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부모 욕심이 자녀 학대로까지 간다면

등록 2003.06.11 11:38수정 2003.06.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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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 가정에 자녀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자녀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자녀의 장래를 망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자녀를 위한 일이라는 망상 때문에 자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망가뜨리고, 자녀의 인격을 황폐화시키기도 하여 결국은 자녀가 못 견뎌서 부모에게 반항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출이라는 막다른 탈출구를 택하여 부모와 갈등을 빚고 이를 못 견딘 부모가 자녀에게 신체적 제재를 가하거나 매질까지 하게 되어서, 자녀 학대라는 범법자가 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헌장에는 "공부와 훈육이 어린이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린이를 위한 부모라도 자녀에게 욕심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어린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그렇게만 하기란 어렵고 지켜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이에게 짐이 되지 않게, 부담을 덜 느끼게 자녀를 훈육하고 가르치며, 장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게 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르쳐야하며 어떻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또 어느 정도까지가 아동 학대가 되고 어디까지가 아동을 가르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인가? 사실 이것은 어느 선이라고 단정지어서 확정된 선을 그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자녀를 위해서 한일이라지만 자녀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일, 그리고 그것 때문에 자녀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에는 그것이 아무리 자녀를 위한 일일지라도 자녀의 입장에서는 학대일 뿐 자녀에 대한 사랑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스토커'라는 현상을 본다. 스토커 자신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사랑하고 너무 좋아해서 따라 다니면서 자꾸만 '만나 달라', '사랑한다', '보고 싶다'고 한다지만, 그런 일을 당하는 상대방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귀찮고 지겨운 일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지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 것이다.

부모님의 지나친 욕심이나 지나친 사랑이라는 것도 이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것이 아무리 지나친 욕심으로 보이고, 지나친 행동일지라도 자녀가 그것이 사랑이며 부모님의 희망이라는 인식을 가진다면, 그것은 결코 자녀에게 큰짐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노력을 하게 만드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 표현은 한없이 행복하고 그것이 더욱 벅찬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부모가 별로 큰 욕심을 부리는 것도 아니지만, 자기 자녀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겨워하고 거부한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난 억압이며, 스토커의 그것 마냥 한없는 짐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어서 오히려 자녀의 장래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을 잘 따르고 지겨워하지 않으면서 장래를 위해 힘껏 노력을 하는 바람직한 자녀가 될 수 있게 할 것인가?

우선 자녀의 특기나 적성을 바르게 판별해내는 부모의 눈이 필요하다. 그런 일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전문가의 진단이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자녀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으며, 자신이 그것을 좋아하고 평생 할 일로 해도 지겹지 않고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인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자녀가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바로 그 일이야말로 자녀에게 맞는 일이며 평생을 바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므로 그 일을 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되는 학습과정이나 훈련이 아무리 힘든 과정이라도 그것이 싫거나 힘들어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자녀의 행복을 지켜주는 길인 것이다. 다들 부러워하는 공부를 하고서도 다른 방향으로 진출하여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명인들이 수두룩한 것은 자랄 때 부모들이 자녀의 특기나 적성을 제대로 발견하여 키워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뒤늦게 자신의 갈 길을 찾아 나섰고, 또한 자신에게 맞는 길이어서 빨리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인 것이다.

이제 진정으로 자녀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이며, 부모의 욕심으로 밀어 부치고 있는 지금의 자신의 교육방법이 자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인지, 아니면 오히려 자녀의 장래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지나친 욕심이고 스트레스인지를 판단해볼 필요를 세삼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자녀에게 짐이 되는 일을 강요하는 아동 학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자녀의 장래를 위해 바른 훈육이 되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자.

진정으로 자녀의 행복을 위하는 부모라면 결코 강요로만 자녀의 행복을 지킬 수도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녀에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주고 이를 뒷바라지해주는 것이 부모의 갈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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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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