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로 뼈대를 엮고 3가닥으로 꼰 새끼줄을 동여매 고를 만든다.오창석
당산제를 올리기 위해 뽑힌 이들은 3개월 전부터 상가(喪家)에도 가지 않고 금욕(禁慾)하는 등 일체의 부정타는 일을 삼가고 당일에는 용변도 보지 않기 위해 3일 전부터 곡기마저 끊는다. 그리고 당산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는 금줄이 쳐진다.
광주광역시 남구 대촌동 칠석(漆石)마을은 삼한시대부터 사람들이 들어와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유서 깊은 동네로 우리말로 하면 ‘옻돌(漆石) 마을’이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이 곳은 와우(臥牛) 형상인데, 쪼그려 앉아 있던 소가 날뛰게 되면 큰 화를 입게 되니, 머리쪽에 연못을 파 여물통을 대신케 하고, 할머니 당산에는 고삐를 매게 했다. 또, 꼬리가 놓인 쪽의 산에는 일곱 개의 검은 ‘옻돌’을 두어 소의 꼬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할머니 당산이 있는 마을의 ‘서부’는 ‘음’을 상징하고 할아버지 당산이 있는 동부는 ‘양’이 되니 동·서부의 위, 아래 마을이 나뉘어 고싸움을 벌이게 되면 음양이 조화를 이룬다고 보았다. 특히 생명을 키워내는 대지는 여성이므로 할머니 당산이 있는 서부가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