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종사자 중 기독교인이 많은 이유

성탄절 전야 크리스찬 문화 현장을 가다

등록 2006.12.25 17:34수정 2006.12.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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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등장식으로 수 놓은 건물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돋우고 있다

전등장식으로 수 놓은 건물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돋우고 있다 ⓒ 유태웅

크리스마스 전야제인 24일 젊은 연인들의 마음이 '세상'으로 향하는 때, 성탄절기 행사를 마련한 한 아담한 교회를 방문했다. 1969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짧지 않은 역사를 보여주듯 벽돌조 고딕양식의 건물이 예스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BRI@교회는 최대 500여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였다. 내부천정의 목재 마감재료가 낡아있어 이 건물이 제법 오래되었음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예배실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교회내부공간은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구조였다.


교회건축물이 점차 현대양식으로 변하면서,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상이 없다면 일반 복지시설이나 문화센터로 착각할 수 있는 교회들이 많다. 그에 반해 이 교회는 전형적인 양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교회(敎會)라는 말은 건축물을 뜻하지 않는다. 교회는 기독교인들의 모임 그 자체를 말한다. 기독교의 뿌리가 되는 구약시대엔 솔로몬 성전으로 유명한 성소(聖所)를 뜻했다. 신약시대에 들어선 뒤, 처음에는 사도들의 다락방 등에서 예배모임을 갖던 것이 점차 독립적인 교회건축물로 발전해 나갔다.

a 요즘 주위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고딕양식의 교회건물의 야경

요즘 주위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고딕양식의 교회건물의 야경 ⓒ 유태웅

전형적인 교회 건축물, 성탄전야제 분위기를 더욱 돋우다

종교는 모두 각기 문화적인 축적물들을 만든다. 종교인들이 모이는 건축물 양식이나 예배형식을 비롯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이나 연극 등의 요소들이 그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 기독교 개신교를 중심으로 발전한 ‘크리스찬 문화’는 그 문화적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연예계나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음악과 춤, 연기가 결합된 뮤지컬 분야에서는 기독교인들의 활약이 더욱 뚜렷하다. 이 같은 현상은 매년 진행되는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배우들의 수상소감을 들어보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는 교회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크리스찬 문화’ 배경 때문이다. 여기서 성장한 학생과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그 재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종교적인 성향이나 개인의 신앙체험에 따른 동기 등은 논외로 한다.

얼마 전 한 집회에서 70년대 당시 ‘트윈폴리오’로 유명했던 윤형주씨를 만난 적이 있다. 지금 한 교회의 장로인 윤형주 씨는 고등학교 학창시절, 같은 교회에서 가수 조영남 씨와 함께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인연을 소개했다. 가수 조영남씨와 학창시절 인연이 있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학창시절 교회에서 다듬었던 음악성을 통해 대중가수로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던 사례를 발견한 기회였다.


뮤지컬배우 가운데 크리스찬들이 많은 이유?

대부분 교회는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이 교회학교는 연령순으로 유치,유년,초등,소년,중등,고등,청년부로 나뉜다. 이러한 교회학교는 중요한 절기마다 문화행사를 준비한다. 대체적으로 3,4월의 부활절기와 12월 성탄절기에 주로 이루어진다.

일부 교회의 경우에는 중등,고등,청년부가 준비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있다. 이 문학의 밤 행사는 시낭송, 중창이나 합창,촌극,성극,악기 연주 등으로 진행된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화가 변화, 발전하면서 교회 문학의 밤을 준비하는 기구나 악기 등은 변화했지만 그 내용과 형식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화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크리스찬들이 문화나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주일이면서 크리스마스 전야제인 24일 저녁에 찾아간 한 교회의 크리스마스 절기행사는 10년 전, 20년 전에 보아왔던 그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a 유년부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들

유년부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들 ⓒ 유태웅


a 초등부 아이들이 핸드벨로 연주하는 캐롤송

초등부 아이들이 핸드벨로 연주하는 캐롤송 ⓒ 유태웅


a 소년부 아이들의 성탄드라마 '빈 방 있습니까'

소년부 아이들의 성탄드라마 '빈 방 있습니까' ⓒ 유태웅


a 중등부 학생들이 선 보인, CCD(Contemporary Christian Dance)

중등부 학생들이 선 보인, CCD(Contemporary Christian Dance) ⓒ 유태웅


a 고등부 학생들의 합창

고등부 학생들의 합창 ⓒ 유태웅

10년, 20여 년 흘러도 변치 않는 크리스마스 절기행사

요즘엔 교회학교에서도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나 CCD(Contemporary Christian Dance)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복음성가는 이제는 대중가요에서 접할 수 있는 락이나 발라드 풍의 복음성가로 발전하고 있다.

힙합 등의 유행을 따라 전통적으로 ‘율동’이라는 영역에서 이제는 CCD라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크리스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으로 보수성향을 가진 교회에서 이러한 다양한 크리스찬 문화가 형성되기에는 여전히 먼 것 또한, 사실이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문화라는 토양이 부족했던 국내 상황에서 일부 교회에서 열린 문화행사는 그 지역사회의 작은 문화쉼터였다. 물론 그러한 문화행사는 대체적으로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였지만, 당시 쉽게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교회는 작은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10년, 20여 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교회학교 크리스마스 절기행사, 그 추억을 더듬어 보면서 지역사회에 작은 문화쉼터로 활용되기도 했던 예전의 교회모습을 떠올려 보게 된다. 통계적으로 교인들이 갈수록 교회와 멀어지는 현상과 사회의 발전 속도에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를 듣는 요즘 교회.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키(key) 가운데 하나는, 바로 ‘크리스찬 문화의 비전(vision)’ 속에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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