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길이 뚫리면서 성도 사라졌어요김강임
그러나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은 한적한 성(城) 터를 돌아보는 나그네를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노인정에 계신 할아버지의 말씀.
" 제주 성(城) 보러 왔수꽈? 뭐 볼 꺼 있다고! 제주 성(城) 말이우다, 도시계획으로 새 길 내면서 성도 잘라버렸지 마심!"
노인정 앞에 서 계신 할아버지께서는 등 뒤에 서서 예전에 무너져 버린 성지 소식을 계속해서 퍼부어 댔다. 그러나 한마디 말도 화답할 수 없는 나는 4월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온몸이 바짝 얼어붙었다.
돌을 쌓아 올려 변방의 섬을 지켜왔던 선인들의 자립정신을 제주항에 내다 버린 몰지각한 행동과 성(城)의 보존과 도시계획의 우선순위를 인지하지 못하는 행정에 울분을 터트리는 순간이었다.
| | 유서깊은 유적지 제주성지 | | | |
제주성은 제주시 이도1동 1437-6외 3필로, 언제 처음 쌓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이 지방에 많은 화산암을 이용하여 고려 숙종 때 둘레 4,700척, 높이 11척으로 확장·축조하여 면모를 새롭게 하였다. 조선 중종 7년(1512) 삼포왜란 뒷수습책의 일환으로 목사 김석철이 둘레 5,486척으로 확장하고 방어시설을 갖추었다. 이때 성 안에는 샘이 없어 별도로 중성을 쌓아 급수토록 하였다.
명종 10년(1555) 을묘왜변 때에 왜선이 침범하여 성을 포위하고 공격했으나 이를 격퇴하는 데 성공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목사 성윤문이 성벽 높이를 5척 더 높여 쌓고 포루 등의 방어시설을 더 갖추었고, 정조 4년(1780) 목사 김영수가 산저천변(山底川邊)과 별도천변(別刀川邊)에 익성(翼成)과 보(堡)를 쌓았고 이후 계속 수축을 보았다. 지금은 이들 옛자취가 거의 없어졌으나 탐라국 때부터 있었던 유서 깊은 유적지이다. - 문화재청- | | | | |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길: 제주시-제주시 남문로터리-제주성지로 10분 정도가 걸린다. 제주성지 옆에는 오현단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성지를 한바퀴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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