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KBS
7일 KBS 드라마 스페셜에서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50대, 30대, 10대 레즈비언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한 단막극이 방송됐다. 극 중 10대 레즈비언 청소년의 이야기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친구와 아웃팅 당한 친구에 대한 내용이었고 30대는 일하는 레즈비언 커플들이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고 미래를 설계해나가는가 하는 것이었다.
끝으로 레즈비언 바을 운영하는 50대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하다.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결혼한 레즈비언 여성이 가면을 쓰고 사는 듯한 답답함에 결국 남편에게 진실을 털어놓지만 '이혼'이란 이성애 사회로부터의 퇴출명령을 받는다. 그녀는 결혼 전 사귀었던 옛 연인과 다시 만나 레즈비언 바를 운영하고, 결혼을 앞두고 찾아온 큰 딸과 화해한 후 레즈비언 애인과 남은 생을 같이 한다.
이 중 30대 레즈비언 커플로 나온 한고은과 오세정의 에피소드는 불안한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30대 동성애자에게는 어찌 보면 부러운 사랑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신한 커플이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지, 그러다 헤어지면 그동안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지도 못하는 사랑의 어려움, 주변에서 쏟아지는 결혼과 관련된 곤란한 질문은 어찌해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 고민과 걱정이 밀려와 답답해질 수도 있다. 오늘은 이런 이들에게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 결혼 압박에 대한 주위의 질문 공세. 이는 비단 동성애자 만의 고민이 아니라 수많은 비혼자들의 고민이겠지만 동성애자라면 좀 더 공격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 결혼 제도에 관심이 없다면 그 이유를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결혼제도는 싫다면서 괜히 남 결혼식 축하하러 축의금 낭비할 필요도 없다.
내 주위 어떤 언니(올해 34살인 나는 나보다 나이 많은 게이들에게 형이란 표현보다 언니란 단어가 술술 나온다. 이 언니란 말을 하는 데서 오는 쾌감은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는 청첩장을 받으면 간단하게 '축하해!' 정도의 인사로만 보답하는 경우도 있다. 원래 기쁠 때 보다 슬플 때 옆에 지켜준 친구가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했는데도 결혼은 왜 안 하느냐고 질문하는 답답한 사람들도 많으니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