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여러분, 인터넷 농활 좀 부탁해요"

[09-026] 농어촌도 인터넷이 대세, 대학생들의 인터넷 농활은 어떤지

등록 2009.08.22 10:22수정 2009.08.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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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인터넷은 도시민의 전유물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은 농어촌 주민들이 인터넷의 유용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농어촌지역에서 인터넷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인터넷에 관해 까막눈이었던 농어촌 주민들을 인터넷 세상으로 이끈 대표 주자는 전국 358개소의 정보화마을.

 

최근 정부는 정보화마을의 전자상거래 실적이 곧 100억 원을 돌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3년 '농어촌 정보화 격차 해소와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만든 정보화마을이 주 5일 근무제와 농촌현장 체험 프로그램과 맞물리고 지역특산품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가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그야말로 "농어촌에서 인터넷은 농기계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게 됐다.

 

우리지역 정보화마을과 개인 인터넷 활용은 어디에 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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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부농 정보화마을 홈페이지 ⓒ 서정일

벌교 부농 정보화마을 홈페이지 ⓒ 서정일

광주·전남에 정보화마을은 총 49개가 있다. 그 중, 필자가 현재 쓰고 있는 연재 <낙안군 101가지 이야기>에서 나오는 지역에는 소설 태백산맥의 고장으로 알려진 '벌교 부농마을'과 낙안읍성 전통마을과 낙안배로 유명한 '낙안배이곡마을' 등 두 정보화마을이 있다.

 

벌교부농 마을은 5개 행정리에 13개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고, 1994부터 207농가가 부농회라는 작목반을 결성해 오이, 방울토마토, 완숙토마토 등을 생산하고 있다. 낙안배 이곡정보화마을은 이곡리, 용능리, 신기리, 교촌리, 내운리, 옥산리, 평촌리 등 7개 마을 100여 가구가 참여해 배와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

 

이 두 정보화마을 홈페이지에 가입한 300여 가구 주민들은 설립 초기, 대부분 60세가 넘은 고령자들이어서 인터넷 '인' 자도 몰랐지만 6년이 지난 지금은 참여 주민 상당수가 반 전문가가 다 됐다. 꾸준한 교육과 주민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또한 정보화마을을 통한 인터넷 효과가 시골에서 확인이 되면서 개개인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벌교읍 징광리에 있는 징광옹기와 징광잎차, 그리고 낙안면 이곡리에 있는 배꽃 피는 마을 등은 홈페이지에 전자상거래 기능까지 덧붙여 농어촌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개인이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1인 미디어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정보화마을에 공동으로 참여한 주민들도 시간이 갈수록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고픈 욕구들이 많아지고 홈페이지를 직접 만든 사람들 또한 좀 더 다양한 마케팅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활용도라는 측면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농사 돕는 농활에서 이제는 '인터넷 농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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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방학을 맞아 IT 봉사활동을 온 조선대학교 학생들 (사진 제공: 벌교부농마을 주정진씨) ⓒ 서정일

지난 1월, 방학을 맞아 IT 봉사활동을 온 조선대학교 학생들 (사진 제공: 벌교부농마을 주정진씨) ⓒ 서정일

매년 방학 때가 되면 대학생을 포함해 많은 학생들이 농촌으로 봉사활동을 오고 있다. 70년대엔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한 노동력 제공이라는 차원에서 농촌 봉사활동이 주를 이루었고 80년대엔 농어촌 주민 의식개혁을 위한 학생운동으로, 최근에는 실제 농촌을 이해하고 서로 힘을 모으는 사회적 협력단계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기본은 아날로그적인 육체노동에 맞춘 봉사활동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계화된 요즘에도 농촌 노동력 부족이 여전히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지만 좀 더 주민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 얘기를 나눠보면 색다른 요구를 만나게 된다. 바로 대학생 '인터넷 농활(?)'의 요구다. 인터넷에 욕심있는 주민들은 "젊은 학생들이 인터넷을 잘하니까 인터넷에 대해 뭔가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시골 촌로의 입에서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인다. 이는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것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주민들이 얼마만큼 인터넷 교육과 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갈망했는지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학생들이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주민들에게 개인 홈페이지 성격의 블로그 등을 만들어 주고, 방학 때면 인터넷 교육 봉사활동에 나서 농민들이 일하는 모습과 그들이 생산하는 생산품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도록 돕는 그런일'이 농활이라고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농활의 형태도 변했듯, 이제 농촌 지역에서의 대학생 농활은 과거와 같은 단순한 육체적인 노동력 제공을 넘어 인터넷 시대에서 농민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선진 농기계 기술'을 알려주는 '인터넷 농활'까지를 포함해야 농민들의 주름살이 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 [09-027] 여름휴가 끝나야 오붓한 이미대
남도TV

2009.08.22 10:22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예고: [09-027] 여름휴가 끝나야 오붓한 이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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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군 #남도TV #스쿠터 #낙안 #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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