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커진 아이들

등록 2003.09.05 09:49수정 2003.09.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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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체격이 듬직하고 잘 자라서 이제는 서구의 여러 나라들에 비하여 크게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자라고 있다. 더구나 우리 청소년들의 얼굴 모습이나 생김새가 너무 아름답고 예쁘고, 믿음직스러운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의 장래가 저 만큼 밝아지고 있구나 싶어진다.

길거리에서 본 우리 젊은이들, 청소년들을 보면 우리가 자라던 50년대의 꾀죄죄하고 영양실조로 제대로 자라지 못해서 앙상한 다박솔 같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50년대의 우리나라 청소년에 비하면 키는 무려 20cm 이상이 커졌고, 몸무게도 10kg 가까이 늘어난 믿음직한 체격으로 변한 것 같다. 이렇게 큼직하고 넉넉한 체격은 이제 이 나라의 국력만큼이나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체격이 커진 만큼 따라가지 못한 구석이 있으니, 그것은 체력이다. 우리 청소년의 체격은 우람하게 자랐지만, 체력은 지난날의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인 50년대의 체력을 따르지 못할 정도로 허약해진 점은 우리의 국력을 위해서라도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80년대까지로 기억되는데 그 때는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 진학 할 때에 체력장이라는 게 있었다. 기본 체력을 기르기 위해 청소년들은 학교 수업시간에도 순환운동이라는 것으로 체력을 다지기를 계속 해 왔었다. 그러나 요즘엔 단지 대입수능 점수만이 인생의 전부이고 이것만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버려야 할 만큼 절박하게 점수에만 매달리다 보니 이 체력장이 없어진 체육시간은 고등학교에서 거의 사라져 버린 듯 하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은 체력장을 위해 가끔씩이나마 운동장을 달리고 턱걸이라도 해 보던 모습마저 잊혀지고 말았으니, 언제 운동장에서 힘차게 한 번 달려 봤는지 고등학생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이렇게 체격은 더부룩하게 자랐지만, 체력을 기르는데 소홀한 청소년들은 비만이라는 건강의 적에게 조금씩 찌들어 가고 있어서, 전체 국민의 1/3이 비만이라는 걱정을 하게 까지 이르렀으며, 초등학생들에게서 소아비만에 의한 소아성인병이라는 웃지 못 할 질병을 걱정하는 어린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소아인데 성인이 앓는 병을 걱정하다니, 고혈압과 당뇨 이런 질병 소견을 보이는 초등학생들이 생겨난다는 것은 국민 보건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이렇게 덩치만 자란 청소년들이 쉽게 접속되는 인터넷 속에서 성인들의 잘못된 상혼에 제물이 되어서 성인들조차 보기 낯뜨거운 것들을 보게 되고, 이런 일이 조금도 죄스럽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듯이 흉내를 내는 일까지 생기지 않았는가?


이런 사회의 모순이 어디 있는가? 잘 자란 아이들을 더욱 잘 여물게 가꾸어 주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심의 제물로 삼아서 아직 어린 소녀가 한 달에 몇 십만 원의 전화료가 나오게 인터넷을 사용하여 가정불화로 번지고 드디어는 어린 생각을 다잡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겨났다. 이건 그 어린 소녀만의 책임이 아니라 장삿속에 물든 어른들이 만든 덫에 어린 소녀가 걸려든 것이다.

어른들은 이런 청소년들의 성장을 위해 더욱 잘 길러주고 영글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온 나라가 오직 대학 입시를 위한 점수라는 마술에 걸려 버린 뒤로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체력이라는 면에서는 적어도 30, 40년은 후퇴를 하여 버렸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또 덩치는 자랐으나 아직 여물지 않은 풋과일처럼 덜 익은 인격과 정신적인 성숙을 위해, 충분히 익고 씨가 영글어 가듯 정상적인 성숙이 이루어지도록 까지 어른들의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 빨리 자라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예전 보다 훨씬 더 나쁜 환경, 더 많은 유혹의 손길 속에서 자녀들을 올바르게 기르기가 훨씬 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은행나무 밑에 가보라. 은행 열매가 가을에 다 익은 은행보다 오히려 더 크고 우람하게 자라고 있다. 그러나 그 은행은 당장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아직 여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어린 자녀들이나 청소년들을 좀더 충실하게 자라고, 알차게 여물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체력을 길러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 인격적인 완성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배려와 지도가 이루어 져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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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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