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밥에 눈 먼 저들 용서할 수 있을까?

등록 2004.03.13 18:22수정 2004.03.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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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홀로 살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나 하나의 삶과 우리 모두의 삶을 겹쳐서 살아가야 한다. 정치는 그렇게 겹쳐 사는 삶을 다스리는 행위에 속한다. 그러한 행위가 바로 위정(爲政)이다. 곧 정치를 하는 것이 위정인 셈이다. 정치를 하는 힘이란 무엇인가? 권력이다. 권력은 법령과 형벌을 앞세워 그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권력을 쥔 사람은 항상 자신이 칼자루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가 세상을 호령하면 나는 새도 떨어진다. 이 얼마나 무서운가. 법치란 힘으로 하는 정치를 보기 좋게 화장을 해주는 경우로 변질되기 쉽다. 법이란 거미줄이어서 새는 그 거미줄을 뚫고 날아가지만 벌레 따위는 걸리고 만다는 탄식이 백성들의 입에서 떠나 본 적이 없다.

법망을 비웃고 날아가는 새는 무엇인가? 권력의 힘이 있는 무리이고 법망에 걸려드는 벌레란 무엇인가? 힘없는 백성들이다. 이러한 꼴이 백성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백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맺혔으면 풀어주고 막혔으면 터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인의의 정치이다.

이제는 인의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마저 잊혀져 버린 상태이다. 완전히 힘으로 정치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단서를 달고 치자(治者)들이 정치를 하지만 오늘날처럼 권력의 법이 사람에게 군림하면서 법은 인간의 족쇄 구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법을 어기지 않으면 아무런 일이 없다지만 법대로만 하다간 살아갈 수 없다는 백성의 말을 흘려버릴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법을 악용하는 무리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더럽히기 때문이다. 누가 법을 악용하는가? 백성이 하는가 아니면 권력이 하는가? 법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꼴을 첨단과학의 시대에도 자주 본다.

권력을 앞세워 법을 악용하는 무리들은 정치를 등치는 짓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법치의 세상이라 하더라도 정치를 하는 사람의 됨됨이가 인의의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세상은 항상 무섭게 돌아가고 만다.


권력을 맡은 당사자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할 것이고, 올바른 행위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위정(爲政)은 올바른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릇된 정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위정보다 '위정'(僞政)을 일삼는 치자가 있다면 그는 정치를 등치는 사람에 불과하며 백성을 속여먹는 사이비에 불과하다. 권력을 치부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사람이나 권력을 특권으로 여기는 사람도 다 사이비 정치꾼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정치는 사랑함을 베풀 줄을 모른다. 법과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아니면 갖은 술수를 부리고 엄포를 놓아 주눅이 들게 하여 세상을 억지로 맞추려고 한다. 그래서 변란이 일고 밀려나고 물러나고 빼앗고 빼앗기면 정권의 다툼이 요란하다.


치자들이 정권욕에 사로잡히면 잿밥에 눈이 팔려 염불은 못하는 '땡중'이나 다를 바가 없다. 어제 3월 12일은 참으로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잿밥에 눈이 먼 자들이 권력욕에 사로잡혀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동을 감행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두둔해서 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그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던 그는 국민들에 의해 뽑힌 엄연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그의 배후에는 소위 가신(家臣)이 없었다. 그는 맨몸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그는 국민 앞에 군림하는 제왕적인 대통령이 되길 거부했다. 그는 권위주의적인 가면을 뒤집어쓰고 권력의 힘을 빌어서 행사 한 적이 없다. 그것이 잘못인가?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야당 지도자들은 사사건건 트집이요, 걸핏하면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막말을 주저하지 않고 퍼부었다. 갈라놓으면 너절너절한 기회주의적인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이 밀실야합에 의해서 대통령의 손발을 묶고 모든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노 대통령의 실정을 문제 삼고 있다. 원숭이가 열매를 따기 위해 원숭이를 나무에 올라가게 하고 나무를 마구 흔들어대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셈이다. 그렇게 흔들어대는데 안 떨어진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닌가.

참으로 불편부당한 결정을 해놓고 무슨 개선장군이라도 되듯이 만세를 부르던 저들의 모습에서 한없는 비애를 느끼게 된다. 육두문자가 저절로 나온다. 저들은 인간 말종과 다름없다. 나라의 안위와 국민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는 눈곱만큼도 관심도 없이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겠다는 것 아닌가.

땅에 떨어진 저들의 도덕성과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대통령의 손발을 묶어 두었다. 193명, 저들은 나라를 위해 헌정질서를 위해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그런 거사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들의 알량한 속셈에 속아넘어갈 사람은 없다.

아마 저들은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을 가릴 것이다. 그렇게 한다고 저들의 치부를 감출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온몸에 똥칠을 하고 구린 냄새를 풍기는 저들을 국민들은 철저하게 외면할 것이다. 역사의 근엄한 심판이 결코 저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193명, 저들은 자신들의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나라와 국민과 대통령을 인신매매한 것과 다름없다. 193명의 이름은 나라를 일본에 팔아 넘긴 이완용 같은 역적으로 그 이름이 후대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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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기자는 부산 샘터교회 원로목사. 부산 예수살기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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