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황금사전을 받다

제1회 중학생 황금사전 선발대회 열려

등록 2006.10.15 18:18수정 2006.10.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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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중학생 황금사전 선발대회 결선 장면 ⓒ 김영조

올해 560돌 한글날은 첫 국경일로 잔치를 치렀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을 기리는 훈민정음 반포 재현의식과 어가행렬이 시민들의 큰 손뼉을 받으며 성대하게 치러졌다. 우리 중학생들의 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중학생의 국어 실력은 우리 겨레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국립국어원이 주최하고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주관하며 교육인적자원부,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제1회 중학생 황금사전 선발대회가 열렸다. 지난 9월 30일에 전국 9개 지역에서 250여 중학교의 학생 2200명이 참가하여 예선을 치러 40여명이 뽑혔다. 이 40명이 모여 10월 14일 늦은 2시 이화여자대학교 엘지컨벤션센터에서 결선대회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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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중학생 황금사전 선발대회 목적에 대해 애기하는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남영신 회장 ⓒ 김영조

황금사전 선발 중학생 국어대회를 여는 목적을 남영신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민의 국어 능력은 어휘 능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어휘 능력과 함께 더 수준 높은 어휘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또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도 국어 능력이 부족해서 자기의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여 사회생활과 공동체 생활에 여러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가 사회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에 이 대회를 통해 국어 능력이 국가 경쟁력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이날 우선 예선에서 뽑힌 40여 명을 필답고사 형식으로 본선 1단계를 치러 20명을 추렸다. 그런 다음 본선 2단계를 열었는데 낱말 표현 능력을 손전화기(휴대폰)를 이용한 문답으로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통신 장애로 문자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필답고사로 대체했다.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으로 오르는 데 한글이 큰 구실을 했다는 생각으로 도입한 이 방식은 아쉽게도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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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전 선발대회 본선 1단계 필답고사 장면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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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에서 손전화로 답을 제출하고, 컴퓨터로 집계하는 장면, 하지만 아쉽게도 통신장애로 필답고사로 대체했다. ⓒ 김영조

결선은 먼저 그림과 사진을 제시하고 해설을 들은 뒤 관련 낱말을 많이 적어낸 학생 순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어서 보는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문제 가운데는 시골 곳간의 사진을 보여주고 거기에 보이는 것들의 이름 3개를 적으라거나, 판소리 사진을 보여준 다음 서서 소리하는 사람과 앉아서 북을 두드리는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묻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9명의 결선 참여자 중 여학생이 7명이나 돼 여학생들의 어휘 능력이 더 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긴장되던 순간이 지나고 드디어 시상식 차례.

부상으로 표지 글씨를 금박으로 인쇄한 황금사전과 노트북, ‘한컴오피스 2007’을 주는 으뜸상(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엔 서울 신명중학교 3학년 권영재 학생이, 버금상(문화관광부 장관상)엔 경기도 과천중학교 1학년 황정현 학생이, 우수상(국립국어원장상)엔 충남 천안중학교 3학년 표국용 학생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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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상을 받는 서울 신명중학교 권영재 학생과 시상하는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남영신 회장 ⓒ 김영조

그밖에 장려상(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장상)을 받은 학생들은 대성중 조현기, 남서울중 노현지, 삼현여중 노유빈, 문흥중 성다은, 전농중 김지완, 대구동중 현의홍 학생들이다. 장려상에 따른 부상은 우리은행, 산업은행, 한글과컴퓨터가 협찬했다.

이날 열린 황금사전 선발 중학생 국어대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다수의 손님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참여 학생들의 부모나 친지들이 자리를 메우고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에겐 위대한 글자, 세계 최고의 글자인 한글이 있지만 영어나 한자에 목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한글은 신음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열린 ‘황금사전 선발 중학생 국어대회’의 의미가 크다고 보는 이들은 말했다. 이 행사가 앞으로 2회, 3회로 이어지고, 국민이 이에 호응할 때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다’는 말은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국어 훼손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인터뷰] 으뜸상 받은 권영재 학생

▲ 인터뷰하는 권영재 학생
ⓒ김영조
- 어떻게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어떻게 준비했나.
"국어선생님(이은희)의 권유로 참가하게 되었어요. 평소에 국어에 관심이 있었지만 특별히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응모 자료에 있는 첨부파일을 읽어본 정도입니다."

- 이번 대회의 문제들이 어렵지는 않았나. 또 황금사전을 받은 소감은.
"전반적으로 어려웠어요. 하지만, 결선에서는 오히려 평소에 쓰던 말이 나와서 쉬웠습니다. 황금사전을 받아서 참 기쁩니다. 요즈음 우리 국어가 많이 훼손됐다고 느꼈는데 작은 힘이지만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미래의 꿈은 무엇인가.
"아직 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인데 국어나, 우리 민족에 관한 일을 할지도 모릅니다. 뭘 하든 국어사랑은 잊지 않겠습니다."

옆에서 대담을 지켜보던 권영재 학생의 어머니 배진화씨는 딸에 대해 한 마디 해줬다. "딸아이는 주변 사람들이 한글을 잘못 쓰면 나무라곤 합니다. 특히 일본말 찌꺼기를 쓰면 영재에게 지적을 받기 때문에 친구들이 두려워할 정도입니다. 평소에 특별히 교육한 것이 아닌데도 좀 유별지요." / 김영조

덧붙이는 글 |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 www.koreancontest.org, ☎ 02-735-0991

※ 대자보, 참말로, 다음에도 보냄

덧붙이는 글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 www.koreancontest.org, ☎ 02-735-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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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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