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공통적인 기쁨
.. 사랑이 되지 못하더라도 공통적인 기쁨과 슬픔 또는 노여움 등을 함께 느끼는 일은 우정을 두텁게 하며 시야를 넓혀 주고, 따라서 사람을 보는 눈도 그리고 남자를 보는 눈도 향상되게 마련입니다 .. 《다나까 미찌꼬/김희은 옮김-미혼의 당신에게》(백산서당,1983) 116쪽
“노여움 등(等)을”은 “노여움 들을”로 다듬습니다. “시야(視野)를 넓혀”는 “보는 눈을 넓혀”나 “눈길을 넓혀”로 손보고, ‘향상(向上)되게’는 ‘나아지게’나 ‘늘게’로 손봅니다.
┌ 공통적(共通的) : 둘 또는 그 이상의 것에 두루 통하고 관계된
│ - 공통적 관심사 / 공통적 견해 / 공통적인 문제 / 공통적인 특징
├ 공통(共通) : 둘 또는 그 이상의 여럿 사이에 두루 통하고 관계됨
│ - 공통 과제 / 두 사건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뭐지?
│
├ 공통적인 기쁨과 슬픔 등을 느끼는
│→ 함께하는 기쁨과 슬픔 들을 느끼는
│→ 함께 기쁨과 슬픔 들을 느끼는
│→ 다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 모두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 …
‘-적’을 붙인 ‘공통적’하고, ‘-적’을 붙이지 않은 ‘공통’하고 어떻게 다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공통적 관심사”와 “공통 관심사”가, “공통 과제”와 “공통적 과제”가 뜻이나 느낌이 어떻게 갈라질지 헤아려 봅니다.
쓸 만하다면야 얼마든지 쓰면 되는 한자이고, 쓸 만하지 않다면야 구태여 쓸 까닭이 없는 한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깊은 뜻이 없는데 억지스레 깊은 뜻이 있는듯 여길 까닭이 없습니다. 두루 쓰일 만하지 않은데 자꾸자꾸 이곳저곳에 쓰는 일은 얼마나 부질없느냐 싶습니다.
국어사전 뜻풀이로 ‘공통-공통적’은 “두루 통한다”고 합니다만, 두루 통하는 일은 ‘같다’나 ‘비슷하다’나 ‘닮다’를 가리킵니다. 서로 ‘이어지’고, 서로 ‘함께하’며, 서로 ‘한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공통적 관심사 → 모든 이가 눈길 두는 일 / 누구나 눈이 가는 일
├ 공통적 견해 → 같은 생각 / 똑같은 생각
├ 공통적인 문제 → 똑같은 문제 / 다 함게 풀 문제
└ 공통적인 특징 → 비슷한 특징 / 같은 특징
말을 쉽게 쓰는 일은 좋은데, 쉽게 쓰려고 애쓴다고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쉽고, 왜 쉬운지 알지 못한다면 무슨 말이 쉬우며, 어떻게 써야 쉬운 줄 알기 어렵거든요. ‘공통’이든 ‘공통적’이든 이런 말을 입에서 떼지 못하는 까닭도 어떻게 써야 쉬울까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럴 때에는 ‘공통’이나 ‘공통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를 먼저 살펴보고, 그 뜻 그대로 말을 해 보고 글을 써 보면 어떠한지 몸소 느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 다음 한 번 더 살펴보고 돌아보고 곱씹어 줍니다.
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
.. 여러 사례 가운데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빈약하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의료시설에 관한 문제다 .. 《폴 인그램/홍성녕 옮김-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알마,2008) 103쪽
‘여러 사례(事例)’는 ‘여러 가지 일’이나 ‘여러 가지’로 다듬어 봅니다. “나타나는 것”은 “나타나는 모습”으로 손보고, ‘빈약(貧弱)하거나’는 ‘허술하거나’나 ‘모자라거나’로 손보며, “의료시설에 관(關)한 문제”는 “의료시설 문제”로 손봅니다.
┌ 공통적으로
│
│→ 비슷하게
│→ 엇비슷하게
│→ 한결같이
│→ 나란히
│→ 어디서나
│→ 언제나
│→ 늘
└ …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문제이기에 이 자리에서도 나타나고 저 자리에서도 나타납니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납니다. ‘어느 때이든’ 나타납니다. 한결같이 나타나고, 늘 벌어지며, 언제나 터집니다.
드물게 보는 문제라 해도 마음을 단단히 여미면서 다스려야 할 텐데, 자주 보이는 문제나 자꾸 터지는 문제라면 더더욱 마음을 단단히 추슬러야 합니다. 온갖 사건 사고도 잘 다독여야 하고, 우리가 쓰는 말과 글도 찬찬히 어루만져야 합니다.
┌ 허술하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의료시설 문제가 한결같이 나타난다
├ 모자라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의료시설 문제가 어디서나 나타난다
├ 엉성하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의료시설이 늘 말썽이다
└ …
알맞게 말하고 올바르게 글쓰는 일은 마음다스리기와도 같다고 느낍니다. 알맞게 일하고 즐겁게 놀며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삶은 우리 마음과 몸을 살뜰히 돌보는 마음닦이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찮게 여기며 지나치다 보면 오래지 않아 썩거나 곪습니다. 조그맣다고 느껴지는 대목부터 하나씩 다독이지 않으면 곪은 자리가 언젠가는 터지게 됩니다. 여느 때부터 있는 힘껏 붙잡거나 매만져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8.11.20 21:36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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