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길을 떠난다는 것은 사람이 절대로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배우는 길이다.박인오
이 어지러운 세상에 바른 길을 좇아가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고민 없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길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강화에서 제주도로 가는 길이라면 크게 걱정할 것 없다. 처음에는 헤매지만 조금 지나면 제 길을 찾게 된다. 길은 다 통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성공과 행복, 삶의 의미와 진실을 목적 삼고 찾아가는 길이라면, 결코 쉽게 찾을 수 없다. 오랜 인류의 역사는 방황과 미로의 수많은 흔적을 기록하였으며, 희귀하게 좋은 길잡이가 나타난 일도 있으나, 거짓 안내자들이 인류의 역사와 그 당대의 시대정신을 그릇된 방향으로 인도하였고, 오늘도 이런 일은 반복되고 있다.
길을 따라 사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어딘가 바보처럼 보이고 뭔가 손해보며 사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밝은 길이 어둡게 보이고, 나아가는 길이 도리어 물러나는 길로 보이며, 평탄한 길이 울퉁불퉁 험하게만 보인다. 그래서 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훌륭한 선비는 길에 대해 들었을 때 이를 열심히 실천할 것이다. 중간치 선비는 이를 반신반의할 것이고, 가장 수준이 낮은 선비는 길에 대해 듣자마자 크게 비웃을 것이다. 만약 이런 수준 낮은 선비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길이 되기에 부족한 것이다."(上士楣, 勤而行之; 中士楣, 若存若亡; 下士楣, 大笑之. 不笑, 不足以爲道)
길은 언제나 부단히 물어질 것이다. 길을 묻는 자는 잘 물어야 한다. 길이 잘못 안내되면 그의 평생의 삶이 헛수고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도자로서 길의 안내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자신 없는 위선적 언어와 행동을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