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느 곳에서고 '어머니'하고 외치면 어떠한 도움의 손길도 기꺼이 내주던 어머니처럼 구원의 손길을 뻗쳐줄 자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해수관음보살상'이다.임윤수
보는 이에 따라 여인의 눈웃음처럼 유혹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보이기도 하고 해골에 뻥 뚫린 공허한 눈구멍으로 보일 수도 있는 한 쌍의 굴은 높이가 7~8m쯤 된다. 올라온 길도 더듬어 볼겸 걸음을 멈추고 굴속에서 뒤돌아보는 산하의 풍경이 아름답다.
멀리 상주해수욕장이 안고 있는 바닷물에선 쪽빛인 듯 청보리 빛인 듯 푸르스름한 방광이 일고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있는 다도해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석가 세존이 금산에서 깨우침을 얻은 후 돌로 만든 배를 타고 인도로 가기 위해 무념무상으로 하산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하산 길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세존이 가까이 가자 갑자기 그 커다란 바위에 무지개 같은 구멍이 생기며 가는 길을 열어 주어 이 길을 통해 석가세존이 인도로 갔다는 전설이 간직된 석문이 바로 이 쌍홍문이다.
쌍홍문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의 장군암과 사명대사의 행방을 알기 위해 보연, 보배, 보원 세 비구니 스님이 기도한 끝에 경남 거제 앞 바다 연화도에서 사명대사를 친견했다는 전설이 담겨있는 '음성굴'을 지나 몇 걸음 더 올라가면 보리암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사실 보리암에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경내인지 구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그리고 기암과 수목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불상이며 법전이니 그냥 눈길 닿는 곳 모두 경내라 하고 싶지만 부득불 삼층석탑과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는 곳부터 자투리 평지가 조금씩 있으니 이곳부터를 경내라고 표현한다.
벼랑 끝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삼층석탑, 지금껏 보았던 어느 석탑보다 마음과 눈길이 끌린다. 이 탑을 이루고 있는 돌들은 삼국시대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 허태비가 월지국에서 우리 나라로 돌아올 때 타고 오던 배의 밑바닥에 깔았던 돌로 신라 초에 탑을 세웠기에 신라삼층석탑이라고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