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에 막걸리 한잔 어떻습니까?김규환
누나 나물이나 캐러 산에 갑시다
일요일에 집에 머물러 있는 서울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다들 금요일 밤에 떠나고 토요일에 떠나고 여의치 않으면 일요일 오전에라도 대도시를 떠나 자연을 호흡하고 돌아와야 다음 주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절이니 좋은 세상인가 보다. 다들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여가를 즐기니 내 몸이라고 서울서 머무를 수 없다.
일요일 아침 누님에게 전화를 했다.
"누나 왜 그리 헉헉거려?"
"응, 러닝머신을 탔거든…."
"내가 뭐라 했어. 평소 운동하라 했잖아."
"이렇게 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가까운데 좋은 산 두고서 왜 그래? 그렇게 갑자기 운동하면 약한 연골 때문에 더 고생할 수 있다니깐…. 그런 기구는 차차 하시고 우리 나물이나 캐러 갑시다."
"어디로 갈려고?"
"용문산이나 중미산, 아니면 유명산 근처로 가지 뭐…."
"그래 네가 잘 아는 곳으로 가자."
"알았어요. 얼른 밥 먹고 다시 전화 드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