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 고소한 '엄마표 포테이토 칩'

우리 아이들의 입맛과 건강을 엄마가 지켜줍시다

등록 2006.01.20 19:42수정 2006.01.21 14:01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이효연

딸아이의 손을 잡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멈추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맥도날드 앞입니다. 이 곳을 지날 때면 졸래졸래 제 꽁무니를 잘도 따라오던 아이가 떡하니 버티고 서서는 한 발자국도 안 떼려고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가능하면 패스트푸드만큼은 먹이지 말자는 생각에서 열에 아홉 번은 야단을 치고 지나치지만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어쩌다 한 번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때가 있지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패스트푸드의 햄버거를 좋아하는데 우리 아이는 이상하게도 감자튀김을 더 좋아합니다. 딸아이가 맥도날드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로 '감자튀김' 때문이지요.

제가 보기에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에서 파는 감자튀김은 너무 짜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집니다. 또 눅눅해지면서 기름이 잔뜩 묻어나고요. 저는 포장했던 종이에 흥건하게 흡수된 기름을 보면 오만정이 다 떨어지는데도 아이는 그 감자튀김 한 접시면 너무나 행복해 하더군요.

집에서도 가끔 야채튀김이며 고구마튀김 같은 것을 만들어주지만 아무래도 그 파삭파삭한 감자튀김 맛에 비할 바는 아니었던가 봅니다. 어떻게 하면 그 짜고 기름 많은 패스트푸드의 감자튀김이나 시판 포테이토칩으로부터 아이의 입맛을 돌리게 할까 고민해 보았지만 방법은 손수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본 끝에 며칠 전 바삭바삭한 홈메이드 포테이토칩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날따라 감자가 튀겨지는 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바짝 튀겨 페이퍼타월에 기름을 제거한 후 한 개 집어 들어올려 맛을 본 순간! 이것은 쾌거임에 분명했습니다. '앞으로는 찌든 냄새나는 기름에 튀겨진 소금덩어리 포테이토칩을 먹지 않게 해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마구 뛰기까지 했으니까요.

"안나야, 이리 와서 이것 먹어봐"하고 딸아이를 불러 식탁에 앉히니 게 눈 감추듯 한 접시를 그 자리에서 비워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평소 패스트푸드점이나 시판 포테이토칩에 대한 불만이 많았었다는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은 튀김을 할 때에도 포도씨유나 올리브유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냥 저렴한 가격의 깨끗한 식용유를 사용합니다. 대신 소량을 사용해서 이것저것 튀긴 후 한 번 사용한 것은 좀 아깝더라도 비누를 만드는 곳에 가져다줍니다.

아이들 때문에 튀김요리를 자주 해 먹는 가정에서는 기름의 '산패'를 생각한다면 좀 번거롭더라도 이 큰 통의 기름을 사다가 그때그때 깨끗한 기름으로 조금씩 튀겨 먹고 남은 기름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마 양철통에 담긴 커다란 업소용 식용유는 대용량이라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침 '말통 기름'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통에 담긴 식용유를 튀김, 볶음 요리를 즐기는 홍콩 슈퍼마켓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언젠가 한 번은 아이아빠가 세탁기를 돌리면서 이 기름통을 '세제통'으로 착각하고 들이부을 뻔했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튀김'하면 생각나는 재미있는 추억이기도 하구요.

자! 그럼 지금부터 바삭바삭한 '엄마표 포테이토 칩'을 만들어볼까요?

