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에 휘둘리지 말고 시간을 믿자

[생활속 희망경제] 악재에 흔들림 없는 '장기투자' 내공 길러야

등록 2007.08.13 12:54수정 2007.08.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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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김시연

지난주 금요일(10일) 종합주가지수는 하루에 80.19포인트(4.20%) 급락한 1828.49로 마감했다. 2004년 6월 3일 4.27% 하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토요일에는 모든 일간지가 앞다투어 머릿기사로 "서브프라임(비우량 담보대출)으로 인한 최악의 금융위기"라든지 "세계금융시장 대혼란" 등의 기사를 싣고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하루 변동폭도 매우 커져서 장중 저점과 고점의 폭이 8월 1일과 8월 2일에는 80포인트를 넘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주가지수 2000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뒤늦게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일간지 1면에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넘친다면 투자자들의 심리는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갑자기 희망적인 전망이나 뉴스는 온데간데없고 온통 불안한 기사나 전망만이 우세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이 근본적으로 며칠 사이에 큰 변화가 일어난 걸까? 아니면 세계 경기가 갑자기 냉각이라도 돼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지는 걸까? 등등의 생각이 들 수 있다.

많이 올라서 빠지는 것일 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우려는 몇 달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엔 케리 자금(이자가 싼 일본자금을 차입해서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도 지수가 하락하자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면 악재만이 부각된다. 이것이 주식시장이다.

더군다나 다른 국가에 비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택관련 채권 규모는 대략 8억 4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그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채권은 불과 2억 5000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영향과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국제 금융시장을 통한 외화차입 등을 고려해 보면 국제적인 금융불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성숙도나 주변의 풍부한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심리적인 안정만 찾는다면 주식시장도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재미있는 것은 7월 말까지의 주식 상승기에는 악재보다는 "한국 주식시장 재평가" 또는 "국내 경제성장률 회복"이라는 기대감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추가상승을 기대했다. 오를 때는 좋은 이야기들만 들렸다. 이것이 주식시장을 둘러싼 전형적인 모습들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말 1434.46으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7월 25일 종가기준으로 역사상 최고점인 2004.22를 기록했다. 상승률로 치면 올해에만 40%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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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2000포인트를 돌파해 2004.22포인트로 마감하자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주식시장은 오르기만 할 수 없다. 장기간에 많이 상승하더라도 그 과정에는 큰 폭의 하락도 많이 겪는다. 더욱 큰 상승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이 그런 때이다. 오히려 40%가 오르고 난 후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약 8.8%가 하락한 것이니까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장기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작년 말 대비 아직도 27%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간접투자를 바탕으로 올바른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문제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려고 주식에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단기 차익을 노리고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다. 올해 들어서 예상을 뛰어넘는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빨리 돈을 벌려는 조급증이 확산된 결과이다. 많은 펀드 가입자들도 예금이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초심에서 벗어나 투자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욕심을 부리는 현상도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가져야 하는 초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여윳돈으로 장기투자하되 물가상승률이나 예금이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좋은 펀드나 우량 주식에 장기투자한다는 마음이다.

현대중공업의 최근 3년간 주가를 보면 2004년 8월 10일 2만3200원, 다음해인 2005년 8월 10일 5만8400원, 2006년 8월 10일 11만2000원, 그리고 지난 주말 종가인 2007년 8월 10일 가격이 32만4000원이다. 3년 전 이맘때인 2004년 8월 10일 현대중공업을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무려 l299%(약 13배)의 투자이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3년 이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사람은 정몽준 회장 등 대주주를 비롯해 팔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할 수 없이 보유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많지 않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한 예에 불과하다. 이런 주식은 지금까지 많이 볼 수 있었고 앞으로는 더욱 많을 것이다.

이렇듯 단기적인 흐름을 무시한 장기투자의 열매는 달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이 있느냐이다.

장기투자를 위한 내공을 쌓자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시장을 단기적으로 예측하고 앞서나가려 하다가는 더욱 큰 재산상의 손실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좋은 주식이나 좋은 펀드에 장기간 투자하는 길밖에 없다.

한국의 경제상황이나 기업들의 실적이 갑자기 나빠지지 않았다면 현재의 어수선한 금융환경은 무시하도록 노력해보자. 신문기사나 증권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투자의 결과를 책임지거나 보장해주지 않는다. 예상이 맞으면 자기 탓, 틀리면 투자자 본인 탓이 된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장기적인 여건은 여전히 좋다. 인구구성상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될 2015년 전후까지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자금들이 주식시장에 원군이 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점진적인 주식투자비중 확대, (비록 최근 들어 금리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장기적인 저금리 시대에서의 간접투자비중 확대 추세는 변함이 없다. 단지 변동하는 주식시장을 대하는 투자자들의 마음만이 불안하고 흔들릴 뿐이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너무 높은 외국인들의 비중이 이번 기회에 적절히 줄어든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후에 지금의 시기를 돌아보면 매우 좋은 기회였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올 것이다. 투자의 기본중에 기본인 좋은 주식이나 펀드에 여유자금을 가지고 장기투자를 한다는 초심을 잃지 말자. 투자에 있어 믿을 수 있는 것은 시간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희망경제 #서브프라임 #악재 #장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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