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때 한몫 챙겨봐?

베이징 주요 관광지 최고 200% 요금 인상 검토

등록 2004.12.17 13:03수정 2004.12.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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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베이징시 발전개혁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베이징시 소재 6개 세계문화유산 입장료 인상이 논의되어 각계의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고 중국 <인민일보>가 12월 1일자에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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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입장료는 현재 성수기 60위엔, 비수기 40위엔인데 각각 100위엔과 80위엔으로 인상될 방침이다. ⓒ 김대오

베이징을 찾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들리는 고궁박물관(자금성), 팔달령장성, 이화원, 천단공원, 명13릉-장릉, 명13릉-정릉 6개 명승지 입장료가 문화재 보호와 유지비 명목으로 최고 200%까지 인상될 방침이어서 베이징 시민뿐 아니라 베이징을 찾는 중국인, 외국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청회에서는 가격 인상이 공론으로 모아졌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입장료 인상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으로 많았다.

'135…6014'의 핸드폰 소유자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1990년 고궁의 입장료는 몇 위엔이었으며 월급의 1/100 정도였는데 현재는 60위엔으로 월급의 1/20 수준이나 되었다며 성수기에 고궁의 하루 입장객이 1만 2천명에 달하는데 유지 보수비가 부족하여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리고 이 같은 요금 인상은 대다수 농민과 서민들에게서 문화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아가는 것과 같다며 고궁과 장성을 인민들이 가까이 두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시에서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우선 현행 입장료가 너무 낮아서 문화재 보호와 보수 그리고 관광객 통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30억위엔의 보수비가 소요되는데 예산 확보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베이징 소재 문화유산의 입장료가 기타 다른 지역, 예를 들면 돈황석굴 100위엔, 시안(西安) 병마용 90위엔, 핑야오(平遙) 고성 120위엔 등에 비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이화원의 경우 하루 최대 관광객이 15만명을 돌파할 때까지 있어서 문화재 보호와 안전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요금 인상으로 관광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베이징 소재 6대 세계문화유산의 가격은 현행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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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영이 있는 부분은 비수기, 하얀 부분은 성수기 요금을 말한다. ⓒ CCTV국제신문

4월에서 10월이 성수기이고 11월에서 3월은 비수기요금이 적용되는데 고궁 60/40, 이화원 30/20, 팔달령장성 40/35, 천단공원 15/10, 정릉 60/40, 장릉 45/30위엔이다(성수기/비수기, 1위엔은 한화 약 130원).

베이징시의 요금인상 계획을 반영하면 고궁 100/80, 이화원 80/60, 팔달령장성 80/60, 천단공원 50/30, 정릉 70/50, 장릉 50/30위엔이 된다(성수기/비수기).

6곳을 관람할 경우 현재 성수기 입장료가 250위엔에서 430위엔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르게 된다. 이것은 입장료만 계산한 것이고 실제 입장료를 내고 다른 곳을 관람하기 위해 드는 추가비용의 상승폭까지 감안하면 인상폭은 두 배가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4년 외국인에 대한 특별통화를 폐지하면서 관광지에 대해서도 외국인차별요금제를 폐지한다고 했지만 실제적으로 1997년까지 실시되어 왔다. 그 이후 내외국인에 대한 입장료 조정이 실시되면서 외국인 입장료는 소폭 하향, 내국인 입장료는 대폭 상향 조정되어 중국 서민들 입장에서는 주요 명승지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시의 입장료 인상방침은 확고부동해 보인다. 다만 여론수렴과정에서 인상폭을 얼마나 줄이느냐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장료 인상에는 장삿속 밝은 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몰려들 외국관광객을 통해 두둑한 관광수입을 올려보겠다는 계산도 분명 녹아 있으리라 보여진다.

올 한해 중국을 다녀갈 한국인이 27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까 베이징의 관광요금인상이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 구경'만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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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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