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금강산에 마음씨 착한 농부가 살고 있었답니다. 농부는 사냥꾼들에게 쫓기는 들짐승들을 위기에서 구해주곤 했답니다. 그가 도와준 동물들 중에는 산토끼도 있었지요. 어느 겨울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토끼 한 마리가 눈을 파헤치고는 어느 식물의 뿌리를 캐서는 열심히 핥아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뭘 그리 맛나게 먹니?"
"아, 제가 먹으려는 게 아니구요, 우리 주인이 병이 났는데 이 뿌리가 좋다고 해서 맞나 확인하는 중입니다."
토끼가 돌아간 후 농부는 호기심에 남은 뿌리를 맛보았습니다. 얼마나 쓴지 토끼가 자기를 놀리려고 그랬나보다 생각하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꿈 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낮에 보았던 그 토끼가 자신이라며 그동안 약한 짐승들을 도와준 보답이니 그 뿌리들을 모아 약으로 팔라고 했답니다. 후에 농부는 그 뿌리를 캐다 팔아 부자가 되었답니다. 그 뿌리가 바로 용담의 뿌리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