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거리에서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루이비통 매장강병구
바로 어제까지의 독일에서와는 달리 찌는 듯 한 더위로 나를 맞아준 파리에서 먼저 가본 곳은 그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였다. 루브르 박물관 역에서 내려 콩코드 광장을 지나 개선문까지 걸어가는 동안 느낀 첫 감상은 '너무 덥다'였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20도가 채 안 되는 기온 속에 있다가, 30도가 훌쩍 넘는 파리의 날씨는 빠르게 적응하기 힘든 여행자를 더더욱 힘들게 했다.
두 번째는 정말 번화하지만 너무 익숙하다는 것이었다. 들었던 만큼이나 화려한 거리에는 다양한 상점들과 카페들이 즐비했다. 특히 샹젤리제 거리에 천막을 친 노천카페들은 거리 초입부터 개선문 끝까지 자리란 자리에는 모두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 놓은 듯했다.
그런 의자와 테이블 수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들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고, 거기에 한 배쯤 되는 사람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건물들은 원형만 오래 전 건물일 뿐 화려한 간판을 달고 실내장식을 해 최신 건물이나 다름없었다. 마치 놀이공원에 꾸며놓은 유럽형 건물과 그 안에 있는 최신 놀이시설 같은 모습이라고나 할까? 전체적인 모습은 사람 북적대는 명동과 별 차이가 없었다.
라데팡스에서 미래도시를 보다
즐비한 동양인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루이비통 매장이 있는 샹젤리제 거리와 중고등학교 미술책 확인 숙제를 온 듯 한 오르세 미술관, 너무나 더운 나머지 짜증만 나던 파리의 거리까지, 파리의 처음 삼일은 솔직히 실망의 연속이었다. 현기를 만나 처음으로 같이 돌아다니며 가게 된 라데팡스를 보기까지는 계속 그런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