보도'와 비판적인 문장이 한 문장이라도 있는 경우 '비판이 있는 보도', 한 국가의 입장에서 다른 국가의 입장이 같이 보도되는 경우를 '비교보도', 언론사가 변화하는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해 분석하는 보도를 '언론사의 사건분석'이라고 유목을 설정하여 분석하였다고 밝혔다.

방송3사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KBS와 SBS는 북한측 입장을 대체로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미국 측 입장을 비판 없이 일방적으로 전달한 반면에 MBC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하였다.

또한 KBS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보도태도를 여전히 보이고 있으며, '한반도 핵 위기' 사건에 대한 심층적 분석은 외면하고 있다고 하였다.

발제자는 "KBS는 대북적대시 보도와 대미 우호적인 보도로 '한반도 핵위기'에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고, "KBS는 전쟁을 획책하는 국가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듯 하다"고 하며 "KBS 보도태도 전반의 변화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였다.

SBS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한반도 핵위기'에 대한 일관된 관점 없이 상황과 사건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널뛰기를 즐기는 듯한 보도태도는 '장난질'이라는 비판을 모면할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

반면에 "MBC는 '말한 내용'에 대한 사실확인을 하여 보도하고 있어 타 방송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MBC는 뉴스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미국 주류 매파를 비판하는 보도와 끊임없는 대화를 종용하는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발제자는 결론에서 "MBC를 제외한 두 방송사는 미국과 북한의 각종 행위에 대하여 비판적인 관점을 포기하고 일방적으로 미국 편들기에 나섬으로써 공정성이 실종되어 버렸다"고 하고, " KBS는 남한정부의 역할을 주로 다루었는데, 한미정책 조율에만 치중함으로써 남한 정부의 독자적인 영역과 남한의 자주권보다는 미국의 정부와 언론들이 요구하는 대북정책을 따르도록 선동하는 듯한 보도태도를 보였고,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의 주권'을 무시했다"고 하였다.

신문의 보도태도에 대한 분석에서 발제자 이송지혜씨는 "우리 언론은 '사실전달'이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보도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한반도 위기'에 대한 신문의 기본적인 보도태도는 위기감 고조, 무차별적인 외신 인용과 북의 위협 과장, 햇볕정책 때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며 정작 한반도의 위기를 불러 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의기 극복을 위한 각계의 다양한 해법 등은 제대로 분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햇볕정책 때리기'를 통한 김대중 정부 비판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연결되고 있으며 북의 위협을 과장하면서 한미공조 강화와 한국경제 위기설이 추가되었다" 며, 그러나 "특이할만한 사실은 중앙일보가 조선과 동아와 차별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발제자는 "수구언론들은 '국가안보'를 자신들의 '신문판매'에 이용하는 이른바 '안보상업주의'를 통해 성장하였는데, 북한 핵위기 관련보도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당선자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데 '안보상업주의'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반면에 한겨레신문은 "차별적인 태도를 보여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고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하였다. "한겨레는 촛불시위를 북핵이나 안보불감증과 연결짓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경제위기 관련보도에 관해서도 '일부 언론이 차기 정부를 흔들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까지 동원하는 것은 국가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한미공조에 관해서도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를 주문"하기도 하였다"고 평가한다.

발제자는 수구 언론의 '한반도 위기' 관련보도는 첫째, 사실관계는 무시한 채 '북한 핵 위협'을 부풀리는 선정적인 보도태도, 둘째, 사건의 정황이나 북의 의도 등 원인을 차분하게 규명하기보다 이분법 구도에서 북을 악으로 규정하고 모든 책임을 북에 전가하는 일방적 보도태도로 여론을 호도하고, 세째, 북핵 위기의 해소를 위해 한 민족간의 협력보다 '한미공조'가 더 강조되고, 한미공조를 저해하는 사람은 대통령일지라도 융단폭격을 받는 상황, 네째, 김대중 정부와 새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정부 때리기에 급급한 보도태도가 문제라고 결론짓는다.

이날 '한반도위기와 언론'에 대한 방송과 신문의 보도태도 분석은 매우 정교하고 정확한 유목 분석에 의거한 결과였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발제에 대해서 토론자 정수영씨(전국민중연대 반전 평화 민족자주위 사무국장)는 "언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국민여론의 변화일 것으로 본다며 국민여론의 힘이 어떻게 결집되며 표출될 수 있을지 여론을 조직화하고 표현화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하였다.

토론자 박선원 박사(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연구 교수)는 "언론이 정체성이나 국익, 안보문제, 언론의 의무라는 네가지 항목에 전혀 안 맞고 있는 정신분열주의적인 한국 언론"이라고 진단하며 "구체적인 점검이 전혀 없이 한미공조주의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김현석 KBS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KBS에 대한 비판에 대해 수용한다며 "KBS가 변화하려면 보도기풍이 바뀌어야 하며, 지금의 하향식 취재시스템이 개선되는 매카니즘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야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룰 것"이라며 "KBS가 변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박선원 박사는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는 조선일보가 과거 결탁했던 세력과 권력으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하면서 과거 권력적 유착 세력과의 공존, 공조 차원에서 이러한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노무현 정부의 '평화 번영 정책'이 결실을 맺을 때일 것"이라며 "국민이 인정하는 성과 단계가 오지 않는 다면 보수 언론은 지금과 같은 보도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수구 언론의 이 같은 안보상업주의에 기반하고 과거 권력세력과의 공존 차원에서 보도하는 '한반도 위기'에 대한 보도태도가 하루빨리 시정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사회의 기본적 의제 설정을 주도해나가는 언론으로 변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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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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