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진, 내가 사랑할 수 없는 사진

[사진은 삶이다 15] 돈 앞에서 무너지면 ‘게으른’ 사진이 된다

등록 2009.04.12 10:32수정 2009.04.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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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쟁이 '다카하시 신'이라는 분이 그린 <좋은 사람>이라는 스물세 권짜리 긴 만화가 있습니다. 다카하시 신이라는 분은 만화쟁이라는 이름을 처음 우리 앞에 선보이면서 이 작품 <좋은 사람>을 그렸는데, 자그마치 일곱 해에 걸쳐서 그리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런 다음 <최종병기 그녀>를 그렸는데, <최종병기 그녀>를 마무리짓고 나서 붙인 그린이 말을 보면, 첫 작품을 일곱 해나 들여 그리는 일은 아주 고된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분 말이 아니더라도 더없이 힘든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만화그리기뿐 아니라 글쓰기와 그림그리기와 사진찍기에서도 한 가지를 붙잡고 여러 해에 걸쳐서 잇는 일이란 몹시 고달픕니다. 힘은 힘대로 들며 돈은 돈대로 들고, 그러는 가운데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 만나기마저 수월하지 않습니다. 용케 밥술을 뜰 수 있기도 하고 제법 돈벌이가 되는 때도 있으나, 웬만해서는 밑바닥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좋아하고 즐기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해 동안 한 가지 일을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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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과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헌책방 나들이를 하는 분이 제법 늘었습니다. 아직은 그리 안 많지만, 자전거만 타면 헌책방이든 도서관이든 찻집이든 일터이든 극장이든, 퍽 짧은 동안에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터전을 좀더 너르고 고루 돌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 최종규


저는 1998년부터 찍어 온 '헌책방'을 2009년 오늘까지 꾸준히 찍습니다. 없는 돈을 털어 '제 나름대로 생각하기에, 헌책방을 찍는 필름으로 가장 낫다고 느껴지는' 녀석을 골라, 꽤 많은 돈을 들여 필름을 장만하면서 찍습니다. 그래서 필름값만으로도 천만 원은 넘게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찍을 사진을 헤아리면 더더욱 많은 돈을 필름값이며 다른 사진값으로 쓰게 될 테지요.

그렇지만 정작 제가 지내는 살림집에는 이만한 돈을 들이지 못합니다. 옆지기와 아이가 좀더 느긋하게 지내는 삶에도 제대로 돈을 쏟지 못합니다. 그래도 옆지기는 우리 살림이 팍팍하여도 제 사진찍기를 그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밥을 굶어서도 안 되지만 사진찍기를 멈추어서도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일이란 없기 때문에, 두 가지를 함께 해내기란 까마득한 노릇이에요. 여태껏 어찌저찌 잘 버티어 오기는 했지만.

모르는 노릇이지만, 저는 저대로 이렇게 사진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저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진감 하나를 찾아내어 붙잡고 꾸준히 이어나가는' 다른 모든 사진쟁이들 또한 어떻게 지내는지를 마음으로 알게 됩니다. 밑바닥 가난을 느끼면서도 그 사진길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뚜벅뚜벅 걷고 있는 이웃 사진쟁이 모습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마다 꿋꿋하게 제 사진길을 걷는 이웃 사진쟁이를 만나거나 알고 지내면 가슴이 벅차면서 반가워, 서로 주머니가 가난한 주제에 서로 술을 사 준다든지 서로 도움을 주려고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서로 온몸으로 알고 온몸으로 부대끼는 삶이기 때문에 이처럼 어깨동무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그분이 제 사진을 달가이 여기지 않고, 저 또한 그분 사진을 내켜 하지 않다 하더라도, '사진에 바치는 땀과 품'이 어떠한 줄을 마음과 마음으로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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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와 꽃 볕바른 자리는 꽃그릇이 차지하고, 그늘진 자리는 빨래가 차지합니다. 빨래도 햇볕을 좋아하지만, 그늘 자리라 하여도 따순 봄날씨에는 잘 마릅니다. ⓒ 최종규


아무튼, 만화책 <좋은 사람>을 아주 야금야금 먹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선후배한테 내주고 저는 장만하지 못하고 있던 이 녀석을 헌책방에서 통째로 장만하고 나서 이태를 묵힌 요즈음, 한 권 두 권 아끼면서 먹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어느새 21권까지 보고 말아 이제는 두 권만 더 보면 끝나게 되는데, 얼른 읽어치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와, 두 권 남은 책이 너무 아쉽다는 마음 하나가 겹칩니다. 한손은 그 다음 권으로 뻗치고, 다른 한손은 책을 덮고 나한테 밀린 다른 일을 하자는 데로 뻗칩니다.


