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좆-옆으로 살짝 구부러져 있는 것이 꼬리고 길이가 같은 두개가 그거랍니다.김규환
그렇다면 홍어는 어떻게 잡는 것일까? 먼저 홍어 낚시 방법을 이해해야 한다. 홍어 낚시는 어떻게 할까? 홍어는 주로 '주낙'이라는 어구를 이용하여 잡게된다. 바다 속 깊이는 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돌이나 쇠를 매달아 한 뼘이 안되는 바닥 근처에까지 낚시를 내린다. 물론 물 속을 훤히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어부들이지만 쇠뭉치가 바닥에 닿으면 떠오르게 된 찌의 흔들림을 보고 그 높이를 재는 방식이다.
대개 주낙은 수많은 낚시 바늘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그 낚시에는 물고기를 유혹하는 멸치, 새우, 고등어, 오징어 등 맛있는 미끼가 바늘을 감추고 있게 된다.
잡을 어종에 따라 이 주낙을 바다 한 뼘 가까이 밑바닥에 가라앉히는 형태와 농어나 돔과 같이 바다 속 중간부분까지 드리우는 형태가 있다. 홍어주낙은 일반 주낙과는 여러 가지 상이하며 전자에 가깝다. 몇 가지 특징을 보면,
첫째, 홍어주낙에는 미끼가 없다. 홍어주낙을 바다에 드리울 때 낚시에 미끼를 사용하지 않고 빈 낚시를 그대로 던진다.
둘째, 홍어주낙은 낚시 바늘까지의 간격이 낚시목줄보다 훨씬 짧다. 바다 밑바닥에 드리워진 모양새는 낚시들끼리 서로 부딪혀 엉킬 수 있는 형태에 가깝다.
셋째, 홍어낚시를 '7자낚시'라고도 부르는데, 숫자 "7"처럼 생긴 홍어낚시에는 일반낚시에서 볼 수 있는 낚시 안쪽으로 가시처럼 숨어있는 2중 장치가 없다. 한 번 걸렸다 빠지려는 순간 낚아챌 잠금장치가 필요 없는 것이다. 굳이 그런 복잡한 형태를 갖지 않고서도 몸 어느 곳이고 한군데 찔리면 꼼짝없이 따라 오고 만다.
'빈 낚시', '7자 모양', '낚시간격' 이 세가지가 바로 홍어가 잡히는 핵심이다. 결론으로 홍어는 미끼로 유혹하여 낚시바늘을 물어 잡히는 방식이 아니다.
납작 엎드려서 날개를 펄럭이며 바닥생활을 즐기는 홍어는 유유히 바닥을 지나다가 밑바닥에 누워있는 '7자 낚시'에 그 날개가 철커덩 걸리게된다. 깜짝 놀란 홍어는 몸을 재빨리 움직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요동을 치지만 이미 때는 늦다. 힘차게 도망치려 하는 순간, 바로 옆에 있는 낚시에 다시 날개가 걸려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엉키게끔 만들어진 주낙은 금방 홍어날개 여러 곳을 꽉 붙들고 놔주지를 않게 된다.
이래 봤자 수십 마리를 한꺼번에 잡는 것이 아니므로 수회 이런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한 번 나가면 사나흘은 지나야 돌아오는 게 무슨 그물 쳐서 잡는 조업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니 농사꾼 출신인 내 입장에서 볼 때 한탄강 모래를 체로 쳐 사금을 채취하는 게 쉬울 성 싶다. 그 넓은 바다에서 어부들이 땀 흘리는 광경을 보고는 쉽게 한 점 넘어가지 않는다. 이렇게 잡은 홍어가 3~4일에 한 번 700여 마리 되는 걸 두고 우리는 풍어라고 한다.
이 홍어주낙에는 다른 고기도 잡히는데 아구, 상어, 가오리, 대구 등 해저 바닥을 기어다니는 어둠의 자식들이라 보면 된다. 공통점은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거나 못생긴 놈들 일색이다.
공교롭게도 김대중 정부 때 보다도 김영삼 정부 때 홍어 값이 훨씬 좋았다는 즐거운 사실을 알았다. 문민정부 시절 1등품 위판가격이 80만원을 넘어서곤 해 상종가를 올렸지만 국민의 정부 때는 5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이 형성되곤 하여 지금까지 그 가격에서 크게 변동이 없다. 거제도건 흑산도건 간에 멸치가격이 천장부지로 솟았던 것은 문민정부의 업적인데 이 때 서해에서도 떼부자 된 사람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