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15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선거철 정상회담 논의는 북한 신뢰 못 얻어
그런데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선거에 집중된 시기에 남북정상회담 논의가 일거나 혹은 정상회담이 실제 열린다면, 그 효과는 북한 지도부보다는 한국 집권여당에게 돌아갈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 지도부는 그저 들러리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한국 국민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이미지가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선거철에 제기되는 남북정상회담 논의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진지한 관심을 쏟을 것인가는 굳이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는 북한 지도부에게 한국정부의 통일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심어 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번째 경우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이고, 위 첫 번째 경우가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한국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해 어느 정도의 발언권을 갖느냐, 한국정부가 대미관계에서 어느 정도나 자주적이 되느냐가 북한 입장에서는 중요한 것이다.
북한정부가 한국정부의 자주노선을 바라는 것은 단순히 한미관계를 이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정부가 자주적이 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를 놓고 한국정부와 이야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별다른 결정권도 없는 측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모양새 우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대미관계에서 자주적이 된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대북(對北) 종속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 지금 이 단계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종속국가로 둘 만큼 '유능'한 것도 아니다.
한국정부가 대미관계에서 자주적이 된다는 것은 '내 자신의 문제'에서 내 스스로 주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것은 남과 북의 두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한 결정권을 공유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가장 본질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정부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에 '잔칫상'(정상회담)을 마련하기보다는 잔치를 열 수 있는 분위기(자주외교)를 조성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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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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