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주민들, 순천시에 뿔났다

[09-043] 순천시, 순천만만 애지중지... 낙안읍성 주민들 분통

등록 2009.09.08 20:53수정 2009.09.0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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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주변 풍경과 낙안읍성 주민들의 생활 모습 ⓒ 서정일

낙안읍성 주변 풍경과 낙안읍성 주민들의 생활 모습 ⓒ 서정일

순천시에는 전국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특급 관광지들이 있다. 송광사, 선암사, 순천만, 낙안읍성 등이 그것인데 요즘 낙안읍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순천시에서 순천만에만 너무 애정(?)을 쏟고 있다고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닌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민선 4기가 들어서면서부터는 더욱 심해졌고 '생태수도 순천'을 지향하며 순천만에 개발과 투자를 집중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외부로 불만이 터져 나와 최근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주민들은 "지난 2년여 동안 순천만에 투자한 금액은 200여억 원에 달하고 순천만을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생길 정도며 그동안 낙안읍성이 차지하고 있던 외부 광고나 홍보 등이 대부분 순천만으로 교체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불만에 대해 도심지 시민들은 "그동안 순천만에 집중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희귀한 곳이며 람사르협약에도 등록된 생태공간으로 여수엑스포나 정원박람회와 같은 대형행사와 맞물려 불가피하지 않았냐"고 두둔하고 있다.

 

그런데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싸움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얘기처럼 시민들의 이런 두둔의 발언들이 낙안 주민들의 심사를 더욱 건들고 있는 듯 보인다. "순천만의 개발은 곧 동천으로 연결되고 동천은 순천시 중심가를 통과하는 젖줄로, 직접적인 혜택 속에 그들이 있기에 두둔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치면서 낙안민들은 열불을 토하고 있다.

 

어찌됐든 그것이 사실이거나 오해이거나 현재, 순천 도심지와 낙안과는 감정의 골은 깊어져가고 있다. 순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골짜기가 다르고 물줄기가 다르고 생활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크게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이 이곳이다.

 

이런 형국에 더욱 낙안민의 심사를 건들고 있는 것이 바로 최근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근 보성군 벌교읍의 도심 가꾸기 사업이다. 해안가를 따라 벌교가 개발되고 순천만이 자리 잡고 여수가 뜨면 낙안지역은 갑자기 소외지역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낙안주민들은 벌교읍이 보성군으로부터 계속 천대받다가 지난 2005년 순천시로 편입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반발을 한 후에 급속도로 개발의 삽질이 빨라졌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우리도 순천시에 낙안 지역민의 뜻을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돌고 있다.

 

좀 강성인 일부 주민은 "평소 규제가 많고 생활의 불편함이 있어도 감수하고 살았는데 민선4기 들어서면서 계속 천대받고 있어 이럴 바에는 차라리 보성군으로 낙안이 가는 것도 미래를 위해 나쁘지 않다"고 까지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다녀 2005년 벌교의 상황이 2009년에는 낙안에서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움직임까지도 느껴지는 상황이다.

 

외서면에 사는 김모씨는 "순천시가 지난 2년여간 순천만에만 관심을 쏟고 낙안읍성을 등한시해 주민들이 뿔난 것 같다"면서 "인근 지역 벌교읍이 보성군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읍내가 온통 공사판인 걸 보면서 울어야 젖 준다고 생각하지 않겠냐"며 요즘 낙안민들의 심정과 움직임에도 일리는 있다고 낙안민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하지만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09-044] 소설 태백산맥 현장을 찾아서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2009.09.08 20:53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예고:[09-044] 소설 태백산맥 현장을 찾아서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낙안군 #남도TV #낙안 #벌교 #낙안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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