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산업, 체제 홍보의 매개체로 자리매김 될 듯

중국 달 탐사선 창어1호 발사 성공

등록 2007.10.25 08:47수정 2007.10.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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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과 2005년, 두 차례의 유인우주선발사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이 이번엔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다. 잘 짜인 시나리오처럼 17차 전국대표대회를 막 마친 후진타오(胡錦濤) 체제 2기의 새 지도부는 위성발사기지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중국식 특색의 사회주의가 과학적발전관을 통해 위대한 결과물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며 한층 고무된 모습들이다.

 

<회남자(淮南子)>에 기록된 중국의 전설에 따르면 하늘에 열 개의 태양 중 아홉 개를 쏘아 떨어뜨린 명사수 예(羿)가 서왕모(西王母)로부터 불사약을 구해왔는데 폭군인 그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면 그 아래 백성들이 너무 힘들어 할 것을 염려한 그의 부인 창어(嫦娥)가 그 불사약을 대신 먹었다고 한다. 그러자 창어의 몸이 공중에 뜨더니 달로 날아갔고 이후부터 중국인들은 백성을 사랑했던 아름다운 창어선녀가 달에 살고 있다고 믿게 되었고 중추절에 월병을 먹으며 창어선녀를 기린다.

 

그래서 2004년 1월 수립되는 달 탐사계획도 창어프로젝트였으며 10월 24일 오후 6시 5분(한국시간 7시 5분),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기지에서 발사된 달 탐사선도 창어1호다. 이번에 발사된 위성에서 수집한 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은 2012년에는 달착륙선을 발사하고 2017년에는 유인왕복선 발사하겠다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CCTV '창어1호 발사' 특집 메인 화면 중국의 모든 언론이 '창어1호 발사' 특집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CCTV '창어1호 발사' 특집 메인 화면중국의 모든 언론이 '창어1호 발사' 특집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CCTV
▲ CCTV '창어1호 발사' 특집 메인 화면 중국의 모든 언론이 '창어1호 발사' 특집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 CCTV


발사된 창어1호는 발사 후 24분경에 태양열강판을, 50분경에는 계측칩을 펼치고 대륙권을 벗어나 정상적인 비행을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다. 중국 국가우주항공국에 따르면 창어1호는 11월 5일 경 세 차례의 궤도 수정을 거치면서 지구궤도에서 달 궤도로 들어서는데, 127분에 달을 한 바퀴씩 선회하며 1년 동안 3차원 입체영상 등 다각적인 달 탐사 자료를 보내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창어1호 발사는 중국 항공우주산업 역사에서도 많은 의미를 남기게 되는데 우선 최초로 지구궤도를 벗어나 다른 행성궤도를 비행하게 되었고,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6호가 3회 궤도수정을 했던 것에 비해 이번 창어1호는 10회나 되는 궤도수정을 한다는 것 등이다.


이번 발사를 통해 중국은 달에 대한 3차원 입체영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달 표면 원에 대한 분석에서도 미국이 분석한 5가지 광물 원소를 기초로 9가지 광물을 더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달 토양의 두께 등에 대한 분석과 측정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곧 핵융합원료인 헬륨3 등 달 표면에 있는 미래 에너지원 개발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국가 중에서도 일본이 9월 5일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발사했고 인도가 내년 4월 '차드리안 1호'를 발사할 계획이어서 달 탐사를 둘러싼 우주경쟁 열기가 한 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17차 전국대표대회 직후 창어1호의 발사 성공은 새롭게 출범한 후진타오(胡錦濤)체제 2기의 새 지도부에게 체제 홍보와 애국심 고취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외이미지 개선과 국가브랜드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달에 가려는 천년 꿈에 바짝 다가섰다며 달 탐사위성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 보도하고 있는 중국 언론에 힘입어 중국인들은 지금 자국의 과학 기술 발전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중화부흥의 부푼 꿈에 한껏 고무되어 있는 모습이다.

 

2년마다 전해져 오는 중국 우주산업의 쾌거는 내년의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의 상하이 세계박람회 등과 교차되며 대내적으로는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며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과학기술의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국가이미지와 브랜드를 제고시키는 기회로 자리매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0.25 08:4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창어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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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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