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7. 손님 오신 날 더 말썽 피우는 아이들
"너 손님 계시는데 이럴 거야? 손님 가시고 나면 봐, 가만 안 둘 거야"
화가 난 어머니가 눈을 흘기면서 아이에게 말을 했지만 아이는 조심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극성스럽게 뛰고 말썽이다. 꾹 참고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는 마음이 편치 않다.
'저렇게 야단을 하는 아이를 보고 가시면 뭐라고 할까? 아이들 교육을 잘못했다고 흉을 보지는 않을까?'
이런 무거운 마음으로 저녁상을 차려 저녁을 들기 시작하자 이번엔 "엄마, 나 저거 먹고 싶어"하고 손님 앞에 놓인 반찬을 가리키는 것이다. 갑자기 오신 손님을 위해 집안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만들다보니 별로 양이 많지 않아서 손님 앞에만 한 접시 만들어 놓은 떡 갈비였다. 그런데 한사코 이걸 먹겠다고 하니 여간 난처한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이런 아이를 흘겨보면서 손님이 보시지 못하게 종주먹을 만들어 보여서 '너 아주 혼날 줄 알아. 손님 앞에서 그게 뭐 하는 짓이니?'하고 위협을 했지만, 아이는 전혀 개의치 않고 투정을 계속한다. 어머니는 속이 터질 것만 같았지만, 손님이 계시는 자리에서 차마 아이를 나무랄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을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닌 분도 계실 것이고, 그런 적이 있다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왜 이렇게 말썽을 부리는 것일까?
우선 언젠가 손님이 오셨을 때에 바로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 날도 이렇게 어머니가 은근히 위협도 하고 나무라는 눈짓을 보냈지만, 손님이 가시고 나서 어머니는 아이에게 혼내주겠다는 말을 했던 사실을 잊었든지 아니면,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새삼스럽게 나무라고 그럴 것 뭐 있겠느냐는 마음으로 그냥 넘겼을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아이는 "어머니는 손님이 오셨을 때에는 내가 잘못을 저질러도 뭐라고 하시지 않는다. 손님이 가시면 혼내주겠다고 말은 하지만, 일단 넘어가면 그만이니까 걱정할 것 없다"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날은 그런 적이 없다가도 하필이면 손님만 오시면 말썽을 부리고 투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꼴을 당하고 나면 어머니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우선 자신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아이가 점점 더 저런 버릇을 하면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 또 저런 버릇은 언제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해야 고쳐 줄 수 있을까 등등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할 것이다.
이런 버릇이 들어가는 아이들은 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손님께 미리 양해를 구하던가 말씀을 드리고 나서, 손님이 계시더라도 또는 손님 앞에서라도 잘못을 따끔하게 꾸짖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니 말을 알아들을 만한 나이라면 손님 앞에서 창피를 당하였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주면 오히려 더 강력한 지도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면서 자녀교육은 늘 자녀와의 줄다리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녀에게 끌려가도 괜찮은 일인지, 아니면 당겨 주어서 바로 세워주어야 하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 어머니는 손님이 계실 때는 웬만하면 나무라지 않으시니까 괜찮아'하고 생각을 가지게 되면 그런 행동은 계속 될 것이지만 '손님이 계시는데 내가 잘못하면 손님 앞에서 꾸지람을 듣게 되니 얼마나 망신이야'라고 생각한다면 그 아이는 다시는 어머니가 난처해 할만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손님이 오시는 날이면 말썽을 부리는 아이 땜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어머니는 오늘부터라도 '손님 앞이니까 차마 나무라지 못하고 손님 가시고 나면 보자'는 말일랑 하시지 마시고 손님 앞이라도 나무라거나, 그러기 어려운 처지라면 손님이 가신 다음에 자신의 잘못으로 어머니가 얼마나 난처하고 창피했는지를 이야기해서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알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이야기를 나누어서 다짐을 받는다면 앞으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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