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0일 서울 신촌 유세중에 면도칼 테러를 당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5.31선거 이틀 전인 29일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대전을 방문해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왼쪽)와 함께 유세장으로 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선거 막바지에는 퇴원하게 되는 박 대표가 대전을 방문하느냐 마느냐가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될 정도였다. 한나라당은 투표일을 이틀 앞둔 5월 29일 퇴원한 박 대표의 전격 방문에 맞춰 대규모 유세대회를 열었다. 유세장은 선거기간 중 전국에서 가장 많은 5000명이 넘는 청중들이 모였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 제가 여러분께 보증하고 약속드리겠다"라고 짧게 연설했다. 청중들은 거리가 떠날 정도로 "박근혜"를 연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싹쓸이'를 막아달라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호소는 유권자들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 충청민심은 3개 광역단체장 모두와 33개 기초단체장 중 16석을 한나라당에 몰아주고, 국민중심당과 열린우리당엔 기초단체장을 7석씩 나눠줬다. 이 사건을 통해 박 대표는 그해 6월부터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한나라당 절대 우위 구도가 구축된 것은 그때부터다.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거푸 패한 한나라당이 그후 재보선에서는 무패 행진을 기록했지만 전국단위 선거에서 여당을 참패시킨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현재도 지역패권 구도를 보면 지방정부는 한나라당 일색이다. 16개 광역단체장의 소속 정당을 보면, 한나라당이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경남, 대구, 울산, 경북, 대전, 충남, 충북, 강원, 제주 등 13곳을, 민주당이 광주, 전남, 전북 등 나머지 3곳을 차지하고 있다.
4년만에 흔들리는 한나라당 지역패권 구도의 '진앙'은 충청권그런데 <오마이뉴스>-'더피플'의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 및 가상대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지역패권 구도에 균열의 조짐이 보여 주목된다(2차 조사는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6개 시도별 19살 이상 성인남녀 1,200명씩을 대상으로 해 전화자동응답(ARS) 조사방법으로 실시되었으며, 표본오차는 95%, ±2.8%다).
1, 2월의 두 차례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의 지지도가 정체 상태인 서울과 김태호 경남지사의 불출마로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경남 외에, 충청권과 제주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4년 전에 한나라당이 충청권 승리로 지역패권 구도를 완성했다면, 이번 선거에서 지역패권 구도를 흔드는 '진앙'도 충청권인 셈이다.
충청권은 세종시 문제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곳이고, 제주도는 주민소환투표로 홍역을 치른 곳이다. 대전과 충남·충북은 다른 지역과 달리 뚜렷한 선두주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격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대전·충남권의 세종시 수정 반대 여론이 최근에는 충북까지 북상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선거일까지 아직 3개월여가 남아 있고 앞으로도 많은 변수가 남아 있지만,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충남] 비상 걸린 한나라당 '이완구 차출론' vs 선진당은 '늑장 공천'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