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제비꽃은 연인의 꽃이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스한 봄날, 봄바람이 불어오면 우리의 마음에도 한들한들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봄처녀와 봄총각들의 마음이 마구 설레는 계절이 바로 봄입니다.
안도현 시인은 <제비꽃에 대하여>라는 시에서 이렇게 제비꽃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안도현 시인의 글 중에서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하는 대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꽃들, 그냥 바쁘게 살아갈 때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천천히 걸어가면서 허리를 낮추고, 눈을 낮추고 보니 그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더군요.
그 아름다움에 매료가 되어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때로는 그들 보다 낮은 자리에서 그들을 올려다보며 흙과 밀착되는 나의 육신은 행복이라는 깊고 그윽한 삶의 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허리를 낮추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일들도 허리를 낮추는 사람들에게만 보일 것입니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