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똑똑하길 바라는 엄마 맘 다 똑같지만...

[아가와 책 54] 숫자 책 <잘잘잘 123>과 글자 책 <고슴도치 ㄱㄴㄷ>

등록 2006.11.27 20:18수정 2007.06.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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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엄마들은 아이 교육에 대해서라면 반은 전문가 수준일 정도로 극성 맞다. 이제야 돌을 넘긴 우리 딸아이 주변의 엄마들을 보면 "우리 애가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 같다""○○나라 한글 교육을 시켜봐야겠다""영어 테이프를 틀어주니 좋아하더라" 등 조기 교육 열풍이 대단하다.

아이가 남보다 똑똑하길 바라는 엄마 마음이야 다 똑같겠지만 너무 지적 측면의 교육만 중시한 나머지 정서적으로는 결핍된 아이들로 자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하듯이 아이들의 발달도 골고루 이루어져야 균형 잡힌 사고를 갖게 되지 않을까?


그림책으로 숫자감각을... 지적 능력도 '쑥쑥'

a 책 <잘잘잘 123>

책 <잘잘잘 123> ⓒ 사계절

아이에게 숫자와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면 그림책을 읽어주며 이에 대한 감각을 익히도록 해 보자. 단순한 교육보다 예쁜 그림과 이야기를 통한 공부는 아이의 흥미를 돋우고 자연스럽게 지적 능력을 키워준다. 그림책에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아이의 상상력과 정서를 풍부하게 한다. 게다가 책을 보면서 숫자와 글자를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잘잘잘 123>은 숫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4세정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 하나 그 이전의 아이들에게 노래를 부르면서 읽어주어도 무리가 없다. 벽 그림이나 숫자 책 등 다른 텍스트를 통해 이미 숫자 개념에 친숙해진 아이라면 돌 이후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내용과 구성을 갖추고 있다.

책의 내용은 구전되는 동요인 '하나 하면 할머니가 지팡이 짚고 잘잘잘'로 시작하는 노래를 테마로 한다. 쉽게 말해서 이 노래를 각색하여 그 구절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왼쪽 편에는 노래 구절이 하나씩 나오고 오른 편에는 그 내용에 맞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나 하면 할머니가 호박을 이고서 잘잘잘
둘 하면 두더지가 땅굴을 판다고 잘잘잘
셋 하면 생선 장수 생선을 판다고 잘잘잘
넷 하면 넷 쌍둥이 나팔을 분다고 잘잘잘"



이런 식으로 하여 숫자 열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수채화 기법을 활용한 차분하면서도 친숙한 한국적 그림들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무척 좋아하여 거의 매일 밤마다 읽어달라고 집어 올 정도다. 특히 노래를 부르면서 읽어주면 자기도 흥이 나는지 몸을 흔들며 좋아한다. 하나 둘 숫자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 개념에 대한 인지가 되었는지 '1, 2, 3' 숫자 모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한글 자음을 인지하도록 돕는 책들도 시중에 꽤 많이 나와 있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엄마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면 서점에 한번쯤은 데리고 가 보자. 몇 권의 그림책을 보여 주면서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것 두어 권만 골라 주어도 충분하다.


그림으로 배우는 한글

a 책 <고슴도치 ㄱㄴㄷ>

책 <고슴도치 ㄱㄴㄷ> ⓒ 여우고개

<고슴도치 ㄱㄴㄷ>은 고슴도치 네 마리가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펼치는 단순한 내용의 글자 공부 책이다. 각 장의 왼쪽에는 한글 자음이 하나씩 소개되고 그 자음이 포함된 단어를 이용하여 만든 구절이 나온다. 오른 편에는 그 구절에 맞게 고슴도치들이 움직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ㄱ(기역) : 고슴도치 네 마리가
ㄴ(니은) : 노란 보따리 하나 들고 놀러 가요. 하나, 둘, 셋, 넷. 친구에게 놀러 가요.
ㄷ(디귿) : 씽씽 바람 부는 들판을 지나
ㄹ(리을) : 라일락꽃 언덕을 넘어서 가요. 어? 이게 뭐야?"


수채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초등학생이 그린 것 마냥 엉성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의외로 아이들은 자기들 수준으로 그려진 이런 류의 그림을 좋아한다. 전문적이고 아름답게 형상화된 그림들도 좋지만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삐뚤어지고 어설픈 그림의 경우 어린이 눈높이에 적합하여 쉽게 다가온다.

아이에게 조기 교육을 한답시고 숫자 공부와 한글 공부를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이런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숫자 배우기와 한글 알기의 즐거움을 알려 주자. 기역은 고슴도치, 니은은 노란 보따리, 디귿은 들판, 리을은 라일락꽃 단어 하나하나만 들어도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듯하지 않은가.

예쁜 그림과 우리 말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우리 그림책들은 아이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정서를 키워준다. 지나치게 지적인 교육만 신경 쓰지 말고 좋은 내용과 그림이 담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공부하자. 엄마가 읽어주는 예쁜 그림책에 매료된 아이는 강제로 시키지 않더라도 저절로 한글과 숫자를 알아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잘잘잘 1 2 3 (보드북) - 수 놀이 그림책

이억배 지음,
사계절,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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