히유, 한숨을 푸욱 내쉰 다음 도서관 책 갈무리를 합니다. 곧 4층 살림집을 비워야 하니, 4층에 쌓아 두고 있던 '낡은 책상자'를 들어내어 3층 도서관으로 옮긴 다음 그동안 꽁꽁 싸매고 있던 책을 풀어놓습니다.

이 '낡은 책'은 적어도 서른 해 넘게 묵은 책들로, 때때로 예순 해나 일흔 해, 또는 백 해를 넘긴 책도 있습니다. 예전에 서울에서 혼자 지낼 때에는 책꽂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꽂아 놓고 있었는데, 우리 집에 놀러 온 분들이 알게 모르게 빼내어 가져가시고는 돌려주지 않은 책이 늘어나서, 그 뒤로는 상자에 집어넣고 꺼내놓지 않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아침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상자를 모두 열어 다 꺼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이 잘못 만져서 책장이 바스러지게 되더라도, 또 누군가 슬쩍 훔쳐가게 되더라도, 그저 우리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 '낡은 책'을 손으로 만지면서 '책이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생각하면서 꽂아 놓습니다. 저 또한 오랜만에 이 낡은 책을 만지며 손이 새까매지는 기쁨을 느낍니다.

참말, 낡은 책을 만질 때에는 손이 새까매지는 일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손에 낡은 책때가 잔뜩 옮겨 묻어 손을 벅벅 문질러 닦아야 하지만 얼굴은 웃습니다. 낡은 책을 만지느라 조금씩 책때가 스미어 거무튀튀하게 바뀌는 손이 되지만, 마음이 흐뭇합니다. 꼭,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헌책방 일꾼들 손을 사진으로 한 장 두 장 차곡차곡 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 '냄새 나고 거칠고 투박하고 생채기 많고 몽톡해지기까지 한' 헌책방 일꾼들 손자취를 어설프게나마 내 손으로 살몃살몃 느껴 본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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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집 빨래와 꽃그릇 누구 보라고 일부러 꾸며 놓은 꽃그릇이 아닙니다. 예쁘게 보이려고 걸어 놓은 빨래가 아닙니다. 그러나, 골목집에 깃들어 사는 이웃사람 눈에는 아름답고 싱그럽게 보입니다. 이 모습 그대로를 사진기에 담아 놓습니다. ⓒ 최종규


만화책 <좋은 사람> 20권 96쪽을 펼칩니다. 스물한 살 젊은 여직원이 쉰 줄 넘긴 늙은 남자 간부사원 앞에서 외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회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생은 자기 것이 아니던가요? 회사란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던가요? 뜻대로 되게 하면 되잖아요! 호락호락하게 보면 된다구요. 자기의 추억이라면, 스스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랑한다면, 행복하게 만들어야지요!"

도서관에 아직 손님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껏 눈물을 흘립니다. 엊저녁 마시다가 남은 김 빠진 보리술을 홀짝홀짝 들이킵니다. 85쪽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앞서와 같이 스물한 살 여직원이 다부지게 외칩니다.

"부장님들이 회사를 만드신 거라구요? 그렇다면 부장님들 책임 아닌가요? 회사라는 실체도 없는 것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지 마세요. 부장님들을 정리해고 하려는 건 회사가 아니라 결국 부장님들 자신이라구요!"

어제 도서관에 찾아오신 분하고 즐겁게 술잔을 부딪히면서 사진과 삶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 도서관에 나들이를 오게 되어, 저녁나절 함께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나누는 일이란 그지없이 즐겁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분이 도서관에 나들이를 오게 되어, 저녁나절 같이 책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주고받는 일이란 가없이 재미납니다. 이때 옆지기와 아이가 함께 있을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만 이야기를 해야 해도 나쁘지는 않고요. 그래, 어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서, 오래도록 말은 안 하고 있었으나 여러모로 느끼고 있던 생각이 몇 가지 터져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사진찍기 하는 사람들이 너무 게으르다'입니다. 만화 <좋은 사람>도 그렇지만, 우리 가슴을 짠하게 울리는 작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만화쟁이는 자기가 그려낼 작품에 담을 이야기에 빈틈이 없도록 바지런히 알아보고 익히고 배우고 찾아다닙니다. 배경 그림이 잘못되지 않게끔, 사람 몸짓이나 자전거 모양새조차 어긋나지 않게끔 모든 자리에 마음을 쏟습니다.

