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카툰, 못 볼 걸 보고만 미국과 일본

등록 2006.08.22 21:06수정 2006.08.22 21:06
0
원고료로 응원
북한 미사일 문제로 미국과 일본이 속을 끓이고 있다. 대북 제재를 전개하고는 있지만, 양국은 북한을 향해 ‘결정타’를 날리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허위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적 위협의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미·일 양국의 우려와 딜레마를 빗댄 6월 20일자 <알자지라>의 시사카툰 하나를 소개한다.

중동 만화가가 그린 것이라서 동북아 상황을 100% 정확하게 묘사했다고는 볼 수 없으나 동북아 문제에 관한 중동 사람들의 기본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알자지라> 인터넷판에서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시사카툰의 몇 장면을 캡처한 것이다.

카툰의 제목은 '일본 대 북한'이다. 소위 ‘납치 피해자’ 문제로 북한과 일본 간에 공방이 오고간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런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동북아의 주심?

a

ⓒ <알자지라>


주심 복장을 한 미국 앞에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선수가 있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을 선수로 설정한 것은 두 나라가 대립적인 관계임을 보여 주려는 게 아니다. 미국이 동북아의 패권국가 즉 심판임을 강조하기 위해 한·일 양국을 선수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심판과 선수 2명 뒤에 ‘주의! 북한’이라고 쓰인 문구가 흥미롭다. 미국 주도의 동북아 국제질서 하에서 북한이 ‘공공의 적’으로 몰려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북한과 한·미·일 사이에 담장을 설정한 것은 그만큼 한·미·일 3국이 북한 정보에 어둡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공은 미·일 사이에서만... 한국은 배제

a

ⓒ <알자지라)


동영상 화면이 아니라서 제대로 볼 수 없지만, 실제의 카툰 동영상에 보면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만 공이 오고간다. 한국도 선수지만, 심판 미국과 선수 일본은 한국을 배제한 채로 자기들끼리만 공을 주고받는다. 한국을 배제한 채 미·일 양국이 주요 문제를 결정하고 있는 지금의 한·미·일 관계를 빗댄 것이다. 중동 사람들의 눈에도 한국이 한·미·일 동맹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비쳐진 모양이다.


북한으로 넘어간 공

a

ⓒ <알자지라>


미국과 일본이 공을 주고받던 중에 일본이 실수로 잘못 찬 공이 그만 북한 영역으로 넘어가고 만다. 담 넘어 가는 공을 빤히 쳐다보는 무표정한 미국과 당황한 표정의 일본이 눈에 뜨인다. 일본의 대북 압박이 그만 ‘선’을 넘고 말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공을 주우려고 성역을 건드린 한·미·일
a

ⓒ <알자지라>



일본이 실수로 찬 공이 북한으로 넘어가자, 한·미·일 3국이 몸을 담에 걸치고 집안을 들여다본다. 미국은 키가 커서 선 채로 담 안을 들여다보고, 일본은 ‘방정맞게’ 엉덩이를 쑥 내밀고 있다. 중동 사람들에게 일본이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은 북한에게 공을 달라고 손짓한다.

담 안에는 대포동 2호가...

a

ⓒ <알자지라>


담 안을 들여다본 한·미·일 3국의 관심을 끈 것은 정작 공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9기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이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 중 1기에는 발화가 준비되고 있다. 일본의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마지막에 일본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누구든 도와줘요!”

a

ⓒ <알자지라>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확인한 일본의 반응은 당혹 그 자체였다. 그래서 튀어나온 말이 “누구든 도와줘~요!”다. 당황해서 말까지 약간 어눌하다. 공 주우려 했다가 못 볼 것을 보고만 것이다.

미국의 표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이지만, 이것은 미국이 담담하다는 점을 나타내려는 게 아니다. 일본의 당황한 표정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미국의 표정을 무표정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중동인의 제한된 시각으로 동북아를 바라본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 대로 동북아에 대한 중동인의 시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카툰이라 생각한다. ‘납치 피해자’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다가, 어느덧 ‘납치 문제’보다는 북한 미사일 문제에 휘말려들어 두려움과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일본인들의 심정을 표현한 카툰이라 생각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