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은 동치미와 함께 먹어야 제맛!

작은 설날, 가족과 함께 쑨 동지팥죽

등록 2007.12.22 11:51수정 2007.12.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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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붉은 팥으로 팥 국물을 내고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쑨 동지팥죽 ⓒ 조찬현


오늘은 1년 중 가장 밤의 길이가 긴 동짓날이다. 동지 날에는 붉은 팥으로 팥 국물을 내고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동지 죽을 쑤어 먹는다. 옛 속담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나이 수만큼 새알심을 넣어 먹었다. 또한 붉은 팥 국물이 역귀를 쫓는다 하여 액운을 막기 위해 벽이나 대문 등에 팥 국물을 뿌리는 풍습이 전해져온다.


태양이 뜨는 낮에는 양, 달이 뜨는 밤에는 음으로 인식한 음양관에 의해 동지는 음이 극에 도달한 날이다. 하지만 이후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므로 양의 기운이 싹튼다. 그래서 동지는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 사실상의 새해를 알리는 날이다. 그래서 동지를 아세, 즉 작은 설날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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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 미리 빻아 놓은 찹쌀가루에 끓는 물을 붓고 잘 치대어 준비한 반죽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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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심 똑똑 떼어내 왼손에 올려놓고 뱅글뱅글 돌리면 동그란 새알모양이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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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심 동지팥죽에 넣을 동그란 새알모양의 새알심 ⓒ 조찬현


올해는 집에서 동지 죽을 쑤어먹기 위해 동지 하루 전부터 미리 준비했다. 찹쌀과 멥쌀을 5:1의 비율로 섞어 3시간을 물에 불렸다. 불린 쌀을 동네 방앗간에 가서 빻아왔다. 쌀가루의 간은 방앗간에서 해준다.

붉은팥을 깨끗이 씻어 압력솥단지에 담아 물을 넉넉히 붓고 삶는다. 끓어오르면 첫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물을 붓고 팥이 물러질 때까지 푹 삶는다. 이렇게 삶은 팥을 식혀 으깨어 체에 받쳐 앙금을 가라앉힌다.


붉은 팥은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나 과음에 의한 구토 시 효과가 있다. 삶은 팥을 먹거나 팥 국물을 마시면 좋다. 신장병이나 각기병 등의 부종에도 삶은 팥이 좋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변이 나오는 병에는 팥잎을 짓이겨 만든 즙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

새알심은 미리 빻아 놓은 찹쌀가루에  끓는 물을 붓고 잘 치대어 반죽해서 손으로 떼어내어 가래떡 모양으로 길게 만든다. 그 다음 똑똑 떼어내 왼손에 올려놓고 뱅글뱅글 돌리면 동그란 새알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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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물 가라앉힌 팥물을 가만히 따라 냄비에 붓고 끓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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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뜨끈한 동지 죽은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가라앉힌 팥물을 가만히 따라 냄비에 붓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팥물에 새알심을 넣고 한소끔 끓여 간을 한다. 이때 새알심이 눌러 붙거나 뭉개지지 않도록 주걱으로 잘 저어준다.

동지죽이 잘 쑤어졌다. 뜨끈뜨끈한 동지 죽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쫀득하고 차진 새알심을 건져 먹는 맛 또한 일품이다. 뜨끈한 동지 죽은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오늘은 동지팥죽을 넉넉하게 쑤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동짓날이 되었으면 한다.
#동지 #동지팥죽 #새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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