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69) 자동적

― ‘자동적으로 1천 원이 발생되고’, ‘자동적으로 해결이 될’ 다듬기

등록 2009.02.28 19:36수정 2009.02.28 19:36
0
원고료로 응원

 

ㄱ. 자동적으로 1천 원이 발생되고

 

.. 창간 당시 원고료는 잉걸 뉴스가 되면 자동적으로 건당 1천 원이 발생되고, 뉴스 가치가 인정돼 중간머리에 오르면 5천 원, 머리기사에까지 오르면 1만 원으로 올라갔다 ..  《오연호-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2004) 50쪽

 

 "창간(創刊) 당시(當時)"는 "처음 열었을 때"로 다듬고, '건당(件當)'은 '꼭지마다'나 '한 꼭지에'로 다듬습니다. '발생(發生)되고'는 '붙고'나 '나오고'로 손보고, "뉴스(news) 가치(價値)가 인정(認定)돼"는 "뉴스로 값할 수 있어"나 "뉴스로 값어치가 있어"로 손봅니다. '원고료(原稿料)'는 그대로 둘 수 있지만, '글삯'으로 고쳐쓰면 한결 낫습니다.

 

 ┌ 자동적(自動的)

 │  (1) 다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저절로 움직이거나 작용하는

 │   - 자동적 장치 /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기계

 │  (2)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거나 어떤 절차 없이 바로 이루어지는

 │   - 자동적으로 거침없이 좔좔 외워 / 자동적인 미소

 ├ 자동(自動)

 │  (1)  기계나 설비 따위가 자체 내에 있는 일정한 장치의 작용에 의하여 스스로 작동함

 │   - 자동 권총 / 자동 승강기 / 일정한 온도가 되면 자동으로 꺼진다

 │  (2) 일, 행동 따위가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짐

 │   - 자동 포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 자동 해고였다 /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이다

 │

 ├ 자동적으로 건당 1천 원이 발생되고

 │→ 자동으로 꼭지마다 1천 원이 생기고

 │→ 곧바로 한 꼭지에 1천 원이 나오고

 │→ 그 자리에서 한 꼭지에 1천 원을 주게 되고

 └ …

 

 자동차는 사람이 몰아야 움직이니 '자동(自動)으로 가는 차'는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 같은 탈거리는 사람이 몸을 써야 움직이고, 자동차 같은 탈거리는 기름만 넣어 주면 사람이 몸을 쓰지 않아도 움직입니다. 우리가 한자를 빌어 '自(스스로)+動(움직이는)+車(탈거리)'란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처음 이 물건을 받아들이던 때 한문이 아닌 토박이말로 삶과 생각을 나타냈다면, 사뭇 다른 이름이 태어나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 자동적 장치 → 자동 장치 / 저절로 움직이는 장치 / 스스로 움직이는 장치

 ├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기계 →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

 ├ 자동적으로 거침없이 좔좔 외워 → 곧바로 거침없이 좔좔 외워

 └ 자동적인 미소 → 절로 나오는 웃음

 

 우리가 하나하나 셈하고 물건을 가져다주지 않아도, '자동판매기(自動販賣機)'는 잘 움직입니다. 종이돈이나 쇠돈을 넣고 단추를 누르면 알아서 물건이 톡톡 나옵니다. '스스로 파는 기계'인 셈입니다.

 

 ┌ 자동으로 꺼진다 → 스스로 꺼진다 저절로 꺼진다 알아서 꺼진다

 ├ 자동 포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 곧바로 내버린 셈이나 다름없다고

 ├ 자동 해고였다 → 곧바로 잘렸다 / 곧장 목아지였다

 └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이다 → 저절로 물러 버린다 / 바로 없던 일이 된다

 

 여러 가지 기계는 사람손을 빌지 않고도 움직입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우리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서는 아름다이 북돋울 수 없습니다. 우리 넋은 우리 몸뚱이를 움직여 보살피지 않고서는 고이 가꿀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은 우리 이웃과 널리 사랑하고 믿음을 나누지 않고서는 넉넉히 채울 수 없습니다.

 

 저절로 나아질 수 없는 말이고, 알아서 깨끗해질 수 없는 글입니다. 스스로 새로워질 수 없는 말이며, 혼자서 짜임새 있게 될 수 없는 글입니다. 한 마디 두 마디에 우리 땀방울이 스며야 하고, 한 줄 두 줄에 우리 손때가 타야 합니다.

 

 

ㄴ. 자동적으로 해결이 될 것

 

.. 나머지는 그곳에 가면 자동적으로 해결이 될 것 같았다 ..  《하이데마리 슈베르머/장혜경 옮김-소유와의 이별》(여성신문사,2002) 25쪽

 

 "해결(解決)이 될 것 같았다"는 "풀릴 듯했다"나 "사라지리라 생각했다"로 고쳐씁니다.

 

 ┌ 자동적으로 해결이 될

 │

 │→ 저절로 풀릴

 │→ 알아서 다 될

 │→ 그만일

 │→ 걱정이 없을

 └ …

 

 저절로 풀리는 일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알아서 다 될 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애쓰지 않아도 그만인 일이 있을는지요. 우리가 마음쓰지 않았는데 걱정이 없이 끝날 일은 얼마나 될까요.

 

 대통령을 바꾼다고 국가보안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장이나 군수를 갈아치운다고 동네 문화와 사회 경제가 갑자기 발돋움하지 않습니다. 대입제도를 바꾼다 한들 교육 문제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둘레를 휘감는 나쁜 법을 몰아내도록 살아야 하고, 작은 구석 하나부터 우리 살림살이를 우리 힘으로 일구어야 합니다. 학력에 따라 사람을 푸대접하지 않게끔 애써야 하는 한편으로, 온갖 연줄과 돈과 이름에 따라서 따돌리지 않을 수 있어야 비로소 교육이 제자리를 잡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9.02.28 19:36ⓒ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적 #적的 #우리말 #한글 #국어순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5. 5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