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낙안면 금산마을에서 마을을 설명하는 한 할아버지순천시 낙안면은 비교적 작은 면이지만 민속마을로 3곳이 지정돼 있고 전라남도에서 지정하는 행복마을(한옥마을)로 또 3곳이 지정돼 있다. 전라남도 행복마을 52개 중에서 3곳이 지정된 면은 낙안면이 유일하다
서정일
전남 순천시에는 4000여 명의 인구수를 가진 낙안면이란 곳이 있다. 낙안면은 순천시 중심가에서 약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33개의 마을로 이뤄졌다. 101년 전까지는 낙안군의 치소인 낙안읍성이 있던 곳이지만, 폐군된 이후 지금은 사적지이면서 민속마을로 조성된 곳이다.
그런데 낙안면은 그리 크지 않은 면(面)임에도 불구하고 총 33개 마을 중 약 20%에 달하는 6개 마을이 민속마을이며 행복마을(한옥마을)이다. 지난 84년 동내마을, 서내마을, 남내마을이 민속마을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금산마을, 이곡마을, 내운마을이 전라남도로부터 행복마을로 지정돼 한옥마을로 거듭나게 생겼다.
행복마을(한옥마을)은 '낙후된 농어촌 마을을 사람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 현 주민들과 후손들이 정착하고 도시민이 돌아오는 마을로 조성해 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7년부터 전라남도 민선 4기 역점 시책사업으로 추진됐는데, 현재까지 지정된 전남지역 52개 마을 중 면 단위에서 3개 마을이나 지정된 곳은 '낙안면'이 유일하다.
그만큼 낙안면이 자연이 살아 있고 주거환경과 생태환경 등이 잘 보존된 곳이라 할 수 있는데, 직접 대상 마을에 가 보면 이 말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된다.
3일, 찾아간 금산마을에서 '꽃마차마을'이라는 입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순천에서 유일하게 승마장이 있는 마을답게 '꽃마차'라는 이름이 어울리기도 한 마을이다. 금전산 뒷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의 모습은 안개 속에 잠길 때면 한 폭의 그림이다.
머지않아 한옥마을로 탈바꿈하게 될 마을 속으로 들어가 보니 비록 사람이 만들기는 했지만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처럼 형태가 제각각인 골목하며, 저마다 개성을 지닌 집들하며, 나무 하나 돌 하나도 깎고 다듬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연적이다.
6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내운마을은 보름달 뜨는 모습이 일품이라는 오봉산을 뒤로 하고 있다. 예부터 이곳에는 청계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꽃놀이를 즐겼다고 하는데, '안동화류'라는 말은 그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내운마을의 꽃과 버들'을 뜻한다.
내운마을 중심에 서 보면 낙안들녘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옛날 들판 사이로 물길이 있어 돛단배가 드나들기도 했다는데, 그 모습을 꽃과 버들 사이에서 내려다 봤다면 가히 환상적이었으리라 상상해본다.
또다시 2킬로미터쯤 벌교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제법 큰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데, '배꽃 피는 마을로 더 잘 알려진 이곡마을'이다. 금산마을과 내운마을이 산자락에 붙어 있다면 이곡마을은 평지자락에 붙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평지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곡마을은 이미 지난 2003년에 정보화마을로 지정돼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 앞선 마을이다. 이곡마을은 배를 콘텐츠로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해 '상품판매에서 배꽃잔치, 체험활동'까지 인터넷을 이용해 지역을 넘어 전국의 소비자와 관광객을 만나고 있다.
배꽃이 피는 4월말쯤이면 이곡마을 일대는 하얀 배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미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에 10여 채의 한옥이 들어선다면 운치를 더하는 것은 물론 민박까지, 꽉 짜인 마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마을이다.
사적지이자 민속마을인 낙안읍성이 세 개 마을에 걸쳐 자리하고 있고, 그것을 기점으로 금산, 내운, 이곡 마을이 행복한 한옥마을로 거듭난다면 낙안면은 전국 어디에 내 놔도 결코 뒤지지 않는 자연마을이 될 듯싶다.
"낙안(樂安)이라는 지명처럼 즐겁고 편안한 곳의 의미가 자연과 하나 되는 친환경에 있음을 순천시 낙안면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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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 낙안면은 행복마을이다 전라남도에서 지정한 52개 행복마을 중에서 순천시 낙안면은 3곳이나 지정됐다. 이는 면 단위에서 유일한 것이다 ⓒ 서정일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
덧붙이는 글 | 예고: [09-011] 낙안군 폐군? 벌교는 나쁜것만은 아니었다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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