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18

공자라고 불러도 되나요? (6)

등록 2004.04.30 11:37수정 2004.04.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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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드득! 개꼬리 삼 년 둬봐야 황모(黃毛 : 족제비의 꼬리털, 좋은 붓을 맬 때 사용함) 안 된다고 하더니….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안 되는군.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지. 그나저나 왜 연락이 안 오지? 으음! 완벽하게 준비되면 연락한다고 하더니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김이 모락모락 솟는 찻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회옥은 망설이고 망설이던 마음을 굳혔다는 듯 주먹을 굳게 말아 쥐었다.

이 모습을 본 빙화 구연혜는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웃을 때마다 살짝 드러나는 하얀 이와 오목한 보조개는 그녀의 미소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요인이었다.

“어머! 무서워라. 화라도 나신 건가요? 혹시, 소녀의 대접이 소홀하여 그러시는 건가요? 설마, 소녀를 때리려고 그렇게 주먹을 말아 쥐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예에? 아, 아니오. 소생이 어찌 감히 당주를 때릴 수 있겠소이까? 하핫! 잠시 옛일이 생각나서 그랬소이다.”
“어머! 옛일이라니요? 무슨 일인 데요?”
“그, 그게…. 그러니까 그게…”

빙화의 물음에 이회옥은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무어라고 둘러대야 할지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마, 전에 소녀가 국문을 했던 걸 생각하시는 것은…?”

빙화는 이회옥이 소화타의 고변에 의하여 생포되어 왔을 때, 추국을 하였던 것을 떠올리고는 차마 말끝을 이어가지 못했다.


정당방위로 결론 난 그 일 때문에 이회옥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아, 아니오. 소생이 어찌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겠소? 그일은 잊은 지 이미 오래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그럼 왜 그러세요? 그렇게 굳은 표정으로 어금니까지 다무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말은 이렇게 하였지만 빙화는 결코 두려움을 느낀다는 표정이 아니었다. 가볍게 어깨를 좌우로 흔들며 미소짓는 모습은 사랑하는 정인과 밀담을 나눌 때나 하는 몸짓인 교태(嬌態)였던 것이다.

어제 형당에서는 팔당회(八堂會)가 개최되었다. 이것은 매 보름마다 열리는 회합으로 무림천자성 팔당 당주들의 회합이다.

각당은 각각의 임무가 부여되어 있는데 철마당은 말을 조련하여 기동성을 증강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고, 철검당은 최신 병기를 개발해내어 전력을 증강시키는 일을 한다.

철상당(鐵商堂)은 천하에 산재한 무천상단을 총 지휘하여 무림천자성을 유지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조달하고, 유사시에는 막대한 군자금을 조달해내야 한다.

철무당(鐵武堂)은 천하 각지에서 수집한 무공 비급을 연구하여 보다 효율적인 무공을 창안해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 철마당, 철검당, 철상당, 철무당이 무림천자성의 실제적인 힘을 키워내는 곳이라면 나머지 네 곳은 약간 다른 임무를 맡고 있다.

비보전 휘하인 감찰당은 혹시라도 스며들지 모를 간세를 색출해내는 임무를 맡음으로서 무림천자성이 꾀하려는 일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역시 비보전 휘하인 비문당은 무림의 정세와 각 문파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각 당에서 적절히 대처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순찰원 직속 순찰당은 천하의 모든 곳을 관장하지만 특히 장차 작전이 벌어질 지역을 예의 주시하면서 각종 정보를 취득해내는 임무가 부여되어 있다. 같은 순찰원 휘하인 형당은 죄지은 자들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고, 벌주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런 임무 때문에 같은 당주이면서도 팔당회에는 서열이 있었다. 얼마 전까는 팔당회주를 늘 감찰당 당주가 맡았다.

같은 당주급이라 할지라도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거나 임무에 소홀하면 즉각 체포할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서열은 순찰당이고, 셋째는 비문당이었다. 그 다음으로 형당, 철상당, 철무당, 철검당, 철마당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지사가 되어버렸다.

현재는 철룡화존 구부시의 금지옥엽이자 차기 성주가 될 철기린의 누이인 빙화 구연혜가 회주이다.

다시 말해 형당이 제일당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열 이위는 꼴찌였던 철마당주 마선봉신 이회옥이다.

철기린이 즉위해도 당주직을 유지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빙화가 노골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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