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협상이 열린 베이징시 차이나월드호텔.차이나월드호텔
이번 북·일 협상에서는 국교정상화 문제도 다루어졌는데, 국교정상화 협상은 지난 2002년 10월 콸라룸푸르 회담 이후 3년 3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회담 시작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번 협상에서 논의된 3대 쟁점은 ▲과거문제 ▲국교정상화문제 ▲안보문제인데, 각 쟁점별로 양측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납치피해자 돌려보내라" 대 "식민통치 배상하라"
양국 간 과거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철호 북한 외무성 아시아국 일본과장과 우메다 구니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참사관이 협상에 나섰다. 과거문제에는 ▲식민통치 배상문제 ▲소위 '납치 피해자' 문제 등이 포함되었다.
먼저, 식민통치 배상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은 '일괄타결 경제협력방식'으로 과거청산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상'이 아닌 '경제협력'의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식민통치 시대의 강제연행이나 위안부 문제 등 인권범죄는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일본측의 '일괄타결' 방식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북한은 또 식민통치 시기의 문화재 침탈과 관련하여 '원상반환' 및 '보상'을 요구했다.
다음으로, 소위 '납치 피해자'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측은 ▲납치 의혹이 있는 행방불명자를 재조사하라 ▲생존자를 조기에 송환하라 ▲납치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라 ▲납치 용의자 신광수씨의 신병을 인도하라 등의 요구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납치문제는 이미 다 해결된 일"이라면서, 일본이 가짜라고 주장한 고 요코다 메구미씨의 유골을 즉시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북한은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는 사람은 우리 국민을 납치·유괴하는 범죄자"라면서 북한난민기금 사무국장 등 탈북지원단체 관계자 7명의 신병을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른 문제 해결되어야 국교정상화" 대 "국교정상화는 다른 문제와 별개"
양국 간 국교정상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외무성 송일호 아시아국 부국장과 일본 외무성 하라구치 고이치 국교정상화협상대사가 논의에 나섰다.
국교정상화 문제에 관해 일본측은 소위 '납치피해자'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국교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국교정상화 문제는 이들 문제와는 별도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북한측의 반론에 대해 일본측은 "국교정상화와 관련된 양국 간 갈등이 해결되면 경제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하였다.
"핵·미사일 폐기하라" 대 "일본 방위력이 무섭다"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외무성 정태양 미주국 부국장과 야마모토 다다미치 일본 외무성 북핵담당대사가 협상에 나섰다.
안보문제에 관해 일본측은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하라 ▲탄도미사일 및 핵개발계획을 폐기하라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미일동맹 강화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 ▲미사일방어(MD) 구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북한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위와 같이 전반적으로 볼 때에, 이번 협상은 일본이 북한을 공격하고 북한은 이에 대해 응수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현저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추후 협상을 계속하기로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적어도 일본 입장에서는 '포스트 미국' 시대에 대비해서 외교적 공간을 넓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가능한 한 놓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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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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