<아빠는 요리사>나 <맛의 달인> 같은 만화책도 그러하지만, 한두 해가 아닌 열 몇 해, 또는 스무 해도 넘게 오래도록 이어그리게 됩니다. 이렇게 이어그리는 동안 더 오래 새로 배우고 다스립니다. 일본에는 쉰 해 넘게 지치지 않고 이어그려진 만화작품이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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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와 엄마와 아기 외할머니는 아기 엄마한테 “나도 너 낳고 손목 나가서 못 쓰고 있잖아. 애기 낳으면 다 힘들어.” 하고 이야기합니다. 아기 엄마는 팔다리가 결리고 아파, 아기를 안고 업다가 외할머니한테 넘깁니다. ⓒ 최종규


엊그제, 야구 선수 송진우님이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면서 큰 기사로 나왔습니다만, 지난해에 숱한 새 기록을 세운 야구 선수 전준호님도 마찬가지였는데, 나라 안에서는 아주 대단한 기록이기는 한데, 나라 밖 일본이나 미국과 견주면 '어린아이 놀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아주 보잘것없습니다.

가게 간판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아름다운 간판이란 '하나도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제 고향이며 삶터인 인천에는 '북성동 차이나타운'이 있고, 여기에는 짜장면을 처음 만들었다는 가게 '공화춘'이 있습니다. 이 가게 건물은 백 해가 넘었습니다. 그러니, 이 가게에 붙은 간판은 백 해가 넘었을 테지요? 자, 그러면 우리 나라에 이렇게 '가게 간판으로 백 해 세월을 잘 버티어 내며 살아남은 곳'은 몇 군데쯤 될까요? 우리는 몇 군데 가게를 떠올려 볼 수 있을까요?

이곳 '공화춘'은 가게 간판 하나만으로도 '국보 대접'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불타 버린 남대문이 왜 우리한테 소담스러운 보배로 느껴졌겠습니까? 어떤 마음과 손길이 남대문을 이제까지 지키고 있었는데 안타까이 불타게 되었겠습니까?

지난달, 인천 중구 전동에 있는 '삼치골목' 간판이 죄다 바뀌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삼치집 '인하의 집' 간판도 바뀌었습니다. 서른 해쯤 되었는지, 또는 더 오래되었는지 잘 모릅니다만, 예전 '인하의 집' 간판은, 인천 '전동 삼치골목'에 얼마나 오랜 역사가 깃들었는가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깨끗하게 바꾸었다'고 하는 '간판 조성사업'으로 모든 역사가 사라졌습니다. 간판이 사라지면서, 그 오래된 간판을 날마다 닦고 손질하면서 다치거나 망가진 데 하나 없이 간수하던 손때와 손품 모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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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 놀기만 하고 밥을 안 먹으려 하는 아기를 달래며 밥먹이기란 참으로 고달픕니다. 아기가 좀더 자라면 많이 달라질 테지만, 아기는 제가 어릴 적에 엄마를 얼마나 고달프게 했는지를 떠올리지 못하리라 봅니다. 뒷날 커서 이런 모습을 사진으로 보게 된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 최종규


오래되었다고 좋을 수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롭다고 좋을 수 없습니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일 뿐입니다. 좋지 않다면 좋지 않을 뿐입니다. 더도 아니요 덜도 아닙니다.

