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편지 <범부채>

지상의 빗소리가

등록 2003.07.09 06:00수정 2003.07.09 13:4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2003년 7월, 범부채 ⓒ 김해화

a

2003년 7월, 범부채 ⓒ 김해화

연 닷새 줄기차게 비가 내립니다. 노가다 이십년에 이런 장마 처음입니다.

그 동안에는 장마철이라 해도 비오는 날보다 흐리고 끕끕하기는 해도 갠 날이 더 많아 그럭저럭 일을 하면서, 쉬면서 했는데 이렇게 손을 놓은 채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으려니 숨이 막힙니다.

아내의 눈꼬리는 점점 더 치켜올라가고 나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어들고 싶습니다.

사진기 챙겨들고 어디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도 덜컥 경유값 오르고 나니 기름값 겁이 나서 움직이지도 못하겠습니다.

사는 것은 갈수록 층이 져서 까마득한데 의료보험료도 오르고 연금부담금도 오르고 교육비도 오르고‥. 지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워 온 삶이 후들거립니다.

며칠 일손 놓고 있으면 밥상에 아예 밥그릇도 챙기지 않는 집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고맙게 저녁밥 먹으라고 불러준 어제 저녁, 아내 눈 마주보기도 겁나고 아이들 앞에 나서기도 스스로 부끄러워 그냥 책상 앞에 머뭇거리고 앉았는데 구세주처럼 시청 다니는 고향 동생에게서 술 사주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같이 일하는 영채 형까지 불러놓고 돼지 껍데기 구워놓고 소주 몇 병에 밤이 깊어졌습니다.

"나도 자네 형수허고 한 바탕 했네, 요새 다들 그래, 바깥에 나갔다 오믄 문도 안 열어주고-."

그래도 기다리다 문 열어준 아이들 덕분에 집에 돌아와 자정 넘어 잠들었다가 너무 일찍 일어났습니다.

빗소리, 10층 아래 지상에 내리는 빗소리가 총소리처럼 크고 무섭게 들려와서 그냥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술 많이 마셨는데 술기운도 없이 너무 말짱해서 오늘 하루 어찌 보낼지 아득합니다.

범부채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분류 : 붓꽃과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
서식장소 : 산지나 바닷가
크기 : 높이 50∼100cm

산지와 바닷가에서 자란다. 높이 50∼100cm이다.
뿌리줄기를 옆으로 짧게 벋고줄기는 곧게 서며 윗부분에서 가지를 낸다.
잎은 어긋나고 칼 모양이며 좌우로 납작하고 2줄로 늘어선다.
빛깔은 녹색 바탕에 약간 흰빛을 띠며 밑동이 줄기를 감싼다.
잎 길이 30∼50cm, 나비 2∼4cm이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지름 5∼6cm이며 수평으로 퍼지고 노란빛을 띤 빨간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다.
가지 끝이 1∼2회 갈라져서 한 군데에 몇 개의 꽃이 달리며 밑부분에 4∼5개의 포가 있다.
화피갈래조각은6개이고 타원형이다.수술은 3개이고 씨방은 하위이다.
암술대는 곧게 서며 3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殼果)로서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고 길이 3cm정도이며 9∼10월에 익는다.
종자는 공 모양이고 검은빛이며 윤이 난다.

관상용으로재배하며 뿌리줄기는 약으로 쓴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2003년 7월 6일 전남 구례군에서 촬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봉 천만원 올려도 일할 사람이 없어요", 산단의 그림자
  2. 2 은퇴 후 돈 걱정 없는 사람, 고작 이 정도입니다
  3. 3 구강성교 처벌하던 나라의 대반전
  4. 4 [단독] "문재인 전 대통령과 엮으려는 시도 있었다"
  5. 5 복숭아·포도 풍년 예상되지만 농가는 '기대반, 걱정반' 왜냐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