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 계획, 이런 것이 어떨까요

이번 방학에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등록 2003.05.29 10:58수정 2003.05.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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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할 일 중에 하나가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보는 것 듣는 것이 일정하게 제한되어 있기 쉽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경험과 생각은 물론 지식에도 어느 정도 한정되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 자기가 사는 곳과는 다른 환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60년대 초 시골학교에 근무할 때 학교에서 일하는 기능직 직원이 중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였는데, 소설을 읽다가 "선생님 네온사인이 뭐예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 때는 시골에서는 그런 것을 보고들을 기회가 별로 없던 시절이기는 하였지만 상당히 충격이었다. '문화적 빈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경험의 중요성, 그리고 보고 듣는 교육의 힘을 새삼 생각하게 해주었던 일이었다.

요즘 시청각 기자재의 보급과 TV 등의 매체에 의해서 이렇게 문화적인 격차를 느끼는 곳은 거의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옛날과는 반대로 70% 이상이 도시화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시골의 생활에 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점차 줄어들고 그런 경험을 할 기회가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실 농촌에 가보면 대부분의 가정에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간신히 집을 지키고 계시는 정도이니, 더욱 농촌의 환경이 나빠지고 농촌의 황폐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농촌이나 어촌, 산촌 어느 곳이라도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이며, 전혀 겪어보지 못한 아주 신기한 경험의 장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할아버지가 계시는 시골에 가서 풀을 베어다 모깃불을 피워 놓고 마당에 멍석을 깔고 누워서 밤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며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이런 경험은 어쩌면 평생 다시 겪어볼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산촌에 가서 우거진 풀숲을 헤치면서 약초를 캐어 본다거나 산에서 나는 나무들을 알아보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지피는 일을 경험해본 도시아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이런 경험을 하게 해보는 것이 그렇게 헛수고가 되고 헛된 일이 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산촌의 밤에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산짐승의 소리를 들으면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일은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아마도 극장에서 유행하는 해리포터 영화를 보는 것만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어촌에 가서 끝없이 너른 뻘 밭을 헤매면서 조개를 캐보거나, 고깃배에 타고 그물을 내리고 걷는 일을 해보는 것은 일생 동안에 다시 해보지 못할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하루쯤 이렇게 바닷바람 속에서 고생을 해보는 것이 인생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한 어린이라면 산촌, 어촌, 농촌에서 나는 농산물, 해산물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취급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농어촌에 사는 어린이라면 이 기회에 도회지에 사는 친척집을 찾아서 도회지의 생활을 경험하여 보고 듣는 견문을 넓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번 방학 동안에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과 정반대가 되는 그런 환경에 가서 며칠 간을 지내면서 낯선 곳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어린이의 경험의 폭을 넓혀주고, 보다 폭 넓은 인간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너무 아이들을 감싸고 날마다 학원으로 강습소로 내모는 것보다는 이런 새로운 경험을 쌓도록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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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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