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판 시장 앞에 대어진 수많은 배들.김남희
호수에서 모든 것을 얻는 인레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 식당으로 가니 훌륭한 아침 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토스트와 과일주스와 오믈렛, 차 미얀마 전통 스낵 미모. 과일 접시에는 바나나, 파인애플, 배, 망고, 구아바가 놓여 있다. 숙박비에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미얀마에서 받아보는 가장 훌륭한 아침상차림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자전거를 빌려 타고 마을 주변을 돌아본다. 선착장 부근의 절 마당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변을 걷고 있는데 한 아줌마가 배를 타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엔진 없는 배로 주변 마을을 돌아보는 데 두 시간에 700쳇(800원)이란다. 흥정할 일도 없는 가격이다.
작은 조각배에 올라타니 배는 좁은 수로 사이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떠가고, 태양은 숨바꼭질하듯 잠시 고개를 내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곳 인레는 발로 노를 젓는 사공들이 유명하다더니 과연 마치욘 아줌마도 한 손으로 담배를 피며 동시에 발로 노를 젓는 놀라운 기술을 보여준다.
물길 양쪽으로는 나무로 지은 판잣집들, 집 앞에는 낚시하는 남자들과 목욕하는 여자들이 보인다. 낚시하는 사람들 옆으로 다가가 들여다보니 옆에 놓인 양동이 안에 손바닥만한 작은 물고기 너댓마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낚싯대라고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나뭇가지에 실을 매달고 지렁이를 끼운 게 전부다.
팔뚝 길이만 한 나무 낚싯대 하나 손에 들고 하염없이 물가를 들여다보고 있는 이들을 보자니 크기와 색깔이 다양한 여러 개의 낚싯대를 걸쳐놓고 낚시하는 우리 나라 강태공들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