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 안의 여성들의 자리이승철
그런데 사원 안에는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이 적었다. 밖에서는 들어오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던데 비하면 너무나 조용한 모습이었다. 어마어마하게 넓고 큰 사원 안에는 겨우 100여 명의 여성들과 수십 명의 남성들이 서성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엎드려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의 사람들뿐이었다.
"이 모스크 역시 오랜 역사만큼이나 사연도 많은 곳입니다."
아주 오랜 옛날 이곳은 본래 원주민인 아랍인들이 하다드(비와 땅을 주관하는 신)를 모신 신전이었었다. 그러던 것이 제정로마 시대에는 주피터 신전이 되었고, 다시 비잔틴 시대에는 세례요한 교회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다시 이슬람세력이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우마야드 모스크로 탈바꿈을 한 것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같은 장소에 아랍의 신과 기독교, 그리고 다시 이슬람 신전으로 바뀌는 중층적인 다종교적 성역으로 바뀐 것이다.
"저쪽으로 가시죠, 헤롯왕에게 참수당한 세례 요한의 머리가 안치된 무덤이자 교회가 저쪽에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회교사원 안에 어떻게 기독교 교회가 있단 말인가.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이드를 쳐다본다.
"회교사원 안에 기독교 교회가 있다고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누군가 질문을 던졌지만 가이드는 말없이 웃으며 앞장을 선다. 가이드를 따라 100여 미터를 걸어가자 역시 실내에 돔형의 작은 건물이 나타났다.
"이 건물 안에 세례요한의 머리가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가 바로 비잔틴 시대의 세례요한교회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