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나리(6월 22일 순천 낙안읍성에서)김자윤
5월에 비가 많이 왔는데 6월에도 비가 많이 왔습니다.
들꽃이 많이 피어 좋기는 하지만 지구온난화현상인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순천에 있는 낙안읍성에는 들꽃이 많습니다. 접시꽃, 말나리, 원추리, 초롱꽃, 도라지꽃, 장구채, 부처꽃, 해바라기, 기린초, 미국미역취, 이질풀, 남천, 쉬땅나무 등 많이 있지만 자주색과 흰색의 접시꽃이 꽃 중에 꽃이었습니다. 초가집과 돌담 그리고 성곽이 함께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습니다. 잘 가꾼 잔디밭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올해에는 볼수록 신비한 타래난초가 많이 보입니다. 아마도 비가 많이 와서 풍성하게 자란 것 같습니다. 억센 풀밭에 불쑥 솟아 빨갛게 피어있는 타래난초는 자세히 보면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습니다.
현란하게 빛나 보이는 타래난초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타래난초 옆에 대극이 무리 지어 피어있습니다. 대극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신을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은 어디로 나들이를 가도 들꽃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어지간한 관광지에만 가도 대부분 들꽃을 가꾸고 있고 도로 가에도 우리 들꽃을 많이 심고 있습니다. 교외에 있는 카페에만 가봐도 들꽃을 가꾸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제적 문화적 수준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외래식물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우선 보기에 화려하고 번식하기 쉽고 꽃이 오래 피어있어서 외래식물을 키우는 것 같습니다. 외래식물은 우리 정서에도 맞지 않는 것 같고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화식물인 서양민들레는 우리 민들레를 진즉 압도해 버렸고 개망초는 지금 산과 들을 하얗게 덮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외래식물은 가려내어 번식하는 것을 막아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