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262) 독선적

―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세', '변덕도 심하고 독선적' 다듬기

등록 2009.10.29 10:38수정 2009.10.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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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세

 

.. 이러한 사태를 부른 원인은 1997년에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 감소를 합의했던 교토의정서를 작년에 거부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세 때문이다 ..  《닐스 엘드리지/김동광 옮김-오카방고, 흔들리는 생명》(세종서적,2002) 머리말

 

 "이러한 사태(事態)를 부른 원인(原因)은"은 "이러한 일이 일어난 까닭은"이나 "이러한 일이 생겨난 까닭은"으로 다듬습니다.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倍出量) 감소(減少)를 합의(合意)했던"은 "온실효과 가스를 줄이기로 다짐했던"으로 손보고, '작년(昨年)'은 '지난해'로 손봅니다. '거부(拒否)한'은 '거스른'이나 '손사래친'으로 손질하며, '이기적(利己的)이고'는 '제멋대로이고'로 손질하고, '자세(姿勢)'는 '모습'으로 손질해 줍니다.

 

 ┌ 독선적(獨善的) :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성향을 가진

 │   - 독선적 성격 / 그의 가장 큰 약점은 지나치게 독선적이라는 데 있다

 ├ 독선(獨善)

 │  (1)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   - 독선에 빠지다 / 그의 설명은 독선으로 흘렀다

 │  (2) = 독선기신

 │

 ├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세

 │→ 저만 알고 저만 옳다는 모습

 │→ 저만 생각하고 저만 잘난 척하는 매무새

 │→ 제멋대로 굴고 혼자만 옳다고 여기는 모습

 │→ 저희 좋을 대로만 하고 혼자서 옳다고 우기는 모습

 └ …

 

 보기글에서는 교토의정서 이야기를 합니다만, 지구 삶터를 지키자는 데에 뜻을 함께하는 선진국은 몇 나라 없다고 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지구 삶터 지키기는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 삶터 가꾸기와 지키기는 부자만 하는 일이 아니요, 가난뱅이만 맡을 일이 아닙니다. 내가 사는 집 앞 골목을 쓸고 치우는 일이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 삶터를 내 손으로 가꾸거나 지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돈을 쥐어주며 남한테 맡기거나 할 일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할 일입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먹을거리를 가꾸고 우리 입을거리를 지으며 우리 살림살이를 보듬습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옷을 빨며, 우리 손으로 우리 밥상을 차립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 아이를 낳아서 우리 스스로 우리 아이를 가르쳐야겠지요.

 

 생각해 보면, 누구나 '환경보호'나 '환경사랑'이라는 말을 알거나 듣고 있습니다. 학교를 오래 다닐수록 이런 말을 더 자주 듣습니다. 공무원이나 정치꾼은 언제나 입에 이런 말을 달고 삽니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자주 으레 듣거나 읊는 지식인이나 공무원이나 정치꾼이 삶터를 지키거나 사랑하는 모습은 거의 못 봅니다. 왜냐하면, 내 삶터를 사랑하거나 지키려는 마음이라면 자가용을 버리거나 아주 조금만 타야 합니다. 내 삶터를 사랑하거나 지키려 하기 때문에 보도블럭 까뒤집는 일은 그쳐야 합니다. 내 삶터를 사랑하거나 지키려 하기 때문에 돈벌이가 아닌 마음닦기에 뜻과 몸을 두어야 합니다.

 

 ┌ 선진국들이 제멋대로 굴기 때문이다

 ├ 선진국들이 저희 내키는 대로만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 선진국들이 제 밥그릇만 챙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 …

 

 아무래도 나 하나만 알기 때문에 내 이웃한테는 모르쇠로 있지 않느냐 싶습니다. 나 하나만 아끼기 때문에 내 둘레는 못 살피지 않느냐 싶습니다. 아니, 나 하나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를 참되이 사랑하고 아끼는 길로 못 나아가지 싶습니다. 나 하나조차 못 아끼기 때문에 내 둘레는커녕 내 삶자리마저 못 살피는구나 싶습니다.

 

 혼자서 옳다는 굴레에 사로잡힌 나머지, 내 참된 길과 내 바른 길과 내 아름다운 길을 스스로 잊거나 잃는 셈입니다. 혼자서 잘난 척을 하느라 내 삶에서 곱고 미운 대목을 찬찬히 가누지 못하는 나머지, 내 생각과 마음이 자꾸 비뚤어지거나 외곬로 치닫는 꼴입니다. 그리고, 이러는 동안 내 말과 글이 흔들립니다. 내 삶이 제멋대로이고, 내 생각이 제멋대로라 한다면, 내 말이나 글이 옳거나 바르거나 참되거나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제멋대로인 삶에서 제멋대로인 생각이며, 제멋대로인 생각에서는 제멋대로인 말과 글입니다.

