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식탁에 머위나물도 한몫을 했다.
송성영
하지만 하늘과 땅이 주신 이 풍성한 식탁을 위협하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핵 방사성 물질이 일본에서부터 바람과 파도를 타고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아낌없이 내주는 땅과 바다를 위협하고 있는데 사람만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 안전하다고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이제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먹을거리가 안전하겠구먼."땅이 위협 받고 있는데 비닐하우스 안으로 꽁꽁 숨어들면 뭐가 달라질까요. 이렇듯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회피해 가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은 체르노빌이나 일본과 같은 대형 사고가 없었기에 여전히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안전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수없이 많은 핵발전소 고장 사고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건의 사고가 없다'라고 혹세무민하고 있는 핵발전소 관계자들의 말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 도시 근교에서 유기농 재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땅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핵발전소에 대한 심각성을 그 누구보다 인식해야 합니다, 체르노빌이나 일본 핵발전소의 대형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재앙은 바로 핵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핵발전소가 안고 있는 위험성을 수없이 강조해서 말했지만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것이냐'라는 표정들입니다. 큰 재앙이 몰아치고 있는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 사례를 눈으로 빤히 지켜보고 있음에도 바다 건너 불난 일본 구경하듯이 여전히 그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핵 만능주의자들은 또 어떻습니까? 그들은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건설을 가열차게 추진해 왔고 그 사실을 큰 자랑거리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실 나 또한 전남 고흥에 핵발전소 유치 신청 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그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막상 현실로 부닥치고서야 핵이, 핵발전소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핵발전소 유치 반대 운동을 하면서 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좀 더 많이 가지겠다는 인간의 가장 큰 욕망 덩어리는 바로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에너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욕망을 부채질 하는 핵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큰 화를 불러 오기 마련입니다. 나 같이 우둔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차라리 대한민국 전체에 핵발전소 유치 신청지역으로 선포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핵발전소에 대한 그 심각성을 인식될 것입니다.
그때서야 우리에게 끊임없이 먹을거리를 내주는 하늘과 땅에 대한 한없는 고마움을 알게 될 것입니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고 우리 후손들에게 진정으로 물려 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