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른들이 가르치시기를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단 한 순간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느니라.(少年以老學亂成 一寸光陰不可輕)'하셨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시간을 아껴 쓰는 사람이란 그리 흔하지 않다. 아니 시간을 아껴 쓴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는 사람조차 그리 흔하지 않은 듯 하다. 하물며 청소년들이야 그런 생각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생각만 가진다면 요즘처럼 공부하기 좋은 시절이 없는 듯하다. 50∼60년대에 고시공부를 하는 사람은 절간에서 아니면 어느 고시생은 밖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기 위해서 온 방안을 책장으로 둘러막아서 밖에 보이지도 않게 하고, 밖의 소리까지도 안 들리게 해 두고서도 안심이 안 되어서, 기어서 드나들게 반만 남긴 출입구를 이불로 막아 두고 앉아서 공부에만 전념을 했다는 분도 있었다.
온종일 책 속에 묻혀서 해가 뜨는지 밤에 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공부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의 공부방법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말하기보다는 그렇게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남다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고시에 매달
려 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던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좀 배우고 따라 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는 말이다.
미국의 어느 육사생도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육사에 입학하여서 기어이 일등을 하겠노라고 결심을 하였지만, 늘 2등밖에 할 수 없던 생도가 있었다. 자기 나름대로 일등을 해보겠노라고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늘 어느 한 생도를 따라 잡지 못하고 2등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달 성적표를 받아들고 '오늘도 또 2등이야?' 하고 탄식을 한 생도는 밤이 늦도록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이제 그만 자자' 하고 불을 끄고 자리에 눕다가 우연히 내다 본 창 밖으로 일등을 한 생도의 방에 불이 아직 꺼지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언제 저 생도가 불을 끄나 보자' 하고 지켜보았더니 꼭 10분 후에 불이 꺼지는 것이었다.
며칠 동안을 지켜본 2등 짜리 생도는 매일 10분씩 늦게 꺼지는 1등 생도의 방을 보고 난 뒤부터 매일 20분씩 더 공부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1등 생도보다 10분씩 더 공부를 한 것이다. 그 결과 다음 달부터 1등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1등을 차지한 2등 생도는 언제나 다른 사람보다 10분씩만 더 공부하는 것을 잊지 않고 실천해서 졸업을 할 때까지 1등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단 몇 분간의 차이로 자기 인생이 바뀌고 마는 일이 수없이 많다. 다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의 귀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이다.
얼마 전에 신문에서 화제가 되었던 복권 당첨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불과 몇 시간의 차이로 3억인가 되는 큰돈을 날려버린 경우였다. 복권이 당첨이 되었는데 당첨사실을 신고하는 시간이 약 두시간 정도 늦어지므로 해서 당첨금을 찾을 수 없다는 법원 판정을 받은 것이다.
또 요즘처럼 대학입시에 시간이 중요한 때도 없다. 합격을 하고서도 등록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나므로 해서 예비합격자가 등록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이것도 시간을 다투는 경우이다. 아무리 예비등록자 번호가 첫째라 하더라도 정한 시간 안에 등록을 하지 못하면 당연히 다음 순위의 사람에게로 권한이 넘어가고 만다.
이처럼 우리는 시간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제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생활에서 쓰이는 시간 약속은 너무나 많다. 모든 교통기관의 시간표는 약속 시간이다. 만약 개인의 사정에 따라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면 큰 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꼭 지켜
져야 할 귀중한 시간 약속이다.
이처럼 귀중한 시간. 그리고 자신의 장래가 어떤 것일지 결정해줄 만큼 잘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귀중한 시간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항상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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