사진은 사진입니다. 사진은 사진 아닐 수 없고, 사진 아닌 무엇에 억지로 사진이란 이름표를 붙여 놓을 수 없습니다. 이름표만 사진을 단다고 해서 사진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한테는 '사진작가'라는 이름표가 없어도 우리 스스로 사진을 좋아하고 즐기는 매무새를 고이 간직한다면, 누구나 '사진쟁이'입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사진을 좋아하지 않거나 즐기지 못하면서 간판만 '사진작가'로 내건다 하여 '사진쟁이'가 될 수 없습니다. 이이는 사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돈벌이만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제아무리 값나가거나 좋은 장비를 써서 멋져 보이는 작품을 잘 찍었다 하여도, 그런 작품은 '작품'이라고까지는 이름 붙일 수 있어도 '사진'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진에는 사랑이 담기거든요. 글 한 줄에도 사랑이 담겨요. 그림 한 점에도 사랑이 담깁니다. 만화 한 점에도 너른 사랑이 담깁니다.

저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어서 1995년 4월 5일 부모님 집을 뛰쳐나와서 혼자 살았습니다. 혼자 살림을 꾸린다고 했어도 돈이 모자라, 몇 해에 한 번씩 어머니한테 여쭈어 전세돈을 빌곤 했는데, 이제는 이 돈을 모두 책 만드는 일에 써 버리고 말아 제 주머니에 남은 돈이 없습니다. 또다시 어머니나 형한테 손을 내밀며 "미안해요. 그러나 좀 도와주셔요." 하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탁은 즐겁게 할 생각입니다. 어려움도 즐거운 제 삶이며, 책 만들기도 즐거운 제 삶인 가운데, 애써 피땀 바친 책을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나누는 일도 제 삶이거든요.

책을 사 읽고, 글을 쓰고, 또 사진을 찍는 일은 오롯이 제 삶입니다. 조금도 만만하지 않은 제 삶입니다. 세상은 제 글과 책과 사진을 그리 달가이 여기지 않습니다. 애써 제 글을 책으로 엮어 주는 바보스런 출판사가 있습니다만, 제 글이 돈이 안 될 줄 뻔히 알기 때문에 손사래를 치는 똑똑한 출판사가 아주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바보스런 미련퉁이 삶을 버리거나 놓지 않습니다. 저는 바보스러운 제 삶이 좋기 때문입니다.

만화쟁이 다카하시 신 님이 그려낸 <좋은 사람>에 나오는 '바보 회사원 기타노 유지'가 세상없이 좋은 사람이듯, 저한테는 제가 붙잡는 사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벗입니다. 헌책방을 찍고 골목길을 찍고 자전거를 찍고, 여덟 달 딸아이 사름벼리를 찍는 일이 제 모두를 바치게 되는 즐거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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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보는 사진눈 누구나 저 스스로 바라보는 눈길로 사진을 찍습니다. 저 스스로 사랑을 담아 바라본다면 사진에 사랑이 담깁니다. 미움을 담아 바라본다면 사진에 미움이 담깁니다. 쓸쓸함을 담아 바라본다면 사진에 쓸쓸함이 담깁니다. 그러고 보면, 사진으로 찍히는 사람이며 삶터며 자연이며, 있는 그대로 찍힌다기보다 우리 눈썰미에 따라 사뭇 딴판으로 보여지는 셈이 아닌가 싶곤 합니다. ⓒ 최종규


사랑하니까 찍는 사진입니다. 사랑하니까 제 모두를 바치는 사진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찍지 못하는 사진입니다. 사랑이 없이 돈벌이만 생각하면서, 그러니까 우리 식구들 밥술 걱정만으로는 찍지 못하는 사진입니다.

이런 밥벌이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옆지기는 이렇게 말하지요. "싫다."고. 딱 한 마디로. 그래서 저도, 이 나라 수많은 사진'작가'님들이 당신 삶과 사진을 오롯이 사랑하지 않고서 쏟아내는 '작품'들이 마뜩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아주 짜증스럽습니다.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당신들은 아직까지 '작가'에 머물기만 할 뿐, 스스로 사진을 사랑하는 길을 모르시니까요. 앞으로 사랑해야 할 사진으로 나아가자면 한참 멀었으니까요.

모르는 일은 잘못은 아니나, 못 느끼는 일은 잘못은 아니나, 모르는 채로 머물고 못 느끼는 채로 맴도는 일은, 좋은 만화를 보며 눈물을 흘릴 때와 마찬가지로 눈물이 샘솟게 합니다. 부디, 저 같은 '사진바보'가 사랑하고 아끼면서 웃음바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랑 담긴 사진'을 찍어 주셔요. 아니, 사진쟁이로 걷는 가시밭길을 사랑해 주셔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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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말 #사진찍기 #사진가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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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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