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기 구름 울보>사계절
툭하면 울음을 터트리는 우리 아가. 아직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돌잡이 아이라 그렇다 쳐도 가끔은 너무 많이 우는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아이마다 특성이 있긴 하지만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정말 잘 운다.
이런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 바로 <아기 구름 울보>다. 화가 나서 울고, 배가 고파서 울고, 졸려서 우는 아기 구름 울보. 산꼭대기에 살고 있는 이 녀석에게 산마을 동물들이 뚝 그치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 부탁해도 소용없고 야단쳐도 소용없고 달래도 소용이 없다.
어느 날 산마을에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기 구름 울보가 다시 또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왜 또 우냐고 물어보니 울보의 대답은 그저 '몰라요, 으아앙', 울면 바보라고 겁을 주어도 '아니에요, 으아앙', 무서운 구름이 잡으러 온다고 해도 싫다고 '으아앙' 울기만 한다.
자꾸 내리는 비에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된 산마을 동물들은 점점 화가 났다. 결국 아기 구름 울보의 버릇을 고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고 산꼭대기로 우르르 몰려갔다. 계속 울면 울보만 혼자 남겨 놓고 모두 이 산을 떠나 버린다는 말에 깜짝 놀란 아기 구름은 울음을 뚝 그친다.
"아기 구름 울보는 입을 꾹 다물고 꿀꺽, 꿀꺽, 꿀꺽, 울음을 삼켰어.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켰어. 드디어 비가 그쳤어."
비가 그치자 동물들은 신이 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날은 어두컴컴하고 후덥지근하다. 동물들은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마을에는 웃음이 사라진다. 바로 그때 누군가 산꼭대기를 보라고 소리친다. 거기에는 온통 까맣게 된 아기 구름이 있다.
"거기에는 온통 까맣게 되어 버린 아기 구름이 있었어. 있는 힘을 다해 울음을 참느라 몸 속 가득 눈물이 차오른 거야. 슬픔이 차오른 거야. 울지 못하는 울보는 너무 힘들어 보였어."
결국 동물 친구들은 아기 구름에게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라고 말한다. 아기 구름 울보가 훌쩍거리자 어디에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왈칵 울음을 터뜨리자 차가운 빗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아기 구름 울보는 슬픔을 모두 내보낼 때까지 울고 울고 또 운다. 그러자 산마을 동물들과 아기 구름 울보 모두 행복해진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커다란 무지개가 뜬 뒤로 활짝 웃고 있는 아기 구름의 모습이 나온다.
"아기 구름 울보는 여전히 잘 울어. 화가 나서 울고, 배고파서 울고, 졸려서 울어. 하지만, 마음껏 울고 나면 해님보다도 더 활짝 웃어. 바로…, 너처럼!"
잘 우는 우리 아기를 걱정하면 사람들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다. 애들은 다 울면서 크는 법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울면서 자기표현을 하고 스트레스를 풀며 자기들 나름의 의사소통을 한다.
잘 울고 또 잘 웃는 우리 아이가 어쩌면 행복한 아가일지도 모르겠다. 아기 구름 울보처럼 울음을 억지로 참게 했다가는 마음속에 깊은 슬픔과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으니. 실컷 울고 난 후에 활짝 웃을 수만 있다면 우는 행동 자체가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4세 정도의 어린이가 읽으면 좋을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글자 수도 꽤 있는 편이라 갓 돌을 지난 우리 아이가 보기에는 그 내용이 좀 긴 편이다. 글 전부를 읽어주려 하지 않고 그림만 보면서 간단한 말놀이를 하면서 읽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림이 독특하고 예뻐서 아이의 시선을 확 끄는지 자꾸 이 책을 가져와서는 읽어 달라고 한다. 책의 그림은 수채 물감을 이용하여 아주 단순한 모양으로 동물과 아기 구름을 표현한 것이 특징적이다. 아이가 그린 것처럼 삐뚤삐뚤하고 엉성하지만 친숙한 느낌의 그림들이 시선을 끈다.
책의 내용처럼 아이들은 실컷 울기도 하고 그 울음을 참기도 하면서 성숙해 간다. 작가는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을 소재로 하여 상상력을 가미하여 표현했다. 창작 동화를 읽어 주면서 책의 주인공과 아이를 같이 비교하며 얘기를 나누는 것도 아이의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기 구름 울보
김세실 글, 노석미 그림,
사계절,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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