 

 오늘날 사람들 누구나 돈맛에 듬뿍 빠져들며 제 갈 길을 잃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런 모양새에서 어느 누구 삶이 아름답습니까. 어느 누구 생각이 아름답습니까. 어느 누구 말이 아름답습니까.

 

 ┌ 독선적 성격 → 제멋대로 성격 / 혼자 옳다는 성격

 └ 지나치게 독선적이라는 → 지나치게 제멋대로라는 / 지나치게 제 말만 앞세운다는

 

 그저 제멋대로 살며 제멋대로 생각하고 제멋대로 내뱉습니다. 끝끝내 마구잡이로 살며 마구잡이로 생각하고 마구잡이로 휘갈깁니다. 그예 함부로 살며 함부로 생각하고 함부로 말합니다. 우리가 말다운 말을 찾자면 생각다운 생각을 찾고 삶다운 삶을 찾아야 합니다. 일다운 일을 하고 사람다운 사람과 사귀며 밥다운 밥을 먹고 책다운 책을 읽어야 합니다.

 

 

ㄴ. 변덕도 심하고 독선적

 

.. 아버지는 법관의 아들로 귀하게 자란 분이어서, 변덕도 심하고 독선적이었습니다 ..  《데즈카 오사무/하연수 옮김-아톰의 슬픔》(문학동네,2009) 33쪽

 

 "법관의 아들로"는 "법관집 아들로"로 다듬고, "귀(貴)하게 자란"은 "아낌없이 사랑받고 자란"이나 "금이야 옥이야 자란"이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란"이나 "떠받들리듯"으로 다듬어 봅니다. "변덕(變德)도 심(甚)하고"는 "변덕도 잘 부리고"나 "늘 이랬다저랬다 하고"나 "이랬다저랬다 죽끓듯 하고"로 손질합니다.

 

 ┌ 변덕도 심하고 독선적이었습니다

 │

 │→ 변덕도 죽끓고 제멋대로였습니다

 │→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맘대로였습니다

 │→ 이랬다저랬다 아주 혼자 놀았습니다

 └ …

 

 세상 수많은 아버지들은 홀로 잘나곤 합니다. 저 또한 아들이요 아버지인데, 제 삶이나 매무새나 마음자리 어느 구석에서도 이런 모습, 홀로 잘난 모습이 있다고 느끼며, 이런 모습을 느낄 때면 두렵습니다. 물려받고 싶지 않아도 몸에 새겨져 있는 모습을 어떡해야 하느냐 싶어 아찔합니다. 왜 우리는 우리 사내아이를 이토록 저 혼자 잘난 사람이 되도록 키우거나 이끌고 마는가요. 왜 우리는 우리 아이들한테 사랑과 믿음과 나눔을 고이 물려주면서 저마다 아름다이 빛나는 마음밭을 가꾸도록 거들지 못하는가요.

 

 사내아이를 높이고 계집아이를 낮춘다고 해서 참말 사내아이는 높아지고 계집아이는 낮아질까 궁금합니다. 높아졌다는 사내아이가 뒷날 어른이 되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낮아지기만 해야 하는 계집아이가 뒷날 어른이 되어 어떻게 제 삶을 꾸리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가르기와 나누기를 일삼는 동안 어른 된 사람들 삶은 어찌 되는지 궁금합니다. 서로서로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며 어깨동무를 하는 길이 아닌, 서로서로 밥그릇 챙기기로 돌아서도록 하는 이 세상은, 누가 살기에 좋은 터전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 제멋대로 / 멋대로

 ├ 저만 아는 / 저만 아는 바보

 ├ 망나니 / 막된 이 / 막돼먹은 이

 └ …

 

 어버이 된 사람은 제 딸아들을 옹근 목숨 하나로 섬길 줄 알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제 딸아들을 옳고 바르게 돌보면서 어버이 당신 스스로 사람다움을 잃지 않도록 늘 가다듬고 톺아보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아이들한테 옳고 바른 삶을 물려주면서 옳고 바른 생각을 물려주고, 또한 옳고 바른 말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삶을 물려주는 가운데, 한쪽으로 치닫는 생각에다가 한쪽으로 쏠린 말글을 물려주어서는 안 될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골고루 보듬는 마음밭을 일구도록 돕고, 골고루 껴안는 마음터를 닦도록 거들며, 골고루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바탕을 가꾸도록 북돋워야지 싶습니다.

 

 튼튼한 한 사람이 되도록 아이를 믿고 사랑하면서, 아이 마음에 깊고 너른 얼과 넋이 스미는 가운데, 깊고 너른 몸짓과 생각으로 세상과 어깨동무하면서 살아가도록 어버이 스스로 먼저 곧은 길을 걸어야지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2009.10.29 10:38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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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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