재료
감자 2개
식용유
소금 약간


1. 감자를 채칼이나 감자필러로 가능한 한 아주 얇게 썰어둡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포인트입니다. 채 칼이 없다면 감자 필러로 '삭삭' 긁듯이 저며냅니다. 모양은 길쭉하고 고르게 나오지 않지만 아주 얇게 잘 저며지니까요.

a

감자를 얇게 저미지 않으면 바삭한 감자튀김을 만들 수 없습니다. ⓒ 이효연


2. 얇게 저민 감자를 생수에 넣어 흔들어 가면서 전분을 제거합니다. 이 과정도 생략하면 안 됩니다.

a

전분기를 제거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넉넉한 물에 헹궈주세요 ⓒ 이효연


3. 물에서 헹구어낸 감자를 소쿠리나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뺀 후 페이퍼 타월을 사용해서 나머지 수분기를 닦아줍니다.

a

페이퍼 타월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물기를 닦아냅니다. 서늘한 곳에 체반에 받쳐 한 참 두어도 되겠어요. ⓒ 이효연


4. 식용유를 담은 팬을 강불에서 달궈 기름의 온도를 높여줍니다. 감자 한 개를 넣어보아 '치이익'하며 금방 떠오를 정도로 온도가 높아야합니다.

a

높은 온도의 기름에서 한 번에 튀겨냅니다. ⓒ 이효연


5. 감자 색이 노릇하게 될 때 까지 튀기면 이미 늦습니다. 감자에서 수분이 빠져나가서 바삭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에서 건져내세요.

a

수분이 빠져나가 잘 튀겨진 감자튀김입니다. ⓒ 이효연


기름을 흡수할 페이퍼타월을 받쳐 여분의 기름기가 흡수된 후 접시에 담고 소금을 뿌리면 끝!

a

밑손질을 해서 양념에 재워둔 생선을 튀겨냅니다. ⓒ 이효연


감자튀김을 간식으로 준비하는 날의 저녁은 어김없이 튀김요리가 상에 오르게 됩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기름인데 가능하면 여러 번 활용하고 버려야 아깝지가 않으니까요. 소금을 뿌려 재워둔 조기를 페이퍼 타월로 닦아 물기를 제거하고 녹말을 살짝 묻혀 튀기면 반찬으로 아주 훌륭하지요. 감자튀김을 하기 전에 생선에 소금을 뿌려 재워두면 저녁반찬까지 한 숨에 해결되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a

ⓒ 이효연


구워낸 조기와는 또 다른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a

ⓒ 이효연


파슬리 가루나 치즈가루가 있다면 튀겨낸 감자가 뜨거울 때 솔솔 뿌려주세요. 케첩을 곁들여 내도 좋겠습니다. 얇게 저미고, 물에 헹군 후 높은 온도에서 튀겨내기만 한다면 바삭바삭한 '엄마표 포테이토칩'을 집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번 믿어보시라니까요!

덧붙이는 글 | '멋대로 요리' 이효연의 홍콩이야기 http://blog.empas.com/happymc

'엄마표 포테이토 칩'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엄마표 고구마 칩'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연근이나 당근으로도 얼마든지 바삭바삭한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맛을 '엄마표 간식'으로 찾아옵시다.
 얼마 전 패스트푸드점에 갔다가 튀겨낸 감자튀김에 소금을 뿌리는 광경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안 사 먹으면 그만이라지만 ... .

덧붙이는 글 '멋대로 요리' 이효연의 홍콩이야기 http://blog.empas.com/happymc

'엄마표 포테이토 칩'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엄마표 고구마 칩'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연근이나 당근으로도 얼마든지 바삭바삭한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맛을 '엄마표 간식'으로 찾아옵시다.
 얼마 전 패스트푸드점에 갔다가 튀겨낸 감자튀김에 소금을 뿌리는 광경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안 사 먹으면 그만이라지만 ... .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낙동강 해평습지서 '표범장지뱀' 본 전문가 "놀랍다"
  2. 2 "이게 뭔 일이래유"... 온 동네 주민들 깜짝 놀란 이유
  3. 3 팔봉산 안전데크에 텐트 친 관광객... "제발 이러지 말자"
  4. 4 공영주차장 캠핑 금지... 캠핑족, "단순 차박금지는 지나쳐" 반발
  5. 5 3일마다 20장씩... 욕실에서 수건을 없애니 벌어진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