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만 쫓는 속빈 강정이 되어서는 안될 것

등록 2003.08.23 09:19수정 2003.08.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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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남보다 더 눈에 띄고 다른 사람보다 더 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드는 시간이나 돈, 그리고 그 만큼 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을 해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유행만 쫓는다면 그것 또한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 어느 길에서 급한 일이 있는 사람이 마구 뛰니까 경찰이 이를 보고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그 사람의 뒤를 따라 뛰었다.

이를 본 길 가던 사람들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으로 생각하고 너도나도 따르고, 온 거리의 사람들이 뛰었다는 말과 같이 모두들 무엇 때문인지 조차 모르고 유행만 쫓는다면 우스운 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얼굴이 서구화되어 가고 체형이 변하여 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물론 우리 젊은이들이 그 만큼 잘 자라 준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정말 자기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할 정도로 성형을 하
고 다듬어서 만든 얼굴이 많다고 하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은 못 된다.

얼굴이 좀 더 예쁘고 싶다는 욕망으로 손보고 다듬는다는 것은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성형이란 원래 너무 심한 기형에 가까운 그런 경우에나 부득이 하게 손을 대던 것이 이제는 누구나 허영에 들떠서 탤런트 누구처럼 만들어 달라고 한다니 이는 성형의 본뜻
을 벗어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렇게 자기 자신만의 남다른 아름다움을 가꿀 줄은 모르고, 얼굴이며 외모, 옷이며 머리 색깔까지 모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양의 본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옛날 아주 아름다운 공작새가 한 마리 있었다. 그러나 그 공작은 다른 새들이 칭찬을 받는 것을 보면 그런 모습이나 그 새의 칭찬 받는 모습을 흉내내고 싶어하여 안달이었다. 그래서 다른 새들을 보면 그 새들의 모습을 흉내내어 자신도 그렇게 모양을 바꾸곤 하였다.


공작새가 멋진 날개를 펴고 자랑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아주 귀여운 병아리 한 마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데 그 깜직한 꼬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부러움에 공작은 꼬리를 싹뚝 잘라 병아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조금 있으니까 자기 먹이통에 날아든 까치 한 마리가 꼬리를 까
딱거리며 모이를 훔쳐먹고 있는데 그 까맣고 하얀 색깔이 더 이상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공작새는 자신의 날개와 몸의 색깔을 까치와 같은 색깔로 염색을 하였다. 얼마나 신기한지 모르겠다고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으스대고 밖으로 나서는데, 독수리가 한 마리 휑 하니 날아와서 옆에서 모이를 쪼던 병아리를 달란 채어가 버렸다. 이때 눈 깜짝 할 사이에 본 독수
리의 대머리가 그렇게 힘차고 용감해 보였기 때문에 공작은 자신의 머리도 빡빡 밀어서 대머리를 만들었다.


이제는 만족하여서 다른 새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아 달라고 잔뜩 으스대면서 걸어 나가자 다른 새들은 모두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니 저게 공작이야? 저건 순전히 똥새지 저게 어디 공작이란 말이야? 멋진 날개도 없고, 화려한 빛깔도 없는 저런 게 어디 공작이란 말이야. 우리 저런 못난 새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내쫓아 버리자."

새들은 모두 달려들어서 공작을 쪼고 할퀴고 날개로 내리 치기까지 하였다. 공작은 어이가 없어서 울면서 사정을 하였다.

"얘들아 ! 나 공작이야. 이렇게 꾸미니까 너희들이 몰라보는 구나. 내 모습이 얼마나 멋있니? 병아리 꼬리에 까치의 색깔, 독수리의 머리 이 얼마나 멋있는 모습이야. 그렇지 않니?"
그러나 다른 새들은 그런 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내쫓고 말았다.

이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인가? 우리 주변에는 이런 공작새 같은 사람들이 있다. 특히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니까 자신의 어린 자녀에게 그렇게 꾸며 놓고 흐뭇해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귀한 자녀를 웃음거리로 만들어 놓고 흐뭇해하다니 그것이 정말 정신이 바로 박힌
사람의 할 일인가?

어린이들이 그런 것을 요구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튀는 행동이나 모습으로 다니는 것이 좋지 않다고 일러주고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혹시 위에 든 이야기 속의 공작새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유달리 튀는 색깔의 염색, 헐렁한 힙합 바지, 목거리, 팔찌에 문신, 피어싱까지 하는 것이 자신을 가꾸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능력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참으로 멋진 사람인가?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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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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