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빙기등이라는 등성에 올라 바라보면 성 안쪽과 바깥쪽의 초가집은 모두가 같아 보인다.서정일
그림 같은 초가집들이 있다. 한 편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낙안읍성의 초가집들, 남문 근처 빙기등이라 불리는 성곽 등성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둥그런 초가지붕은 더없이 포근하다. 옹기종기 모여 있기에 더더욱 정감이 가는 안과 밖의 140여 채 초가집, 사라져가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음의 고향으로 늘 그 자리에 남아 있다.
그런데 지붕 모양이 같다고 다 같은 초가집은 아니다. 성곽 내에 있는 90여 채는 구석구석 잘 단장이 되어 있는 명실상부한 초가집, 반면 성곽밖에 있는 50여 채는 한마디로 흉가나 다름없는 무늬만 초가집이다. 그럼 왜 이처럼 성곽을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양상으로 관리되고 있을까?
"그냥 있는 그대로 삽니다."
성곽 밖 남문 근처에 살고 있는 K씨는 특별히 돈을 들여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성문 안쪽은 관람객들이 줄을 이어 들어오기에 보여줘야 할 필요성도 있고 민박 등을 하기에 관리하고픈 의욕도 있는데 이곳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